국산 '먹는 알약' 코로나치료제 나오나…현대바이오 "내년 상반기 긴급사용 신청"

박일경 / 기사승인 : 2021-12-07 17:3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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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변이 잡는 숙주표적 항바이러스제 'CP-COV03'
덱사메타손과 병용 결과 효능 2.1배↑…경구용 1상 진행中
내년 1월 1상→상반기 2상 완료…니클로사마이드 재창출
국산 '먹는 알약' 형태 코로나19 치료제가 나올지 제약·바이오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CP-COV03에 대한 임상 시험 1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현대바이오는 내년 1월까지 임상 1상을 종료하고 곧바로 2상 단계에 진입해 내년 상반기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긴급사용 승인' 신청을 낸다는 계획이다.

▲ 현대바이오사이언스의 오상기(왼쪽부터) 대표이사, 최진호 과학자문위원장, 진근우 연구소장, 김경일 최고기술책임자(CTO)가 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 제공]

현대바이오는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 위탁해 코로나19 감염 햄스터를 대상으로 수행한 동물효력시험에서 코로나19 경구치료제 CP-COV03와 항염증제 덱사메타손을 경구제로 함께 투약한 결과, 치료효과가 덱사메타손 단독보다 2.1배 높아졌다고 7일 발표했다.

구충제로 사용되는 니클로사마이드 기반 항바이러스제를 코로나19 중증환자용 항염증제인 덱사메타손과 병용하면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실험결과가 처음 공개되면서, 현재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코로나19 중증환자용 치료법이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탄생할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현대바이오는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실험결과를 공개했다. 현대바이오 측은 의료계에 관련 자료를 제공하기로 했다. 덱사메타손과 항바이러스제의 병용으로 코로나19 치료에서 시너지 효과를 확인한 실험결과는 이번이 처음이다.

오상기 현대바이오 대표는 "CP-COV03는 숙주표적 기전의 항바이러스제라 안전하면서도 다양한 바이러스 감염증에 효능을 내는 약"이라며 "21세기 대(對)바이러스 전쟁에서 코로나19 변이든 신종 바이러스든 모두 해결하는 게임 체인저로 등극시키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 CP-COV03와 덱사메타손 병용 결과, 효과 2.1배 상승. [현대바이오사이언스 제공]

첨단 전달체 기술 적용…'숙주표적'으로 멀티 타깃

현대바이오는 CP-COV03의 임상 1상을 마치는 대로 보건당국에 임상 2상을 신청, 늦어도 내년 상반기 내에 CP-COV03의 2상을 종료하고 긴급사용 승인을 받아낸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관계기관과 임상 2상 계획을 협의하는 등 2상 준비 작업을 이미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CP-COV03의 임상 2상 단계에서는 코로나19와 독감용을 병행한다. 이 약물의 범용성을 1차적으로 입증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CP-COV03가 코로나19 치료용으로 임상 1상을 마치면 독감용 임상은 1상을 거치지 않고 2상으로 직행한다.

CP-COV03가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사용 승인을 받으면 독감치료제로 별도로 승인받기 전이라도 의료 현장에서 두 질환의 유사증상자에게 선제적 대응이 바로 가능해진다. 이렇게 되면 코로나19와 독감의 동시 대유행에 따른 트윈데믹(Twindemic) 우려는 물론 의료대란 해소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바이오 연구소장 진근우 박사는 "니클로사마이드의 인체에 대한 효능은 바그다드대 임상에서 입증됐지만 생체이용률을 높여야 한다는 점이 여전히 숙제였다"며 "우리는 전달체 기술로 니클로사마이드의 생체이용률을 최대 40배 이상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기에 임상 2상 통과를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 [현대바이오사이언스 제공]

CP-COV03 2상서 독감 병행…독감-코로나19 겸용 항바이러스제

니클로사마이드 기반의 CP-COV03가 임상 단계에서 긴급사용 승인을 받으면, 이 병용 요법은 의료 현장에서 중증 환자에게 적용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입원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코로나19 중증환자 수가 줄어들면 사망자 감소는 물론 병실부족 사태도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중증 환자에게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는 전무한 상태다. 의료현장에서는 코로나19용 항바이러스제로 유일하게 승인된 렘데시비르나 항염증제 덱사메타손 등 극소수 약물을 임시방편으로 처방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착수한 현대바이오는 기존 약물을 개량해 약효가 바이러스가 아닌 숙주세포에 작용하는 '숙주표적(host-directed)' 항바이러스제를 경구제로 개발하기로 하고 전 세계 현존 약물 중 니클로사마이드를 최종후보로 선정, 첨단 약물전달체(DDS) 기술로 CP-COV03를 개발했다.

CP-COV03의 주성분인 니클로사마이드는 바이러스를 표적 삼는 여러 주요 항바이러스제와 달리 숙주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기전을 갖고 있어 오미크론, 델타 등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이에 영향을 받지 않고 항바이러스 효능을 발휘할 것이라는 게 현대바이오의 설명이다.

현대바이오 최고기술책임자(CTO) 김경일 박사는 "주요 글로벌 제약사들이 개발 중인 코로나19용 항바이러스제는 바이러스에 초점을 맞춘 '바이러스 표적(virus-directed)' 기전이어서 바이러스의 변이 대응에 한계가 있다"면서 "CP-COV03는 세포의 오토파지(자가포식)를 활성화해 세포로 침투한 바이러스를 제거하므로 변이와 관계없이 효능을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이어 "CP-COV03는 숙주세포를 표적으로 하기 때문에 코로나19와 그 변종들을 치료할 수 있는 코로나19 계열의 범용약물"이라고 말했다. 현대바이오는 CP-COV03가 출시될 경우 누구나 경제적 부담 없이 쉽게 복용할 수 있도록 가격을 신종 플루 사태 당시 타미플루처럼 최대한 합리적으로 책정할 방침이다.

UPI뉴스 / 박일경 기자 ek.park@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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