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차 연예리포터 김태진 "튀지는 말되 재미는 뽑아야"

조성아 / 기사승인 : 2021-10-25 20: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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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알리고 싶어 시작한 건데 이제는 '장인정신' 갖고 일해"
"리포터는 '전달자', 인터뷰이에게 관심 가져야 좋은 질문 나와"
한 분야에 오래 몸담아 기술에 통달한 이를 '장인(匠人)'이라 부른다. 국내 연예 리포터계의 '장인'이라면 단연 김태진 리포터일 것이다.

2003년 KBS '연예가중계'와 인연을 맺고, '연중'으로 타이틀이 바뀐 후에도 19년 째 계속해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MC는 바뀌었어도 리포터 김태진은 그 자리에 그대로다. '국내 연예리포터계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2일 UPI뉴스와 만난 김태진 리포터는 부침 많은 연예가에서 리포터로 장수해온 비결과 다양한 뒷얘기들을 들려줬다.

▲김태진 리포터는 "빠르게 변화하는 방송가에서 다양한 분들과 소통하는 방송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문재원 기자]

2001년 Mnet 공채 VJ로 데뷔한 그는 자연스레 연예리포터로 발을 들이게 됐다. 공채 VJ 선배였던 이기상과 최할리가 MBC '한밤의 TV연예'로 자리 잡은 영향이 컸다. 방송인으로 활발히 활동 중인 장영란이 동기다.

공중파 방송 3사 연예정보 프로그램이 모두 폐지되고, KBS '연예가중계'만이 '연중'으로 이름을 바꿔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리포터로서의 '존재 의식'은 이전과 또 달라졌다.

"'현존'하는 유일한 연예리포터, 이 시대의 마지막 연예리포터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더라구요. 처음에는 저를 알리고 싶어 시작했던 건데 시간이 흐르면서 이제는 '장인정신'을 갖고 일합니다."

연예리포터는 고충이 큰 직업이다. 스타들의 '한 마디'를 이끌어내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고 때로는 욕도 들어가며 임해야 하는 일이다. 그럴 때마다 선배인 김생민·조영구 리포터의 조언이 큰 힘이 되었다고.

"선배들이 평소 늘 해주던 말씀이 있어요. '절대 네가 튀려고 하면 안 된다, 그럼에도 재미는 뽑아야 된다. 방송에 안 나오는 말이라도 현장감을 위해 던질 줄도 알아야 한다. 말을 잘하는 이가 리포터가 아니라 궁금한 걸 끌어낼 줄 아는 이가 리포터다' 이런 말씀이었어요.

후배들이 제게 조언을 구하면 '화면에 손만 나오는 전달자가 되어야 한다', '인터뷰 하는 상대(인터뷰이, interviewee)에게 관심을 가져야 좋은 질문이 나온다'고 말해줍니다. 뉴스를 전달하지만 아나운서로 대접받지 못하고, TV에 많이 나오지만 연예인으로 대접받지 못하고, 인터뷰를 잘 하지만 인터뷰어라고 대접받지 못하는 게 리포터라는 직업입니다. 하루하루 참아낸 것뿐인데, 오래 해왔다는 이유로 전문가로 봐주시니 감사할 따름이죠."

▲김태진 리포터 [KBS 연예가중계 자료사진]

"정우성·조인성, 매너도 스타감"

연예리포터로 20년 가까이 일하다보니, 그를 인정하고 찾아주는 스타들도 많아졌다. 인터뷰 후에도 연락처를 먼저 물어보지 않고, 개인적으로 친해지기 위해 다가가지 않는 것이 그의 '철칙'. 그러면서 쌓인 신뢰 덕에 인터뷰 때마다 '김태진'을 찾는 스타들이 생겨나게 됐다.

"정우성 씨는 현장에서 팬들의 요구에 다 응해 주세요. 매너 갑이시죠. 시사회에 초대해 주시고, 챙길 분들이 많을 텐데도 시사회 다음날 문자를 또 보내주시더라구요. 연예계 어르신인 패티김 선생님도 인터뷰를 너무 기분 좋게 하고 가셔서 참 뿌듯했던 기억이 있어요.

제일 보람될 때는 제가 인터뷰한 분들이 저를 인정해 줄 때에요. 마동석 씨, 한채영 씨 같은 분들은 '김태진 씨랑 인터뷰 하면 편해서 안할 말도 하게 된다'고 하셔서 참 기분 좋았어요. 조인성 씨는 행사 후 '오늘 수고해주신 김태진 씨에게 박수 부탁 드린다'고 말씀해 주시는가 하면 제 생일인 걸 알고 소개해 주시기도 했어요. 그런 사소한 마음 씀씀이가 참 고맙거든요. 송중기 씨, 류준열 씨 등 일일이 꼽기도 힘들 만큼 고마운 분들이 많았죠."

이병헌과 관련해서는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 영화 '마스터' 당시 "저도 리포터로서 인터뷰 마스터가 되고 싶다"고 이병헌에게 말한 적이 있었는데, 한참 시간이 흐른 뒤 이병헌이 김태진 리포터와 다시 만난 자리에서 당시 기억을 언급했다. 

"제가 초짜일 때였죠. 인터뷰 때 얼레벌레 헤매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나 봐요. 그런데 어느 날 생각해보니 '이 친구만큼 하는 친구가 있나' 싶을 만큼 일취월장 했다고 평가해 주시더라구요. 정말 기분 좋은 순간이었죠."

"늘 불안해 닥치는대로 했다"

수많은 연예인들을 만나다보니 지인들에게 자주 듣는 질문이 있다. "만나본 연예인 중 누가 제일 예쁘냐"는 것. 김태진 리포터는 "김혜자 선생님 눈이 깊다. 비비안 리 같은 예전 배우들의 깊은 눈빛을 갖고 계시는데, 감히 형언하기 힘들 만큼 아름다우시다"고 말했다. 

고정급 없이 프리랜서로 활동하다보니 늘 불안감을 안고 살게 된다. 섭외가 들어오는 프로그램을 가리지 않고 해왔던 이유다. 그러다보니 웃지 못할 실수도 많았단다. 

"경제방송, 정책방송, 교육방송, 시사, 인터넷 방송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정말 많은 프로그램을 했어요. 늘 불안했기 때문에 번아웃까지 가더라도 무조건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죠. 말도 안 되는 페이에 결혼식 사회 의뢰가 왔을 때도 그냥 거기 오는 하객 100명에게 날 알리면 되지, 하는 마음으로 했어요. 아이들 프로그램을 한창 했을 때는, 이어서 의료 프로그램에 나가 허리디스크 환자분을 전화 연결 했는데 어르신께 '우리 친구, 허리가 많이 아프신가요?'라고 하기도 했죠.(웃음)"

다양한 방송 경험은 그의 활동영역을 넓히는 자산이 됐다. 최근 그는 TBS 유튜브에서 방송되는 '퀴즈탐험 시사의 세계'(매주 수요일 오전 9시) 진행을 새로 맡았다. 인터뷰 전에도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관련 미팅을 하고 왔다"는 그는 "제 딸은 아빠가 티비에 나온다고 신기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예인보다 오히려 유명 유튜버에 열광하는 것이 요즘 세대다.

그는 앞으로의 꿈에 대해 "빠르게 변화하는 방송 플랫폼 시대에 뒤떨어지거나 꼰대가 되지 않으면서 다양한 분들과 소통하는 방송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UPI뉴스 / 조성아 기자 jsa@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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