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대권주자 탐구] ② 홍준표, 안정감이 경쟁력…당심 확보 과제

장은현 / 기사승인 : 2021-10-21 10: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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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시계 검사'에서 'YS 키즈로'…당대표, 대선후보로 우뚝
캠프는 오랜 정치 인연 위주…현역 의원 조경태·하영제 합류
속 시원한 직설 화법은 강점…약점은 부족한 조직력, 당심
윤석열 망언·고발사주 의혹 등으로 반사효과 가능성도
국민의힘의 제20대 대통령 후보를 뽑는 본경선 레이스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예비경선을 통과한 주자 4명은 다음달 5일까지 3주 가량 더 혈투를 벌여야 한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윤석열, 홍준표 경선후보가 접전을 벌이며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그 뒤를 유승민, 원희룡 후보가 맹추격하는 양상이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는 파장을 예상하기 어려운 이슈가 한둘이 아니어서 남은 3주 본경선 기간에 판세와 대결 구도가 어떻게 바뀔 지는 알 수 없다. 후보 4명을 탐구하는 시리즈를 싣는다. 그간 지지율 추세와 당내 관계자 평가 등을 종합해 윤석열·홍준표·유승민·원희룡 순서로 게재한다.

②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비주류' 검사·정치인에서 '무야홍' 대세 주자로

▲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후보의 검사 재직 시절. [홍준표 캠프 제공]

비리 앞에 고개 숙이지 않은 스타 검사…YS 키즈에서 거물급 정치인이 되기까지

1954년 경남 창녕에서 태어난 홍 후보는 어린 시절 전형적인 '흙수저' 삶을 살았다.

"아버지는 현대조선소에서 일당 800원을 받던 경비노동자였다. 어머니는 가발의 원재료인 달비 영업을 했다. 형편이 어려워 학창시절 도시락을 먹지 못하고 물배를 채우는 일이 많았다." 보수 정당 대표가 되자 떠올린 옛 기억이다.

고려대를 나와 사법시헙에 합격, 검사의 길을 걸었다.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건 '모래시계 검사'란 별명을 얻으면서다. 1993년 문민정부 당시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로서 정관계 유력 인사들이 연루된 '슬롯머신 사건'을 맡아 수사했다. '6공 황태자'로 불린 박철언 전 의원을 비롯해 안기부(국가안전기획부, 현 국가정보원) 엄삼탁 전 기조실장, 이건개 전 대전고검장 등을 구속했다.

이 사건이 드라마 '모래시계'를 통해 알려지며 유명인사가 됐다. 그러나 검찰 조직안에선 사실상 '왕따'를 당하며 '미운 오리 새끼'로 불렸다. 결국 좌천을 당하다 정치로 인생의 방향을 바꾸게 됐다.

1996년 신한국당에 입당했다. 그해 1월 25일 밤 집으로 당시 민주당 최고위원이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전·현직 의원 몇몇이 찾아왔다. 홍 후보를 민주당에 영입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홍 후보는 그 전에 김영삼(YS) 대통령으로부터 입당 권유를 받고 마음을 굳혔다고 한다.

'YS 키즈'로서 정치 경력을 시작해 15대~18대 내리 4선을 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2011년엔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경선에서 승리하며 기염을 토했다. "계파 없이 홀로 뛴 선거에서 홍준표에게 기회를 준 대의원 동지들에게 감사하다"며 "경비원 아들이 집권 여당 대표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국민 여러분이 보여주셨다"는게 소감이었다.

'홍준표 이름'을 더 알리게 된 것은 경남지사에 당선되면서다. 2012년 경남지사 보선에 출마해 무소속 권영길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1조3500억 원에 달했던 채무를 갚아 도의 재정을 흑자로 돌리는 성과를 냈다. 반면 진주의료원 폐쇄, 무상급식 예산지원 중단 등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막말 구설수에도 여러 번 올랐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19대 대선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로 선출됐다. 낙선했지만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아 자유한국당 초대 당대표가 됐다. 그러나 이듬해 지방선거에서 당이 참패하자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젊은 층을 겨냥해 만든 유튜브 채널 'TV홍카콜라'는 인지도를 한 단계 높이는 역할을 했다. 현재 구독자는 52만여 명이다.

21대 총선에선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공천을 받지 못하는 시련을 겪었다. 탈당후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보수 표심이 센 대구 선거구(수성을)로 나섰다. 무소속 후보가 통합당 후보를 이긴 건 저력을 보여준 사건으로 평가됐다.

'5선'이 된 뒤 당 밖을 떠돌다 지난 6월 국민의힘 지도부의 만장일치로 복당했다. 약 1년 3개월 만이다. 단숨에 정권교체를 이뤄낼 잠재적 대선주자로 거론됐다.

▲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후보의 학창시절 모습. 오른쪽 사진에선 왼쪽이 홍 후보. [홍준표 캠프 제공]

오랜 정치 인연 위주의 캠프 구성…대선 슬로건은 'G7 선진국 시대'

대선 캠프명은 'jp희망캠프'다. 그간 호흡을 맞췄던 인사들이 주로 활동하고 있다.

현역 의원은 달랑 2명이다. 5선 조경태 의원은 총괄 선거대책본부장을, 초선 하영제 의원은 비서실장을 맡고 있다. 이들은 TK(대구·경북) 지역의 홍 후보와 영남권 기반을 함께하는 PK(부산·경남) 의원이다. 캠프에 소속돼 있진 않지만 김용판 의원이 지난 8일 홍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3선 출신 강석호 전 의원은 총괄 선거대책본부장으로 활동중이다.

지난 17일엔 2차 예비경선(컷오프)에서 탈락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캠프에 합류했다. 윤석열 후보와 비교해 당심이 열세인 홍 후보는 최 전 원장 영입에 상당히 공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언주 전 의원도 합류했다. 이 전 의원은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청와대 백용호 전 정책실장과 2차 컷오프 탈락자 안상수 전 인천시장도 공동 선대위원장이다.

이필형 조직본부장은 홍 후보를 오랫동안 보좌해 온 인물이다. 그는 싱크탱크 '프리덤코리아 포럼' 운영을 맡아 왔다. 정치인 홍준표보다 인간 홍준표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홍도는 잘 있느냐'는 책을 내기도 했다.

대변인은 서울시의회 여명 의원이다. 한국당 시절 홍 후보가 당내 개혁을 위해 꾸린 혁신위원회에 영입했던 인물이다. 정책자문단장인 중앙대 제성호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는 한국당 통일외교특보를 맡으며 인연을 맺었다. 캠프 법률팀장으로 활동하는 이우승 변호사는 홍 후보와 사법연수원 동기다.

또 이인기 전 의원이 총괄특보 겸 경북 공동 선대위원장, 김성회 전 의원은 인재영입위원장, 강석진 전 의원은 상황부실장 겸 경남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다. 박창달 전 의원은 TK 선대위 총괄본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홍 후보는 지난 8월 "나라를 정상국가로 만들고 G7 선진국 시대를 열겠다"며 국정 대개혁 7대 과제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중임제 추진 △선진국형 경제시스템 구축 △사회 전반의 공정 회복 △외교안보 기조 대전환 등을 공약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jp 희망편지'라는 제목으로 각 분야별 세부 공약과 정책 방향성도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공약으론 △4분의 1 값 아파트(쿼터 아파트) △법학·의학전문대학원, 국립외교원 폐지 △사법·행정·외무고시 부활 △상호불간섭주의·체제 경쟁주의를 원칙으로 하는 대북 정책 등이 꼽힌다.

▲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후보가 지난 8월 17일 서울 여의도 한 빌딩에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속 시원한 직설 화법은 강점…부족한 조직력은 한계

UPI뉴스는 홍 후보의 대선주자 경쟁력을 살펴보기 위해 'SWOT' 분석을 실시했다. SWOT 분석은 강점(Strength), 약점(Weakness)과 기회(Opportunity), 위협(Threat) 요인을 살펴보는 분석기법이다.

▲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후보 SWOT 분석 [그래픽=장한별 기자]

홍 후보의 최대 강점은 속 시원한 화법이다. 질문을 피하지 않고 핵심을 찌르는 '사이다 발언'은 상징이자 최대 소구 포인트다. 2030 세대에게 큰 호응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메시지도 선명하고 순발력도 좋다.

20개월 영아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20대 남성이 구속되자 홍 후보는 "이런 놈은 사형해야 하지 않겠냐. 내가 대통령이 되면 반드시 이런 놈은 사형시키겠다"고 했다. 여론 공감을 얻었다.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는 자리에선 "이재명 경기지사는 쌍욕을 하는 사람"이라며 "(제) 막말 대 쌍욕이 붙으면 '막말 프레임'이 무색해진다"고 자신했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지난달 6일 CBS라디오에서 "윤 후보가 원사이드(일방적으로 승부가 결정된 게임) 노잼이라면 '앵그리홍' 후보는 좀 재미있으신 분"이라고 말했다. '앵그리홍', '앵그리 준표'는 여러 별명 중 하나다.

'정치 경력' 자체도 장점 중 하나다. 19대 대선에서 자유한국당 간판을 달고 나와 24%를 얻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무조건 민주당이 이길 수밖에 없었던 '기울어진 운동장'에서도 780만 표를 얻은 건 놀라운 개인기다.

'홍준표 사람들'이 부족하다는 점은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19대 대선 때 홍 후보 캠프에서 비서실장을 맡았던 윤한홍 의원은 윤 후보 캠프로 갔다. 홍 후보와 가까웠던 이영수 뉴한국의힘 회장도 윤 후보 캠프의 조직지원본부장으로 영입됐다. 이 회장은 '조직의 달인'으로 평가된다.

현재 현역 의원이 2명인 홍 후보 캠프는 현역이 70명에 달하는 윤 후보 캠프와는 비교가 안된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21일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조직력이 확대된다는 건 골든크로스를 넘어 대세를 장악한다는 느낌을 주는 것인데, 홍 후보가 아직까지 부족한 측면이 있다"며 "개인 플레이가 아닌 집단 플레이의 느낌을 줘야 판세를 더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또 "보수 정당의 주요 기반은 영남이기 때문에 영남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홍 후보 쪽으로 움직여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는 11월 5일 열리는 대선 후보 선출 경선은 당원 투표 50%와 국민 여론조사 50%로 치러진다. 한쪽이라도 기세가 떨어지면 위험할 수 있다.

조경태 의원은 통화에서 "그동안 외연 확장에 주력했다면 지금부터는 당원에게 호소하며 당심을 많이 끌어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의원은 "정통 보수 세력으로서 홍 후보 지지를 호소하면 당원들께서도 표를 주실 것"이라며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 국민의힘 홍준표(왼쪽), 윤석열 대선 경선후보가 지난 15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1대1 맞수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후보'는 기회이자 위협 요인…'고발사주' 의혹·실언 등으로 반사효과 가능성


이번 대선의 핵심은 '정권교체'냐, '정권 재창출'이냐다. 야당 후보로선 본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꺾을 수 있다는 '본선 경쟁력'을 보여주는 게 중요한 이유다.

경쟁자인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 검찰총장을 지내다가 정부와 갈등을 빚고 정치에 뛰어들었다. 출마 선언 때부터 이제까지 연일 문 정부를 비판하며 정권교체를 외쳤다. 윤 후보 지지층에선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사람은 윤석열"이라는 이미지가 여전히 강하다. 특히 60대 이상 노년층에서 더 그렇다. 해당 세대에서 홍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다.

그러나 '정치 신인' 윤 후보가 연일 실언을 남발하고 '고발사주' 의혹에다 장모, 배우자 관련 의혹이 꼬리를 물자 표심이 홍 후보 쪽으로 옮겨가는 조짐이다. 지지율 상승세를 바탕으로 '홍준표 대세론'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여러 사건에서 윤 후보가 연루돼 있다는 정황이 밝혀지면, 홍 후보에게 호재가 될 수 있다. '윤 후보는 불안한 후보'라는 점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두환, 쿠테타와 5·18 빼곤 정치 잘했다' 등 윤 후보 실언도 홍 후보가 반사효과를 누릴 수 있는 계기로 꼽힌다.

반대로 각종 의혹 수사에서 윤 후보 연루 사실이 드러나지 않는다면 홍 후보에게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 윤 후보 지지율이 더 상승할 수 있어서다.

그렇다고 윤 후보의 무능과 비리를 공격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후보 선출까지 20일 정도 남은 상황에서 홍 후보만의 '한방' 전략을 짜는 것이 필요하다. '이길 수 있는 후보'라는 믿음을 유권자에게 심어야한다는 것이다.

하영제 의원은 "사법·행정·입법 기능을 몸으로 익힌 홍 후보가 국가를 경영하는 데 있어 누구보다 바탕이 잘 돼 있다"며 "진실하고 주관이 뚜렷한 홍 후보는 대통령으로서 사회에 희망 사다리를 만드는 일을 분명 해낼 것"이라고 확신했다.

UPI뉴스 / 장은현 기자 eh@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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