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기금은 어디에 쓰고…입주자에 관리비 받은 '보훈복지타운'

박에스더 / 기사승인 : 2021-09-17 17: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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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목적에 '관리비 지원' 적고도 징수
자금 유용 의혹…경찰 "보훈공단 내사"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이하 보훈공단)이 보훈복지타운을 운영하며 수년 동안 입주자들에게 관리비를 부당하게 받은 정황이 드러났다. 보훈복지타운은 국가유공자를 위한 영구임대아파트다. 원주경찰서는 "보훈공단 조사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 경기 수원시 장안구에 위치한 국가유공자들을 위한 영구임대아파트 '보훈복지타운'. [국가보훈처 온라인기자단 사진 캡처]

 
기획재정부 복권기금위원회는 보훈공단에 2013년 15억 원을 시작으로 2014년부터 매년 20억 원씩 총 255억 원을 지원했다.

보훈공단은 사업계획서에 기금 사용처를 '입주자를 위한 관리비·식대 보조사업 및 관리운영비'라고 적어 제출했다. 입주자들은 관리비를 낼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보훈복지타운 인터넷 홈페이지에도 관리비 항목에 '없음'이라고 표기되어 있었다.

그러나 복권기금 지급기간에도 복지타운은 관리비를 받았다. 경찰은 "2013년부터 징수한 관리비가 39억여 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복권기금이 당초 목적과 다른 곳에 집행됐다는 뜻도 된다. 원주경찰서 관계자는 "복권기금은 승인된 목적 외 다른 곳에 쓰면 안 된다"며 "횡령 증거는 없지만, 최소한 유용은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타운 관계자는 "2019년까지 관리비를 받았지만 현재는 전기료만 받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복지타운의 적자를 메우기 위해 복권기금을 사용한 것"이라며 유용 의혹을 부인했다.

공단 직원 A 씨는 "공단 실무자 B 씨가 복권기금 문제를 발견해 보고했으나 개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자가 "공단에 문제점을 지적했다는게 사실이냐"고 묻자 B 씨는 "나는 예산 배정만 했고, 지금은 해당부서에 근무하고 있지도 않다"며 답변을 피했다.

실무자 "논란 덮으려 공개 정보도 변경"

A 씨는 또 "올해 들어 문제가 불거지자 홈페이지에 관리비 공지사항도 변경됐다"고 말했다. 실제 보훈원 홈페이지를 확인해보니 얼마전까지 '없음'으로 되어 있던 관리비 항목이 '실비 정산'으로 바뀌어 있었다. 복지타운은 '실비 정산'이 전기요금이라고 밝혔다. 보훈공단 산하 기관인 보훈원은 복지타운을 관리한다.


▲ 보훈원 홈페이지 보훈복지타운  '임대보증금 및 관리비' 자료화면. 지난해까지 월최저관리비는 '없음'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보훈원 홈페이지 캡처]
▲ 현재 보훈원 홈페이지 보훈복지타운 임대보증금 및 관리비 자료에는 관리비 '실비 정산'으로 돼 있다. [보훈원 홈페이지 캡처]


보훈공단이 운영하는 보훈복지타운은 국가유공자를 위한 영구임대아파트로 경기 수원시에 위치했다. 국가보훈처가 1997년 7월 건립했고, 독신형인 8평(240세대)과 부부형인 13평(212세대) 등 총 452세대로 구성됐다. 8평은 보증금 150만 원에 월관리비 8만 원, 13평은 보증금 250만 원에 관리비 12만 원이다. 완공 후 총 336세대 (8평 146세대, 13평 190세대)가 입주했다.

UPI뉴스 / 박에스더 기자 yonhap003@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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