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척간두 위기' 김종인 혁신…당내 반발에 '반쪽'되나

남궁소정 / 기사승인 : 2020-09-22 17: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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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경제 3법 반발 기류…당색 발표 3번 연기
당명·정강·정책 등 외형 바꿔도 '혁신' 물음표
실패 그림자 어른…"불협화음에 에너지 소진"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당 혁신이 중대 기로에 섰다. '공정경제 3법'(공정거래법·상법·금융그룹감독법 개정안) 입법을 앞두면서다. 지난 3일 취임 100일을 맞아 "후퇴하지 않을 변화와 혁신 DNA를 당에 심겠다"고 피력했지만 당내에선 떨떠름한 목소리가 적지 않다. 김 위원장의 혁신에 '실패' 그림자가 어른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화상 의원총회에서 얼굴을 만지고 있다. [뉴시스]

22일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21일) 당 비공개 회의에서 공정경제 3법 관련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박근혜 비대위에 합류했던 이유와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와 이한구 전 의원까지 소환해 언급하며 자신의 국정 철학인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2011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제안으로 한나라당(국민의힘) 비대위에 참여했던 이유로 "평생 숙원인 경제민주화를 박 전 대통령이 한다고 해서"라고 했고, "박 전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공약이 당선 뒤 '창조경제'라는 사실상 대기업과 짝짜꿍하는 형태로 바뀌었다"라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또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와 이한구 전 의원을 당시 경제민주화에 대해 가장 강력하게 반대한 사람으로 꼽으며 "결국 두 사람이 지금 어떻게 됐느냐"라고 반문했다고 한다. 현재 최 전 부총리는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불법 수수한 혐의로 유죄가 확정돼 수감 중이다. 이 전 의원은 20대 총선 이후 사실상 정계를 떠났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에는 자신의 국정 철학인 '경제민주화' 실현이 좌초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UPI뉴스에 "당 지지율은 변화가 없고, 갈등 소재들이 생길 때마다 당내 불협화음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위기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며 "자신을 향한 당내 회의감을 불식시키고 성과를 거두기 위한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당 안팎에선 '김종인 호'에 대한 회의감이 적잖은 상태다. 곳곳에서 "알맹이 빠진 쭉정이 대책만 내놓는다", "김종인 노선은 도대체 뭐냐"는 불만이 나온다. 한 중진의원은 "당 정체성과 관련된 문제인데 김종인 위원장 개인 소신이라는 이유로 좌지우지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라고 밝혔다.

▲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화상 의원총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김종인표 개혁'에 힘을 빼는 움직임도 잇따르고 있다. 국민의힘은 당의 로고 및 색상 발표를 세 번이나 미뤘다. 일부 의원들이 빨강·파랑·노랑 3색 혼용에 거부감을 보이면서다. 박대출 의원은 "보수·진보·중도 셋을 동시에 표방하는 정당이 세계 어디에 있나"라고 반발했다.

아울러 공정경제 3법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크다. "황금알 낳는 기업 일탈을 막기 위해 거위를 죽일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할 것인가"(오세훈 전 서울시장) "기업은 국가권력의 눈치를 더 보게 된다"(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등 공개 저격 발언부터 당내 관련 국회 상임위원회 의원들의 '조건부 찬성' '반대' 등 입장이 쏟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의 혁신에는 '진정성'은 없고, '포장·분칠'만 있다고 지적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 위원장은 '기본소득'이라고 이슈를 띄워놓고 결국 50%도 안 되는 저소득층 지원책을 내걸었다. 극우랑 결별한다면서 개천절 집회를 3·1운동에 비유했다"라며 "진정성 없는 개혁으로 우왕좌왕하니 당에서도 우습게 본다"라고 했다.

실제 '기본소득'은 김 위원장이 취임 이후 "배고픈 사람이 빵 먹을 수 있는 물질적 자유 극대화"를 외치며 이슈를 선점해 전에 없던 혁신을 기대하게끔 했지만, 결국 중위소득 50% 기준 미만에게 선별지급하는 재탕 선별복지에 그쳤다.

이로 인해 김종인 비대위는 '반쪽 혁신'으로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위원장 스스로 취임 당시 '백척간두에 선 심정'이었다고 말할 만큼, 사명감으로 개혁 깃발을 들었음에도 당내 비토 목소리가 커지면 개혁 동력이 약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 평론가는 "당내 지지기반도 없고 김 위원장의 혁신 에너지도 많이 소진된 상태"라며 "당 색깔 가지고도 갑론을박하는 상황에서 본인도 흔들리면 금방 무너질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UPI뉴스 / 남궁소정 기자 ngsj@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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