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쏘는 게임 즐기던 '여호와 증인'…대법 "양심적 거부에 의문"

김광호 / 기사승인 : 2020-09-21 11:3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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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로 보기 어려워"
종교활동 중단 9년 만에 재개…형사 처벌 전력도 있어
9년 만에 성서 연구를 다시 시작하며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입대를 거부한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유죄를 확정받았다.

과거 공갈 등 혐의로 7차례 형사 처벌을 받았고, 평소 총기를 사용하는 게임을 양심의 가책 없이 즐긴 점 등에 비춰 볼때 '양심적 병역거부'라고 볼 수 없다는 취지다.

▲ 서울 서초구 대법원 [장한별 기자]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1심은 병역거부 당시 피고인의 종교적 신념이 깊거나 확고하다고 볼 수 없고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했으며, 원심은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며 "원심판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병역법 제88조 제1항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지난 2006년 8월 침례를 받아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된 A 씨는 2009년 6월 이후 종교 활동을 중단했다.

A 씨는 2012년 10월부터 수차례 현역병 입영 통보를 받았지만, 복학이나 자격시험 응시 등을 이유로 입영을 연기했다. 이 과정에서 한 번도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쓰진 않았다.

이후 2018년 8월 A 씨는 종교적 사유로 입영을 거부했고, 그 다음 달부터 성서 연구를 시작하며 9년 만에 여호와의 증인 종교 활동을 재개했다. 이는 헌법재판소의 양심적 병역 거부 허용 취지 결정 후 두 달 뒤 시점이다.

A 씨는 검찰 조사에서 입영 하루 전날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를 결정했다고 진술했으나 헌재의 결정 내용은 몰랐다고 주장했다.

1심은 A 씨가 병역을 거부할 만큼 진실한 종교적 신념이나 양심이 없음에도 헌재 결정에 편승해 군 복무 의무를 회피한 것으로 판단하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 씨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된 이후에 공동공갈, 무면허 음주운전 등으로 7차례나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데, 재판부는 성서의 교리를 충실히 따른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검사는 형량이 너무 가볍다며, A 씨는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가 맞다"며 항소했지만 2심은 이를 모두 기각했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이를 확정했다.

U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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