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순열 칼럼]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은 사기(詐欺)다

류순열 / 기사승인 : 2020-07-03 16:3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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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폭등은 '말 따로 행동 따로'인 정부 정책의 결과
국회권력 장악한 지금 '투기와의 전쟁'이라도 제대로 하라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은 사기라고 나는 생각한다. 믿게 해놓고 뒤통수를 치는 모습이 딱 그렇다. 문재인 대통령은 "집값 만큼은 자신 있다"고 큰소리쳤지만 시장 흐름은 정반대였다. 집값은 폭등했고, 서민들은 지금 한숨만 토하고 있다.

무주택 서민은 그렇게 또 당했다. 정부가 대책을 발표할 때마다 집값은 오히려 뛰었다. 정부 정책 발표가 집값 상승의 신호탄이 되는 아이러니의 연속이었다. 정부의 느슨함을 간파한 시장이 대책에 겁먹기는 커녕 거꾸로 움직인 것이다. 정부를 믿지 않고 일찌감치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 이들은 얼마나 현명한가.

어설픈 변명은 집어치워라. 시장의 탐욕을 탓하지도 마라. 책임 전가는 비겁하다.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해놓고 정작 투기를 부추긴 건 정부 자신이다. 집값 폭등은 '말 따로 행동 따로'인 정책이 자초한 결과일 뿐이다.

처음부터 느슨하고 엉성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사는 집 말고 파시라"고 했다. 그래놓고 집부자들에게 세제 혜택을 듬뿍 얹어 탈출구를 열어줬다. 집부자들은 집을 꼭 움켜쥐고 임대사업의 세상으로 도피했다. "주택 투기에 꽃길을 깔아준"(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결과였다. 

이 교수는 일찍이 "이 말도 안 되는 투기조장 정책(주택임대사업자 등록제)을 미련 없이 쓰레기통에 처넣을 것을 기대했으나 놀랍게도 이를 답습하는데 그치지 않고 특혜를 한층 더 늘리는 역주행을 하고 말았다"고 개탄했다.

집부자들에게 재산세, 취득세, 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 소득세에 걸친 엄청난 세제상의 특혜를 제공하는데 누가 집을 팔겠나. 이 교수의 표현을 빌리면 문재인 정부는 "엄청나게 큰 구멍이 뚫려 있는 그물로 부동산 투기라는 물고기를 잡으려고 한 것"이다.

정권 초반 부동산 보유세 '찔끔 인상', 2기 내각 인선에서 집을 세 채 가진 인사를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지명한 것도 똑같이 한심한 일이었다. 또 주택 여럿을 그대로 보유하는 청와대 참모들, 고위 공직자들의 모습은 시장에 어떻게 비쳤을 것인가. 정말 집값을 잡겠다는 건지, 집값 잡는 시늉을 하겠다는 건지 그 진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해 발표한 종합부동산세 강화 법안은 그나마 투기의 고삐를 죌 수 있는 핵심 수단이었는데, 이마저도 20대 국회에서 어물쩍 뭉개버렸다. 삐딱한 보수 야당 탓을 하겠지만 민주당은 가슴에 손을 얹고 법안 통과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돌아봐야 한다. 

정부가 늘어놓은 이 모든 과정들이 바로 집값 폭등의 통로이자 이유였다. 이런 흐름이 줄기차게 이어지는데도 문 대통령은 녹음기 틀어대듯 "부동산만큼은 확실히 잡겠다"고, 립서비스만 했다. 서민들의 한숨과 원망이 커지자 문 대통령은 다시 투기성 주택보유자 부담을 강화하라는 둥 주문을 쏟아냈는데, "집값 이렇게 잡았다"고 대국민 보고를 해야 할 집권 4년 차에 이 무슨 뒷북인가.

이제 야당 탓을 할 수도 없다. 지난 총선에서 여당은 국회 권력을 장악했다. 절대 과반 의석(176석)에 17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차지했다. 이러고도 개혁하는 시늉만 계속할 건가. 그 건 개혁세력이 아니라 사실은 기득권 수구 세력임을, 그간의 부동산 정책은 사기였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늦어도 한참 늦었지만 이제라도 제발 비상한 각오, 발상의 전환, 과감한 실행으로 '투기와의 전쟁'이라도 제대로 해보라. "부동산만큼은 확실히 잡겠다"는 공언을 이행하라. 정치는 "결과에 책임지는 것"(막스 베버)이라고 했다.  


▲ 류순열 편집국장



UPI뉴스 / 류순열 편집국장 ryoosy@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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