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의 '문재인 구하기'?…탄핵 반대 청원 개입 논란

조채원 / 기사승인 : 2020-02-27 17: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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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단톡방에 文대통령 탄핵 반대 청원 '좌표' 찍혀
'중국서 靑 사이트 접속한 트래픽 70%가량 증가' 주장도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 말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중국에 마스크, 방호복, 원조금 등을 지원하며 '도움'을 주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정부 대응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높아졌다. 국내 마스크 가격 상승을 고려하지 않은 채 중국에 마스크 등 방역물품을 지원한 것, 중국인 입국을 전면 제한하지 않은 것이 '미흡한 대응'으로 거론됐다. 이에 지난 4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탄핵 청원이 올라왔고, 27일 오후 5시 기준 109만8000명을 돌파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한 인터넷 사이트에는 '문재인 대통령 탄핵 청원' 반대 청원에 중국인들이 개입한 정황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발단은 디씨인사이드 한 갤러리의 유저가 올린 단체 카톡방 내용에서 비롯됐다. 중국인들이 생활 정보와 의견 등을 공유하는 목적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단톡방에 한 이용자는 '문재인 대통령 탄핵 반대 청원' 링크를 올렸다. 그는 "이번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많은 국민의 반대에 직면했다. 그 이유는 중국에 마스크, 방호복, 원조금 등을 지원해서다. 한국에 있는 중국인들이 '반대 청원'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탄핵되지 않도록 돕길 바란다"며 청원 서명을 권유했다. 그리고 "이 내용을 여러 곳에 전파해달라"고도 덧붙였다.

▲디씨인사이드 한 갤러리에 올라온 청와대 청원 관련 단톡방. 중국어 메시지는 문재인 대통령 탄핵반대 동참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디씨인사이드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은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톡 아이디를 가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지난 26일 시작된 해당 청원에는 27일 오후 5시 기준 4만971명이 서명했다.

해당 게시글을 본 누리꾼들은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30일 동안 20만 이상 동의한 청원에 대해 정부 및 청와대 책임자가 답변을 해야 하는 만큼 누리꾼들은 중국인들의 해당 청원 참여를 일종의 '내정간섭'이라고 여기는 분위기다. 누리꾼들은 "저런 단톡방이 한두개겠냐", "한국이 중국인들의 의견에 좌지우지되게 생겼다"고 댓글을 달기도 했다.

▲시밀러웹에 나타난 청와대 홈페이지 국가별 접속 현황. 중국에서 접속한 트래픽은 지난해 12월에 비해 지난 1월 70.19% 증가했다. [시밀러웹 캡처]

그러나 해당 단톡방 사진의 출처가 어디인지, 실제로 존재하는지는 분명치 않다. 한 누리꾼은 댓글에서 '중국 접속 트래픽이 전날 대비 70%가량 늘어났다'고 언급했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국제 웹 통계 사이트인 '시밀러웹'에 따르면 이전 대비 청와대 홈페이지의 중국발 트래픽이 70.19% 증가했다는 데이터가 있다. 그러나 이 지표는 지난 2019년 12월 대비 올해 1월의 접속 증가량을 나타낸 것으로, 이달 26일부터 올라온 청원과는 무관하다.

e-나라지표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국내에 체류 중인 중국인은 107만566명이다. 이들이 '좌표'를 찍고 국민청원에 서명할 가능성은 있다. 인터넷 연결만 된다면 중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대통령 탄핵 반대' 청원의 마감은 오는 3월 27일. 이때까지 20만 명을 넘길지 귀추가 주목된다.

U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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