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호텔·공연기획사 도미노 갑질에 눈물쏟은 여대생 가수

김형환 / 기사승인 : 2020-01-21 15: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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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 좋다"더니 공연 일주일 만에 일방적 계약 해지
공연 위해 휴학한 여가수, 서울행 비행기에서 눈물 '펑펑'

L 씨(21·대학생·여)에게 지난 가을은 황당하고, 잔인했다. 신인 가수인 그는 지난해 가을 제주 신라호텔에서 진행하는 공연 출연 제의를 받았다. 공연 기간은 한 달. L 씨는 자신의 대중음악 공연 동영상을 공연 대행사 락희뮤직에 보냈고, 대행사는 이를 신라호텔에 보냈다.

▲ 작년 여름 제주 신라호텔 야외 수영장 공연 모습. 기사와 관계 없음. [신라호텔]


며칠 후 락희뮤직은 "호텔측에서 당신의 동영상을 아주 맘에 들어 한다"면서 출연 계약을 제안했고, L 씨는 흔쾌히 받아들였다. 신라호텔 공연이 가수 인생에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 공연에 집중하기 위해 휴학까지 했다.

L 씨의 행복은 오래 가지 못했다. 공연 일주일 만에 락희뮤직은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신라호텔이란 브랜드만 보고 그냥 믿었던 것이 화근이었다. 락희뮤직은 L 씨의 실력을 문제 삼아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알고 보니 제주 신라호텔 총지배인이 "대중음악이나 팝을 하지 말고 성악을 하라"고 지시한 것이었다.

L 씨는 황당하고 억울했다. 애초 호텔 측에서 좋다고 해 출연하게 된 것인데 락희뮤직은 '출연자의 실력 부족시 계약을 해지 할 수 있다'라는 계약서 조항만을 반복해 주장했다. 신라호텔의 말 바꾸기를 숨기기 위해 가수의 실력을 문제 삼은 것이다.

L 씨의 자리는 바리톤을 부르는 남자 가수가 대신했다. L 씨는 짐을 싸서 서울 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L 씨는 서울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눈물을 쏟았다. 설상가상 학교 규정상 복학도 불가능했다.

얼마 후 락희뮤직은 공연료 7일치를 L 씨에게 보냈다. 사과의 말은 없었다. L 씨와 그의 부모는 사과만 했어도 그냥 잊으려고 했다. 그러나 락희뮤직의 태도에 억울한 감정을 삭이지 못하고  공연료 전액 지급을 요구했다. 락희뮤직은 "지급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거부했다. 갑인 공연기획사와 을인 공연자의 분쟁이 그렇게 시작됐다.

L 씨측은 신라호텔 임원에게도 분쟁 내용을 알렸다. 그러나 신라호텔 어디에서도 연락이 없었다. 락희뮤직도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L 씨의 대리인 A 씨는 "도미노 갑질로 힘 없는 을만 눈물을 쏟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A 씨는 "적어도 신라호텔은 공연 중인 가수를 바꾸면 해당 가수가 불이익을 받는지 공연대행사에 물어봤어야 했다"고 말했다. 또 "신라호텔은 이처럼 불공정한 사태가 벌어진 사실을 알고 난 뒤에도 사후 수습에 미온적"이라며 "신라호텔의 브랜드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UPI뉴스는 락희뮤직 백 모 대표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와 문자로 접촉을 시도했으나 백 대표는 전화도 받지 않고 문자 답신도 하지 않았다.

UPI뉴스 / 김형환 인턴 기자 hwani@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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