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여성 영화인 '약진' 돋보였다

김혜란 / 기사승인 : 2019-10-12 21: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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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영화의 전당서 배우 태인호 이유영 사회로 열흘 여정 마무리
'뉴 커런츠' 짠 탱 휘 "많은 베트남 감독 영화로 목소리 내길" 소감
총관객 18만9116명, 지난해 대비 줄었지만 여성 감독들 '대활약'
▲ 12일 오후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배우 태인호(왼쪽)와 이유영이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식의 진행을 하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재도약'을 외치며 힘차게 시작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열흘간의 일정을 끝내고 12일 폐막했다.

폐막식은 이날 오후 6시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배우 태인호와 이유영의 사회로 열렸다. 두 배우는 모두 올해 BIFF 초청작인 '니나 내나'와 '집 이야기'에 각각 출연했다. 특히 태인호는 "부산서 학교를 다닐 때 영화의전당을 짓기 시작한 기억이 있다"며 "이런 곳에 사회자로 참석하게 돼 너무 영광스럽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아쉬움을 달래는 폐막 레드카펫 행사에 이어 시상식이 진행됐다. 뉴 커런츠 부문 수상작 '롬'의 짠 탱 휘 감독은 "영화 완성까지 7년이 걸렸다. 내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꿈을 이뤘다"는 소감을 남겼다. 이어 "앞으로 많은 베트남 감독이 예술을 통해 목소리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해 감동을 안겼다.

이어 폐막작 '윤희에게'(임대형 감독) 상영을 끝으로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BIFF 측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12일까지 열린 영화제의 총관객 수는 18만9116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총관객 19만 5081명) 대비 하락한 수치다.

이날 열린 결산 기자회견서 이용관 이사장은 "작년에는 영화제 정상화와 관련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올해는 미래 비전 속에서 큰 변화를 줬고 일부 미흡한 측면도 있지만 대체로 성공적으로 끝난 것 같다"고 자평했다.

남포동의 귀환

BIFF가 처음 태동한 남포동이 다시 생기를 찾았다는 것이 이번 영화제의 성과 중 하나다. 지난해 신설된 '커뮤니티 비프(Community BIFF)'는 '영화제 안의 영화제'로 어린이부터 시니어 층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호응을 얻었다. 리퀘스트시네마: 신청하는 영화관, 리액션시네마: 반응하는 영화관, 리스펙트시네마: 애증하는 영화관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이 중에서도 사흘간 진행된 '김지미를 아시나요' 토크쇼는 60대 이상의 관객의 압도적인 지지를 이끌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 이사장은 커뮤니티 비프에 대해 "3개년 계획을 세웠는데 내년에는 더 본격적으로 해보려고 한다. 스스로 진화하는 걸 목표하고 있다. 시민들이 스스로 만들어갈 것이다. 젊은 기획자들이 나온다면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지난 9일 오후 영화의전당 야외극장 무대인사에 나선 티모시 샬라메가 영화제 관계자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데이빗 미쇼 감독, 티모시 샬라메, 조엘 에저턴 [김혜란 기자]


티모시의 부산 침공

무엇보다 넷플릭스 영화 '더 킹: 헨리 5세' 팀의 활약이 영화제의 후반부를 빛나게 했다. 레드카펫, 야외 무대인사 등 행사를 영화제 막바지에 배치한 것이 '한 수'였다. 폐막에 가까워질수록 사람들의 관심이 덜해지는 문제를 막을 수 있었다.

이 영화서 주연을 맡은 '할리우드 청춘스타' 티모시 샬라메는 행사 때마다 인파를 불러 모았다. 야외극장에서 상영된 '더 킹: 헨리 5세'는 무려 5009명(BIFF추산)이 몰려들었다. 이에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넷플릭스 등 대형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는 부산국제영화제를 무대로 한국 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탈식민페미니즘' 이론의 거장 트린 민하가 지난 9일 부산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에 마련된 '포럼비프'에서 기조 발제를 하고 있다. [김혜란 기자]


국내외 여성 영화인 약진

올해 BIFF에서는 유독 여성감독들이 약진했다. '한국영화의 오늘-비전에 초대작 10편 중 6편을 여성 감독이 연출했다. 이 중 윤단비 감독과 김초희 감독이 각각 4관왕과 3관왕에 올랐다. 윤 감독의 '남매의 여름밤'은 넷팩상(아시아영화진흥기구, NETPAC), KTH상, 한국영화감독조합상, 시민평론가상까지 총 4개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김 감독의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KBS독립영화상, CGV아트하우스상, 한국영화감독조합상을 받았다. 

또한 '포럼비프'를 통해 '아시아 여성감독 3인'을 탐구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인도의 디파 메타, 말레이시아의 야스민 아흐마드, 베트남의 트린 민하를 다뤘다. 특히 '탈식민주의 페미니즘 이론'의 대가 트린 민하에 관심이 집중됐다. 그의 작품인 '재집합'(1983) '그녀의 이름은 베트남'(1989) '베트남잊기'(2016) 등이 상영된 이후, 스페셜 토크에서는 여성주의에 관심이 많은 관객들의 열띤 참여가 돋보였다.

'역대급' 아시아필름마켓

아시아필름마켓의 성장도 괄목할만한 부분이었다. 차승재 공동운영위원장은 "부산국제영화제의 영화적 자산을 가지고 수평적으로 영상콘텐츠로 외연을 확장하자는 목표를 세웠다"며 "56개 국가에서 983개 회사 2188명이 마켓 배지를 구입했고, 지난해 대비 450명 약 22%가 증가한 수치"라고 밝혔다. 올해 신설된 아시아콘텐츠어워즈는 전석이 1분 만에 매진됐고, 15개 아시아 지역 34편의 출품작 중 17편을 골라 시상했다.

이처럼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내실'을 다지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아쉬움이 남는 법이다. 이용관 이사장은 "(감소한) 관객 수와 관련해 분석을 해봐야 하겠지만 영화관이 너무 분산된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영화제 예산이 11년째 예산 동결됐다. '열정페이' 논란 '주 52시간 근무' 등으로 재정 압박이 있어 올해 처음으로 은행에서 돈을 빌렸는데 부산시와 문화관광체육부, 국회 등과 협의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U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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