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원대' 日 항공권 떨이…"아무리 싸도 안 간다"

김이현 / 기사승인 : 2019-08-16 13:5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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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오키나와 등 일본행 항공권 '특가' 판매
여름 휴가·추석 등 성수기에도 "안 가고 안 사"
항공사 실적악화 불가피…중국·동남아 노선 증편
▲ 지난달 2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일본행 비행기 탑승수속 시간에 열린 체크인 카운터가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보이콧 재팬' 여파로 일본행 항공권 가격이 뚝 떨어졌다. 당장 이번 주말 출발하는 편도 1~3만 원(유류할증료, 공항사용료 제외)짜리 항공권도 남아도는 상황이다.

16일 제주항공 예약시스템에 따르면 인천~후쿠오카·오키나와·삿포로 등 기존 인기 노선이었던 항공권은 1만 5000원에서 3만 원 사이(17일 출발)에 구매가 가능하다. 비수기에도 10만 원 이하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일본행 항공권 가격이 '특가'에도 팔리지 않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10일 인천과 일본 오사카(간사이), 도쿄(나리타, 하네다), 후쿠오카을 잇는 항공노선 이용객이 19만8200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3% 줄었다. 이용객 수가 가장 많은 오사카 노선은 8월 초 이용객이 지난해보다 19% 줄었고, 후쿠오카 노선은 20.2% 감소했다.


일본 여행을 자주 다니던 A(30) 씨는 "몇 달 전 특가로 미리 예약해야 하는 가격대의 항공권이 나오고 있긴 하지만, 가격의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시기가 시기인 만큼 사지 않고 가지 않는 분위기에 동참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승객 감소는 노선 감축으로 연결됐다. 에어서울은 노선 운휴와 인천~오사카·요나고 노선 감편 등 총 5개 노선을 대상으로 공급축소를 결정했다. 현재 에어서울이 운항 중인 전 노선 18개 중 일본 노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68% (12개)에 달한다.

가장 큰 폭의 운항 축소를 결정한 곳은 국내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이다. 제주항공은 이달 25일부터 10월 26일까지 총 9개 일본 노선의 운항을 축소한다. 총 789편인 일본 노선이 507편으로, 35.7% 가량 줄어든다. 특히 '인천~삿포로' 노선은 96편에서 18편으로 약 81.3%나 줄였다.

티웨이항공도 일본 노선을 큰 폭으로 줄였다. 기존에 보유했던 23개 일선 노선 중 절반이 넘는 14개 노선에 대한 운항중단을 결정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각각 9개 일본 노선의 감편을 결정했다. 이스타항공도 8개 일본 노선에 대해 운항 중단 및 감편을 결정했다. 에어부산은 대구·부산발 일본 노선 7개를 감축한다.

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각각 부산발 1개 노선에 대한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인천발 노선은 일부 항공편에서 기재변경을 통한 공급량 축소에 나선다.

대부분 항공사의 일본행 노선 감편은 10월 말까지로 계획돼 있다. 동계 스케줄이 시작되는 11월 초 일본 노선에 대한 재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불매운동 여파로 9~10월 유입량이 확실히 줄어들면서 사업 계획을 변경하긴 했지만, 더 악화될 수도 있기 때문에 또 조정될 수 있다"면서 "향후 일본과의 관계가 개선된다고 하더라도 이전처럼 활발하게 여행을 오갈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공무원 노조원들이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 행위를 규탄하는 피켓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정병혁 기자]


불확실성이 커지자 항공사들의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일본 노선 의존율이 높은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3분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름 휴가와 추석 연휴가 겹치는 3‧4분기는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데, 수익성이 높은 일본 노선 자체가 줄었기 때문이다.

일단은 중국·동남아 노선에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인천~상하이 노선에 신규 취항했다. 티웨이항공은 9월부터 대구발 장자제, 옌지 노선에 항공편을 띄운다.


제주항공과 에어서울도 이달 엔지, 지난, 장자제 등 6개의 중국 노선 신규 취항에 나설 계획이다. 진에어도 동남아 노선, 중국 노선 등 증편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저비용항공사들은 중국, 대만, 동남아시아 등 다른 지역으로 노선을 넓히고 있지만 노선 운항이 곧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면서 "불매운동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지만 실적악화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U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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