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은퇴는 새로운 시작, 액티브시니어가 되라

임종호 기자 / 기사승인 : 2019-05-13 15:4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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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호 미디어 국장

'액티브시니어(Active Senior)'라 불리는 신인류가 뜨고 있다. 은퇴하면 그저 뒷방 늙은이라 치부하던 '노년층의 반란'이다. 액티브시니어는 은퇴 후에도 적극적으로 사회 활동에 참여하고 자기 영역을 개척하는 능동적 장년층을 말한다. 85만이 넘는 구독자를 거느리고 종횡무진 활동하는 유튜브 스타 박막례 할머니도 그중 한 명이다. 최근에는 할머니 외에도 여러 분야에서 열정과 끼를 발산하는 액티브시니어의 활동이 그야말로 봇물 터지고 있다.


이런 신인류의 출현은 고도로 발달한 의학과 풍요의 산물일 것이다. 1960년 53.7세와 51.1세였던 한국인 남녀 평균수명은 반세기도 채 안 지난, 2013년 78.5세와 85.1세로 늘어났다. '인생은 60부터' '100세 시대'는 이제 옛말이 됐다. 


수명이 늘어난 것은 축복이다. 하지만 축복이 고질적인 출산율 저하와 맞물리자, 일각에서는 향후 고령사회가 낳을 폐단을 늘어놓으며 은퇴한 노년층을 고장 난 자동차 보듯 했다. 사실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정부나 가정이 이들의 부양을 위해 써야 하는 경제적 부담도 만만치 않다. 이외에도 고령화 사회가 낳을 다양한 병리 현상은 부지기수다. 


이런 사회 분위기는 고령사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만들어 노년층에게 부정적 이미지를 덧씌웠다. 그 기저에는 이들은 핸디캡이 있어 우리가 부양해야 하는 대상이라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이런 현실은 사회적 편견을 낳았다. 이 때문에 은퇴한 노년층의 상당수는 자신을 격리하며 수동적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늙으면 죽어야지"라는 말은 노년층의 이런 사정을 단적으로 대변한다.

하지만 이제 세상이 바뀌었다. 일부 노년층이 닫혀있던 뒷방 문을 밀치고 당당히 세상밖으로 나서고 있다. 액티브시니어 그들이 바로 주인공이다. 이들은 다양한 취미활동으로 세상에 나서는 것은 물론 아예 영화배우 로버트 드니로처럼 '인턴'이 돼 새 직장에 출근하기도 한다. 이들의 사전에는 '실버' '은퇴자' '꼰대'라는 말은 없다. 젊은이를 능가하는 트렌디한 옷차림. 말랑말랑한 생각 체계. 그야말로 신인류라 불러도 무방하다. 이들의 입가에는 언제나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유행가가 흘러나오는 듯하다.


이들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이들이 사회의 은퇴자가 아니라 출발자라는 점이다. 우리말의 '은퇴는 퇴장'을 말하지만, 영어의 Retirement는 새 출발을 뜻한다. Retirement의 어원은 "타이어를 새로 교체해 다시 달린다"이다. 


오세진 KDB미래전략연구소 연구원은 "우리나라 65세이상 인구는 2019년 현재 768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14.9%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미 지난해부터 고령사회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고령사회에 대한 해법이야 말로 우리의 미래이다. 이 때문에 최근 액티브시니어 출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현상에서 고령사회의 문제를 푸는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래 노년층이 액티브시니어가 될 수 있다면 고령사회에 대한 우려는 그저 기우로 그칠 수 있다고 말한다. 더 나가 우리 사회가 이들이 축적한 경험치를 '퇴장'이 아닌 '출발'로 치환할 수 있다면 더 큰 가능성을 만들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것이 우리 사회가 최근 박막례 할머니처럼 '깜찍한 반란'을 시작한 액티브시니어들의 출현을 반기는 큰 이유다. 


언젠가 누구나 반드시 노년이 된다. 과학이고 운명이다. 나와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해 액티브시니어를 준비해야 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타이어를 교체하고 신나게 달리도록 응원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하다.


UPI뉴스 / 임종호 기자 yim@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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