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선수 없다 착각…올림픽 사이클서 무명선수 금메달 '화제'

김해욱 / 기사승인 : 2021-07-26 15:3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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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선수들 선두그룹으로 착각
오스트리아 선수 줄곧 독주 우승
올림픽 사이클 여자 개인도로 부문에서 경쟁 선수들이 선두 그룹이라고 착각하는 바람에 수학교수 출신의 무명 선수가 시종 독주 끝에 금메달을 차지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25일 열린 도쿄올림픽 사이클 여자 개인도로에서 오스트리아의 안나 키젠호퍼(30)가 3시간 52분 45초의 기록으로 자신의 첫 올림픽 출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올림픽 2연패를 노리던 네덜란드 출신의 우승후보 반데르 브레헨은 15위에 그쳤다.

▲ 지난 25일 오스트리아의 안나 키젠호퍼 선수가 결승선을 통과하며 환호하고 있다. [도쿄 올림픽 홈페이지 캡처]

137km의 장거리를 달리는 레이스에서 초반 2km 지점부터 치고 나가는 공격적인 레이스를 전략으로 한 키젠호퍼는 시종일관 선두를 놓치지 않았다. 마지막 40km 가량을 남겨놓은 시점에서는 몇 명 없는 추격자마저 뿌리치며 독주했다.

무명의 선수가 우승한 것은 상대 선수들의 착각 때문이라는 분석은 미국의 전 사이클 선수 크리스 호너가 방송하는 유튜브 채널과 BBC sport 유튜브 채널에서도 다뤘다.

장거리 사이클 경기에서 초반부터 단독으로 스퍼트를 내며 달리는 선수들은 경기가 진행되면 추월당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이클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람의 저항을 이겨내는 것인데, 선수들은 이를 위해 펠로톤(다수의 선수들이 밀착하여 한데 몰려다니는 것)을 형성한다. 이렇게 하면 단독 주행에 비해 40% 정도 체력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아낀 체력으로 경기 후반 앞서 달리던 선수들을 추월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번 올림픽에서는 단독으로 달리던 한 선수의 존재를 잊어버리는 일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사이클 대회에서는 팀에서 무전기로 상황을 공유하는데, 올림픽 경기에서는 그것이 허용되지 않아 선수들 모두 한 선수가 앞에 있다는 사실을 놓쳤다는 것이다.

초반 2km 부근에서 키젠호퍼 외에 4명의 선수도 앞서 나갔었는데 펠로톤 그룹에서 이 4명을 추월하며 모든 선수들을 앞질렀다고 착각했으며 무전도 없어 앞에 한 명이 더 있다는 것을 확인해줄 코치도 없었다.

앞서 나가던 모든 선수들을 추월했다고 생각한 펠로톤 그룹 선수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체력을 아끼는 레이스를 펼쳤고 후반 막판이 되어서야 다시 스퍼트를 올리며 선두다툼을 벌였다. 네덜란드의 아네미크 반 블뢰텐 선수는 자신이 우승했다고 생각하며 환호성과 함께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2등임을 확인하고 망연자실했다. 

키젠호퍼는 수학교수 출신으로 지난 2014년 아마추어 팀에 입단해 스페인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경력을 인정받아 2016년 프로 팀에 입단했다. 하지만 한 해 만인 2017년에 팀에서 방출된 후 아마추어 자격으로 2019년까지 여러 대회에서 성적을 냈지만 프로 팀에 다시 입단하진 못했다.

공부를 하는 와중에도 틈틈이 대회를 준비하던 키젠호퍼는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되며 자신의 노력을 보상받았다.

그는 우승 인터뷰에서 "금메달을 딴 것을 믿을 수 없다"며 "최선을 다해 준비했지만 그 노력이 보상을 받을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못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UPI뉴스 / 김해욱 기자 hwk1990@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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