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원들이 추천하는 경기도 '인생 맛집'은?

안경환 / 기사승인 : 2021-07-23 16: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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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먹었어요?" 통상 우리나라 사람들이 건네는 인사말 중 하나다. 밥, 즉 끼니를 화두로 안부를 묻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표현이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건 한국전쟁 직후다. 밥 한 끼 먹기 어려운 시대에 이웃을 위로하고, 작은 먹거리라도 나누고 싶은 따뜻한 정을 표현한 인사다.

우리나라는 한국전쟁이 끝난 후 70여 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가파른 성장을 이루었다. 고도성장과 함께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이른바 '인생 맛집'이었던 식당들도 하나 둘씩 바뀌거나 없어져 '그 때 그 맛'은 다시 느끼기가 힘들어 졌다.

경기도의회 의원들이 도내 곳곳을 누비며 누구나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을 '추억의 맛'을 다시 느낄 수 있는 인생 맛집을 소개했다. 냉면과 설렁탕, 곰탕, 막국수, 비빔국수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인생 맛집에는 각각의 음식에 담긴 개인 스토리도 담겼다.

▲ 경기도 내 '인생 맛집'을 찾아 나선 김봉균, 김은주, 김강식 도의원 [김봉균 도의원 제공]


맛이 남다른 경기 쌀과 국밥

경기도는 낟알이 여무는 결실기에 일조량이 많고, 밤낮의 기온차가 커 벼의 생육 조건이 좋다. 찰흙과 모래가 적절히 혼합된 사양질 토양과 마그네슘 성분이 많은 물도 농사짓기 좋은 환경이다. 경기미가 예로부터 임금의 수라에 올랐던 '진상미'였던 이유다. 여주, 이천, 김포, 파주, 평택 등지가 대표적 경기미 생산지다.

경기미가 으뜸 쌀인 만큼, 그 쌀로 지은 밥맛이 일품이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이천 도예촌 쌀밥거리다. 3번 국도인 경충대로를 따라 덕제궁, 나랏님이천쌀밥, 이천쌀밥집, 임금쌀밥집, 옛날쌀밥집 등 유명한 쌀밥정식집이 줄지어 있다. 주말이 아닌 평일에도 전국 각지에서 이천쌀밥 맛을 보기 위해 찾아든 사람들로 붐빈다.

쌀밥과 함께 임금님도 몰래 먹었다는 '국밥'도 한 끼 식사를 해결하는 대표음식 중 하나다. 경기도 국밥 중에서도 장터국밥이 유명하다. 그 중에서도 광주 곤지암 소머리국밥과 용인 백암순대국밥이 대표적이다.

특히 까다로운 손님의 입맛조차 맞춘다는 인삼비법의 골목집소머리국밥집, 고기와 파를 듬뿍 넣어 시원하게 속을 풀어주는 백암 중앙식당과 제일식당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 경기도 내 '인생 맛집'을 찾아 나선 김봉균, 김은주, 김강식 도의원 [김봉균 도의원 제공]


면식수행…칼국수와 냉면

"언제 국수 먹여 줄 거야?" 언제 결혼할 거냐고 물을 때 쓰는 흔한 표현이다. 지금은 국수가 흔하지만 옛날에는 면 요리가 귀한 음식이어서 생긴 표현이다. 일반 백성들은 누가 결혼이라도 해야 밀국수를 먹을 수 있었다.

밀가루 면이 대중화된 것은 한국전쟁 이후 미국이 구호품으로 밀가루를 지원하면서부터다. 이때부터 누구나 칼국수나 잔치국수를 먹을 수 있게 됐다. 또 대표적 면 요리 중 하나인 냉면은 남북이 분단되기 전까지 남쪽지방 사람들은 즐겨먹지 않는 음식이었다. 한국전쟁 때 남한으로 내려온 이북 출신 피난민들이 고향길이 막혀 정착하면서 널리 알려진 음식이다.

북한과 휴전선을 맞대고 있는 경기도는 이들 음식이 자연스레 자리 잡은 지역이다.

대표적 칼국수 요리는 대부도 바지락칼국수다. 1987년 착공된 시화방조제 건설과 함께 수많은 근로자가 동원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바지락과 쫄깃한 면발,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이후 대부도를 진원지로 전국적인 바지락칼국수 붐이 일었다.

현재 바지락칼국수의 원조인 안산 대부도 방아머리부터 인천 옹진군 영흥면 영흥도까지 60여 곳이 넘는 칼국수집이 영업을 하고 있다.

냉면 맛집으로는 안성에서 3대 째 가업을 잇고 있는 '장안면옥'이 꼽힌다. 전국 '면 마니아'들이 인정한 맛집 중 한 곳으로 서울의 우래옥·오장동냉면, 의정부 평양면옥 등과 어깨를 견주고 있다.

장안면옥의 주 종목인 평양냉면은 기름기 없는 깔끔한 육수에 동치미가 어우러져 부드럽고 시원하며 개운한 맛을 내는 게 특징이다.
 

▲ 경기도의회 김봉균, 김은주, 김강식 의원이 도내 '인생 맛집'을 찾아 발간한 '의원식당' [김봉균 도의원 제공]


'국물 있사옵니다'…곰탕과 설렁탕

국물 음식은 한국인의 주식이었다. 식단이 많이 바뀐 오늘날도 국과 찌개 없는 밥상은 조금은 섭섭함을 느끼게 한다. 특히 찬바람이 불고 속이 헛헛해지면 생각나는 국물요리, 그 중에서도 곰탕과 설렁탕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곰탕은 조선시대 양반들이 먹던 음식으로 임금의 수라상인 12첩 반상에 오르는 보양식이었다. 반면 설렁탕은 다양한 설이 있지만 조선시대 경칩이 지난 첫 번째 해 일 축시에 동대문 밖의 선농당에서 임금과 신하들이 백성들과 함께하는 선농제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곰탕과 설렁탕은 여전히 국민음식으로 대부분 좋아하는 음식이다. 관련 음식점 중에는 대를 이어 가마솥에서 옛 방식 그대로 곰탕을 우려내는 명가가 있다. 안성 '안일옥'이 바로 그 곳이다.

조선시대 안성은 수원, 개성과 더불어 3대 우시장이었고, 우시장이 있는 동네답게 우탕을 전문으로 요리하는 식당들이 생겨났다. 우탕은 설렁탕, 소머리국밥, 도가니탕, 곰탕까지 모든 소고기가 들어간 탕국을 말한다.

4대 째 이어져 오고 있는 안일옥은 1920년대 말 안성시장에서 고 이성례 할머니가 간판도 없이 작은 무쇠솥을 걸고 국밥을 팔기 시작한 게 원조다. 이후 이성례 할머니의 며느리인 2대 이양귀비 할머니가 안일옥 간판을 달기 시작했다.

가마솥에 불의 세기를 조절하며 17시간 동안 끓여낸 사골육수의 담백함이 일품이다. 설렁탕, 곰탕, 내장곰탕, 꼬리곰탕 등 다양한 메뉴가 있으나 기본 베이스는 같고 메뉴에 따라 올라가는 고기가 다르다.

경기도의회 의원들이 소개한 인생 맛집과 각각의 음식에 담긴 스토리는 책으로도 출간됐다. 김봉균, 김은주, 김강식(이상 더불어민주당) 도의원이 공동 발간한 '의원식당'으로 모두 220쪽 분량이다. 의원식당에는 이들 의원들은 각 지역의 도의원 추천을 받은 뒤 일일이 식당을 찾아 직접 맛을 보고 들은 옛 얘기 등이 담겼다.

UPI뉴스 / 안경환 기자 jing@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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