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돌아온 오세훈…서울 부동산시장 향방은

김이현 / 기사승인 : 2021-04-08 08:4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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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중심으로 추진되던 재개발·재건축, '민간 주도' 전환 예고
시의원 대부분이 민주당 소속…규제 완화 놓고 마찰 불가피
"재건축 기대감 시장에 반영…급등세 아니지만 당분간 상승"
오세훈 당선인이 서울시장으로 10년 만에 복귀하면서 서울시 부동산 정책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한강변 35층 규제가 사라지고, 공공 중심으로 추진되던 재개발·재건축은 '민간 주도'로 주체가 바뀔 것이란 전망이다. 임기가 1년 3개월에 불과해 정책 대전환은 불가능하지만, 주택시장을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4·7재보선 출구조사 결과를 바라보며 두손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정병혁 기자]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오 당선인은 고(故) 박원순 시장이 추진했던 주거·복지·지역·교통·문화 분야 등 상당 부분의 정책을 수정 또는 폐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선인을 대상으로 지난달 말 질의한 결과, 오 당선인은 박 전 시장이 10년 동안 추진해온 주요 정책 229개 중 171개(75%)를 없애거나 바꾸겠다고 답했다.

가장 큰 방향 전환이 예상되는 것은 부동산과 도시개발 분야다. 한강변 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막아 온 35층 규제 완화가 추진된다. 서울시는 2014년 서울도시기본계획인 '2030 서울플랜'을 발표하면서 한강변에서 500m 안쪽에 있는 주거용 건물 층수를 35층 이하로 제한했다.

특히 오 당선인은 '스피드 주택공급' 공약을 내세워 규제를 풀고, 최대한 많은 주택을 공급(5년간 36만 가구)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정비사업이 멈춰선 용산과 여의도 개발을 비롯해 성수동·상계동·목동 등에서도 전폭적인 행정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간 오 당선인은 "취임 100일 내에 주택공급을 가로막는 서울시 도시계획 규제를 혁파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다만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위원회에선 민주당 소속 시의원이 다수를 점유하고 있다. 또 용적률은 조례 개정이 필요한데 서울시의회 의원 109명 중 101명이 여당인 민주당 소속이다. 오 당선인의 부동산 정책을 두고 서울시의회와의 갈등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중앙정부뿐 아니라 자치구와도 크고 작은 마찰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정병혁 기자]

전문가들은 주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는 둔화하고 있지만, 언제든 부동산 시장에 유입될 수 있는 유동성이 여전하다. 오 당선인의 공약대로 공급이 늘어나면서 중장기적으로 부동산 시장 안정에 효과가 있더라도, 당분간은 하락할 요인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매수 피로감이 높아지면서 거래량이 많이 줄었고, 매물도 꽤 쌓이는 상황"이라며 "오 당선인이 규제를 풀 것이란 기대감만으로 작년이나 재작년처럼 집값이 확 뛰어 오를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다만 재건축을 중심으로 집값이 꿈틀거리면 상승세는 일반 아파트까지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오 시장의 당선으로 재건축, 재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단기적으로 집값을 오르게 할 것"이라며 "모든 성과들이 단기간에 나는 것은 아니지만 중앙정부에 맞서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분위기만으로도 재건축, 재개발 기대감을 심어주는 요인이 될 듯하다"고 말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섣부른 규제완화 시그널이 재건축과 한강변 단지들에 기대감을 높이면서 일시적인 과열 양상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7년 연속 상승했던 피로감과 과도하게 누적된 세금, 대출규제로 인해 수요층이 얇아진 상태이기 때문에 서울 전체 부동산 시장이 급등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초과이익환수제, 대출 규제 등과 관련한 것은 중앙정부 관할이므로 오 당선인이 풀어내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기대감은 시장에 반영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재건축, 재개발 이슈가 있는 지역 등 전반적으로 가격이 들썩이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집값이 안정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U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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