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선 與 참패…정권심판 민심 폭발했다

허범구 / 기사승인 : 2021-04-07 23:2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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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발 부동산 투기 확산에 반여 정서 팽배
전·월세 논란 김상조·박주민 등 기름 부어
불공정 내로남불과 오만에 분노 절정
중도층에다 2030이어 40대도 등 돌려
더불어민주당이 7일 치러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했다. 이번 선거는 내년 대선 전초전으로 꼽혀 여당은 그야말로 사생결단의 총력전을 벌였다. 그러나 결과는 최악의 성적표였다. 

패인은 명확하다. 둑이 터지듯 민심 이반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진 탓이다. 공표금지 이전 여론조사를 보면 여당 후보는 중도층 표심에서 야당 후보에게 많이 밀렸다. 2030세대는 일찌감치 여당에 등을 돌렸고 콘크리트 지지층인 40대도 막판에 떠났다.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 마련된 상황실에서 4·7 재보궐 선거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확인 후 굳은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정병혁 기자]

예전에 여당에 우호적이던 중도층과 젊은층이 왜 돌아섰을까. 선거 국면에서 잇따라 터진 대형 악재들이 안 그래도 여권에 불만인 이들의 분노를 부채질했다는 분석이다.

LH 직원발(發) 부동산 투기는 공정을 외면한 여권의 민낯을 드러내 선거 판세를 불리하게 만든 주범이다. 내집 마련에 '영끌'인 2030세대를 시작으로 이탈표가 갈수록 불어났다.  
     
LH 사태는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 위반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라는 점에서 파괴력이 컸다. 전선이 대통령으로 확대되면서 정권 심판 프레임이 굳어졌기 때문이다. 박영선 후보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의 내곡동 땅 의혹을 앞세워 네거티브를 강화해도 먹히지 않은 이유다.

인사이트케이 배종찬 소장은 "LH 사태는 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약속한 '기회 평등, 과정 공정, 결과 정의'와는 다 맞지 않는다"며 "민심이 악화하면서 지지율이 확 내려갔다"고 지적했다.

전세금 인상 논란으로 청와대 김상조 전 정책실장이 경질되고 임대차보호법을 발의한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월세 인상 시비에 휘말린 것은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여권 인사들의 내로남불 '적폐'에 40대 등 마지막 지지층에게도 돌아설 명분이 생긴 셈이다. 민주당은 선거 막판까지 '샤이 진보'에 큰 기대를 걸었으나 결국 헛된 희망이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추문이 되살아난 것도 대형 악재에 속한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박원순 재평가'를 주장하면서 2차 가해 논란이 불거졌다. 젠더 이슈에 민감한 20대, 특히 여성들의 표심은 친여에서 반여로 바뀌었다.

LH·박원순 사태는 성난 민심을 터뜨린 기폭제라 할 수 있다. 문 대통령과 여당이 지난 4년 동안 일방적인 국정 운영으로 일관한 것이 민심 이반의 근원으로 지목된다. 

문 대통령은 야당과의 소통과 협치를 외면했고 지난해 총선 압승 후 탄생한 거대 여당은 입법 독주로 치달았다. 여권이 검찰개혁을 명분으로 윤석열 검찰총장과 대립하며 국정 불안을 자초한 것도 여론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결국 정권의 오만이 화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당이 대국민 약속을 저버리면서까지 서울·부산시장 후보를 낸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자성론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당대표 시절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의 잘못으로 열리는 재보선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는 당헌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낙연 전 대표가 재임시 이 당헌을 고쳐 보선 참여를 결정했다. 당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천벌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권은 정권 심판의 성난 민심을 확인한 만큼 국정 운영에 큰 부담을 안게 됐다.

부동산 규제 등 기존 정책 기조를 고수할 지, 전환할 지를 놓고 당정청 간 이견과 갈등이 커질 수 있다. 이럴 경우 여권 전체가 혼돈에 빠지면서 국정 동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은 국정 주도권이 흔들리면 지지율이 떨어지는 등 레임덕 위기에 빠질 수 있다. 전면 쇄신 요구가 분출하면서 인적 개편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이달 국무총리를 포함한 개각을 단행해 국면 전환을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선거 패배 책임론에 휩싸이며 5월 전당대회까지 혼란을 거듭할 공산이 크다. 9월 대선후보 선출도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올 수 있다. 민심 수습을 위해 어떤 카드를 쓸 지가 주목된다. 강경파가 주도하던 검찰개혁 속도를 늦추고 부동산 등 민생과 직결된 정책을 재고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U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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