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다운 없는 스웨덴 '자유방임' 코로나 방역, '성적표' 좋았다

이원영 / 기사승인 : 2021-03-30 13: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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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증가율, 강한 방역조치국보다 현저히 적어
전문가 "록다운으로 인한 사회적 폐해가 더 크다"
GDP 하락률도 훨씬 낮아 경제타격 덜 했음 입증
지난해 초부터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창궐하면서 스웨덴은 많은 국가의 관찰 대상이었다. 대다수 나라들이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영업제한(록다운, 셧다운) 등 강제적인 방역조치를 시행한 반면 스웨덴은 처음부터 자발적 방역과 자연감염에 의한 집단 면역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노령층에 대한 대응 부실로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해 스웨덴식 모델은 국제적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2020년 사망자 증가 숫자를 볼 때 스웨덴은 강력한 록다운 조치를 취한 다른 유럽국보다 현저하게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를 두고 강제 록다운으로 바이러스를 막을 수는 없으며, 오히려 록다운에 따른 사회적 사망자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를 능가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스웨덴식 모델의 효과를 두고 록다운이 불필요한 것으로 해석되어서는 안 되지만 충분히 연구해볼 가치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스웨덴은 현재 거리두기, 위생 등 자발적인 실천을 권장하면서 학교, 식당, 쇼핑센터 등은 제한 없이 열고 있다. 다만 코로나19에 취약한 고령자 중심으로 방역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스웨덴의 방역 성적은 사망자 증가 추이에서 뚜렷하게 나온다. 
로이터통신이 지난 24일 EU통계청이 발표한 자료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스웨덴의 작년 사망자 숫자는 그 이전 4년 평균보다 7.7% 늘었다. 이에 비해 강력한 록다운을 시행한 스페인과 벨기에는 각각 18.1%, 16.2% 사망자가 늘었다.

통계 입수가 가능한 30개 국가 중 21개국이 스웨덴보다 사망자 증가율이 높은 것으로 나왔다. 영국 국립통계청도 각국 사망자를 연령별, 계절별 요인을 감안해 분석한 결과 스웨덴의 사망자 증가율은 26개국 중 18위로, 낮은 편에 속했다. 톱3는 폴란드, 스페인, 벨기에로 나왔다.
▲지난해 10월에 방송된 Today 방송의 한 장면. 스웨덴의 코로나19 대처를 집중 조명했다. 마스크 착용이나 거리두기 등도 강제성 없이 자율에 맡기고 있다. [유튜브 캡처] 

경제활동 제한조치가 없었던 스웨덴의 경제 성적표도 다른 주요국보다 훨씬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유럽 각국의 국내총생산(GDP)은 벨기에(-6.4%), 그리스(-8.2%), 스페인(-11%), 프랑스(-8.1%), 이탈리아(-8.9%) 등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스웨덴은 -2.8%로 큰 타격을 입지 않은 것으로 나왔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스웨덴의 '자발적' 방역을 이끌고 있는 감염병 학자 앤더스 테그넬 박사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전체적인 데이터를 볼 때 록다운 효과에 의구심이 제기된다.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을 수 있겠지만 사람들은 이런 강제적 록다운 방식이 장기적으로 정말로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점점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스웨덴이 비교적 노령인구가 적은 점, 다른 나라에 비해 건강 지수가 높은 점, 도심 생활이 적은 점 등이 사망률 증가률이 낮은 이유가 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내고 있다.

미국의 차세대 리더 교육기관인 경제교육재단(FEE)도 지난 26일 홈페이지에 스웨덴 방역 사례를 심도있게 다뤘다. FEE는 '유럽의 새로운 데이터는 팬데믹에 대한 스웨덴식 자유방임 방식이 대재앙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시사한다(New data from Europe suggest Sweden's laissez-faire approach to the pandemic was far from catastrophic)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자유방임주의(laissez-faire)'는 개인의 경제활동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고, 이에 대한 국가의 간섭을 가능한 한 배제하려는 경제사상 및 정책을 말한다.

FEE가 인용한 블룸버그 기사는 "통계가 사실이라면 이는 스웨덴 방식에 일리가 있다는 증거다. 스웨덴은 경제를 망가뜨리고 수백만 명을 실업으로 이끈 각종 격리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스웨덴 공중보건청 요한 칼슨 디렉터는 "어떤 이들은 사회를 셧다운시켜야 감염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그걸 믿지 않았고, 우리가 옳음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FEE는 정치학자 제임스 해리건 교수 등의 말을 인용하면서 각국의 방역당국은 중앙집권적 방식으로 바이러스를 통제할 수 있다고 믿은 점, 정책은 항상 예기치 않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 등을 망각한 점에서 오류를 범했다고 비판했다.

경제활동을 제한하는 록다운 정책으로 많은 나라들에서 경제 곤란, 자살 증가, 사회적 고립, 마약 및 주류 소비 증가 등을 불러왔지만 스웨덴은 그런 록다운에 따른 폐해를 피할 수 있었다는 것이 해리건 교수의 진단이다.

이에 비해 강력한 록다운을 시행 중인 미국에서는 지난해 미국인의 정신건강 지수가 20년 래 최악이며, 젊은층의 우울증과 자살, 약물남용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보고서 내용이다.

영국 브래드포드 왕립병원의 데이비드 그린혼 박사는 "전 세계적으로 아동 자살이라는 유행병이 돌고 있지만 우리는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다. 8살 짜리 어린이에게 1년은 어마어마하게 긴 시간이다. 그들은 끝을 알 수 없는 이 사태에 지치고 있다"며 팬데믹의 어두운 이면을 전했다.

FEE는 지난해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장은 "긴 시간 록다운을 하면 우리는 회복할 수 없는 피해와 예기치 않던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경고한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그러나 파우치는 자기 확신에 대한 용기가 없었다, 그 대가로 치른 미국의 희생이 크다"고 비판했다.

감염자 숫자에 따른 각종 제한조치로 과연 코로나19 상황이 종식될 것인지에 대해선 앞으로도 그 효과를 놓고 논쟁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UPI뉴스 / 이원영 기자 lwy@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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