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 경고에 규제 예고…비트코인 상승세 꺾일까

안재성 / 기사승인 : 2021-02-23 16:3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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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비트코인 너무 비싸다" 발언에 5만달러 깨져
옐런 "가상화폐 규제해야"…커지는 규제·과세 부담
거침없이 진격하던 비트코인 상승세가 23일 새벽부터 주춤하는 모양새다. 단기 폭등에 거품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규제 및 과세 부담이 더해지며 5만 달러 선이 붕괴되는 등 급등락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2018년 초처럼 폭락의 시초가 될 수 있다는 염려와 곧 다시 우상향할 거란 기대감이 엇갈린다.

거품 우려에 하향하는 비트코인

가상화폐 시황을 중계하는 미국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4시 17분 기준 비트코인 개당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11.35% 떨어진 4만9926달러를 기록, 5만 달러 선이 붕괴됐다.

이날 새벽 17% 급락하면서 5만달러 선을 위협받았던 비트코인은 이후 오전 9시쯤 5만4093달러로 회복했다가 재차 내림세로 전환, 결국 오후 들어 5만 달러 선이 무너진 것이다.

CNBC에 따르면, 코인매트릭스 집계로는 이미 이날 새벽 5만 달러 선이 깨져 4만7700달러까지 내려갔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도 오후 4시 21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5592만9000원으로 전일보다 9.35% 하락했다.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이날 0시 16분 전일 대비 7% 넘게 급락하면서 6000만 원 선이 깨졌다가 오전 8시쯤 6000만 원대를 회복했었다. 그러나 이후 재차 하락세로 돌아서 5500만 원대까지 떨어진 것이다.

▲ 거품 우려와 규제에 대한 부담 등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해 23일 오후 5만달러 아래로 떨어졌다.[셔터스톡]

비트코인 가격 하락세의 주 요인으로는 우선 '거품' 우려가 꼽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비트코인 가격이 높아보인다"고 밝혔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비트코인 보유는 현금 보유보다 덜 멍청하다"며 비트코인에 15억 달러나 투자했던 머스크 CEO의 이 발언은 시장에서 무겁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포브스,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글로벌 경제지들은 머스크 CEO의 발언을 짧은 기간에 폭등한 비트코인 가격에 대한 경고로 분석했다.

이미 여러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의 높은 가격변동성과 실물경제에서 거의 쓸모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우려를 표하고 있다.

피터 시프 유로퍼시픽캐피탈 대표는 "금은 현금과 비트코인보다 우수하다"며 비트코인에 쏠리는 높은 관심을 경계했다.

'닥터 둠'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비트코인을 '디지털 튤립'이라고 일컬으며 거품이라고 지적했다.

루비니 교수는 "비트코인은 실질적인 사용처가 거의 없으며, 채권이나 증권처럼 안정적인 소득을 제공하지도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터무니없는 가격에 가상화폐를 사고 있다"며 "돈을 날리고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 내재 가치가 없다"며 "앞으로도 가격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트코인이 왜 비싼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지금의 열기는 이상 급등"이라고 말했다.

다가오는 규제 위협…"불법 금융 활용 우려"

비트코인의 또 다른 악재는 글로벌 금융당국의 규제 가능성이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비트코인은 매우 투기적인 자산"이라며 "결제 수단으로 널리 쓰이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특히 불법 금융에 종종 활용된다는 점이 걱정스럽다"며 "가상화폐 거래기관을 규제하고, 이들이 규제 책임을 준수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역시 돈세탁에 이용될 위험을 거론하면서 가상화폐에 더 많은 규제를 촉구했다.

구체적인 규제 안으로는 자금세탁방지(AML) 제도 도입 등이 거론된다. 가상화폐 거래소에 고객 신원 확인 의무를 부여해 실명인증을 강화하고, 의심거래도 보고토록 하는 것이다.

이미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가상화폐 거래소에 은행에 준하는 AML 제도 도입을 권고했다. 국내에서도 이와 관련한 내용을 담은,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다음달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옐런의 발언은 결국 가상화폐 거래에 AML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고 분석했다.

국내에서는 과세 부담도 발생한다. 기획재정부는 내년부터 가상화폐를 통해 얻은 수익을 기타소득으로 분류, 20%의 세율로 분리과세한다. 기본 공제금액은 250만 원이다.

이미 미국(10~37%), 일본(15~55%), 영국(10~20%), 독일(25~45%) 등 여러 선진국들이 가상화폐 관련 수익에 과세하는 가운데 한국도 동참하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규제 강화와 과세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거래를 위축시켜 가격 하락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질 경우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할 위험성도 제기된다. 비트코인은 2018년초에도 불과 몇 달 사이에 80% 가량 폭락한 전례가 있다.

반면 비트코인 가격 내림세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 곧 다시 우상향할 거란 전망도 여전하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CEO 창펑자오는 "작년 5월 머스크가 테슬라 주가가 높다고 말한 뒤 거꾸로 테슬라 주가는 급등했다"며 "비트코인 가격은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몇몇 전문가들은 여전히 비트코인 공급이 수요에 못미친다는 점에 주목한다. 사모펀드 스카이브리지 캐피털의 설립자인 앤서니 스카라무치는 "기관투자자들이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데, 공급은 제한적"이라며 "비트코인 가격이 연내 10만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JP모건체이스는 "비트코인이 금의 경쟁자로 떠올랐다"며 "장기적으로 14만6000달러까지 뛸 것"이라고 전망했다. 씨티은행 역시 "연내 31만 달러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U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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