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계약 당일 실거래가 신고 검토…업계는 '당혹'

김이현 / 기사승인 : 2021-02-23 11: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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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 "실거래가 허위로 올라왔다가 취소되면 취지 훼손"
집값 폭등시기 큰 영향 끼쳐…행정편의주의적 발상 지적도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주택 매매계약 당일에 실거래가를 신고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거래일로부터 30일 안에 신고를 하게 돼 있는 현행 기간을 당일로 앞당겨, 추후 계약을 취소해 시세를 올리는 식의 꼼수를 막겠다는 취지다.

▲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 [정병혁 기자]

23일 국토부에 따르면 변 장관은 전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실거래가 허위로 올라왔다가 취소되면 신고 취지 자체가 훼손된다고 생각한다"며 "실거래가 신고를 계약 당일에 공인중개사 입회하에 하게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실거래가 신고를 계약 당일에 하는 시스템 외에 나머지 잔금 등을 치르는 것은 공공 플랫폼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검토해보겠다"라고 부연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은 투기세력이 시세를 조작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천 의원이 지난해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등재된 85만5247건의 아파트 매매를 분석한 결과, 3만7965건(4.4%)은 실거래가 신고 이후 등록이 취소됐다. 취소된 3만7965건 중 31.9%인 1만1932건은 당시 최고가로 등록됐다.

서울(50.7%)에서는 취소된 거래의 절반이 최고가로 기록된 경우였다. 특히 광진·서초구(66.7%), 마포구(63.1%), 강남구(63.0%)에서는 60%를 넘어섰다.

천 의원이 신고가 거래 계약 체결 후 취소 행위가 집값 상승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하자, 변 장관이 이에 맞춰 수사 의뢰를 검토하고 실거래가 신고를 계약 당일로 당기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최고가로 신고했다가 취소한 거래의 경우 의도적이든 아니든 지금처럼 집값이 폭등하는 시기에는 큰 영향을 끼친다"며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지다가 기존보다 높은 가격이 뜨면 뒤이어 계속해서 오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실거래가 신고를 계약 당일로 앞당기는 방안은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지금 국회에는 등기 시점으로 거래를 신고하는 여당 입법안이 올라와있는데, 행정부는 당일로 앞당기자며 엇박자가 나고 있다"며 "거래 당일날 신고하라는 얘기는 일종의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명의를 바꾼다든지 계약금 비율, 잔금 날짜를 바꾼다든지 등 변동사항이 많은데, 당일 신고하고 나면 변동될 때마다 신고를 따로 또 해야 한다"며 "업계는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당사자들의 불편함이 늘어나고, 편법도 생길 수 있는 만큼 신중한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U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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