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손절, 용감한 도전…역동적인 구광모의 '뉴LG'

양동훈 / 기사승인 : 2021-01-21 20:3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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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메시지 "고객 완벽하게 만족시킬 수 있는 니즈 찾아야 한다"
16일만에 선대 회장 애착 가졌던 스마트폰 사업 철수 전격 시사
'미래먹거리' 배터리-자동차 전장-AI 3대사업부문 집중투자·육성

과감한 손절, 용감한 도전. 새해 들어 LG의 변신이 역동적이다. 2018년 5월 구본무 회장의  작고 이후 그룹을 이끌고 있는 구광모 LG 회장의 '뉴LG' 구상이 연초부터 구체적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 구광모 LG그룹 회장 [UPI뉴스 자료사진]


총수취임 4년차를 맞는 구 회장은 지난 4일 임직원에 보낸 신년사에서 "고객을 완벽하게 만족시킬 수 있는 니즈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때만 해도 LG그룹이 전통적으로 강조해온 '고객중심 경영'을 다시 강조한 수준 정도로 읽혔다.

이후 16일 만인 20일 LG전자 권봉석 사장은 스마트폰(MC) 분야에서 철수할 수 있음을 전격 시사하면서 신년사가 다시 주목받았다.  

결국 구 회장의 신년사는 철저히 고객의 필요에 맞춰 사업분야를 전면 재편해 그룹을 새로 탄생하겠다는 '뉴LG'의 기준선을 의미했다. 경쟁력 있는 사업분야는 투자를 확대하지만 고객에게 외면 받은 사업은 과감히 철수하거나 팔겠다는 신호였다.

당장 LG전자는 경쟁력이 약한 스마트폰 사업을 정리하면서 주력인 가전·TV를 뒷받침할 전장(자동차 전자장비)사업을 새 축으로 육성하고 있다. 그룹차원에서는 배터리와 전장, 그리고 AI 분야를 미래 동력으로 선택한 모양새다.

▲ LG전자가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LG 윙'[정병혁 기자]


고객과 시장서 외면받는 분야는 과감히 버린다…스마트폰 철수가 대표적 

스마트폰 분야의 철수는 LG그룹에게는 상징적이다. 구본무 전 회장 시절부터 그룹차원에서 주력해온 사업 분야이기 때문이다. 

한때 LG의 상징이었지만 이제 아픈 손가락이 돼버린 스마트폰 사업부문을 정리한다는 것은, 구광모 회장이 전면에 나선 이후 이어진 LG그룹의 사업 분야 정리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다.

구 회장은 그간 꾸준히 사업 분야를 정리해 왔다. LG전자는 수처리 관리·운영 자회사인 하이엔텍과 LG히타치워터솔루션을 매각했고, LG화학은 LCD 평관판 사업을 정리하고 OLED 소재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2010년대 중반까지 LG전자를 이끄는 3대 축은 가전, TV·모니터, 스마트폰 사업부문이었지만 5년만에 상황이 급변했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업부문의 지난해 매출 추정액은 5조3620억 원으로 가전의 4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의 점유율은 1~2% 수준에 불과하다. 2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누적 영업적자도 5조 원에 달한다. 한때 7000명을 넘겼던 스마트폰 부문 직원 수는 지난해 3분기말 기준 3724명까지 줄었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장사업 성장이 본격화하는 시점에 스마트폰 철수를 시사한 것은 LG전자 사업전략의 방향성과 속도가 과거와 달라졌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부문을 인수할 후보군으로는 구글, 페이스북, 폭스바겐, 베트남의 빈그룹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사업규모가 크기 때문에 매각을 중장기적으로 가져가거나 분할 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 LG전자와 마그나의 협력 관련 홍보 이미지 [LG전자 제공]

배터리·전장·AI를 미래먹거리로 육성한다…해외 업체와 합작·과감한 기업분할

기존의 가전, TV에 이어 배터리와 전장, AI를 그룹 차원의 신규 핵심 신사업으로 키워나가는 계획도 속속 진행되고 있다.

신년사 발표 10여 일 전인 지난 연말에는 세계 3위 캐나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 특히 북미시장에 주목한 행보다.

1957년 설립된 마그나는 파워트레인 외에도 섀시, 내·외장 등 다양한 자동차 부품을 생산해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는 전천후 자동차 부품업체다. 합작법인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가칭)은 모터, 인버터, 차량 충전기를 비롯해 구동 시스템 등 전기차에 들어가는 부품들을 사업분야로 할 예정이다.

LG전자는 합작법인 출범을 통해 앞으로 VS사업본부(인포테인먼트 중심), ZKW(램프),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파워트레인) 등 3개 축으로 나눠 자동차 부품 사업을 추진한다.

앞서 배터리 분야는 LG화학과 분사를 단행했다. LG화학은 지난해 9월 이사회를 열고 배터리사업을 'LG에너지솔루션'으로 분할하는 안을 결의하고 속도전을 펼쳐 지난 연말 출범시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상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본격적으로 사업규모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구 회장이 미래성장 동력으로 선택한 또 다른 분야는 AI(인공지능)다.  LG그룹은 지난 7일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 16개 계열사가 참여하는 인공지능 전담 조직 'LG AI 연구원'을 출범했고, 세계적인 AI 석학이자 구글의 AI 연구조직 '구글브레인' 출신인 이홍락(43) 미국 미시간대학교 교수를 영입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구 회장이 LG그룹 전면에 나선 이후 전장 부문, 자동차 배터리 부문에서 상당히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경쟁력 없는 분야보다 기존의 가전·자동차 부품 등에 집중하면서 AI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분야에 투자하는 것은 맞는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UPI뉴스 / 양동훈 기자 ydh@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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