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닫힌 카페…사장님도, 알바 청년도 모두 무너졌다

권라영 / 기사승인 : 2021-01-13 17:5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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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평택서 3년째 카페 운영 이예은(23) 씨 호소
"영업 제한 연장, 연장 되면서 직원들도 내보내야"
"토스트 되고, 샌드위치는 안 된다? 지침도 모호"
"어느 정도 매출이 회복되어간다 싶었는데 11월에 영업제한이 되면서 손님은 완전히 끊겼어요."

경기 평택에서 3년째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이예은(23) 씨는 13일 카페 대신 서울 여의도로 '출근'했다. 가늘어져만 가는 생존권이 아예 끊어져버릴 것만 같아서다.

영업이 아니라 생존권 투쟁이었다. 코로나19는 그렇게 평범한 20대 자영업자를 '거리의 투사'로 내몰았다.

▲ 이예은(23) 씨가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방역으로 인한 규제 완화와 생존권 보장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읽으며 눈물을 닦고 있다. [정병혁 기자]

이날 여의도 국회 주변에서 카페 종사자들의 산발적인 집회와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씨는 이 집회를 주최한 전국카페사장연합회 총무를 맡고 있다.

이 씨가 운영하는 카페는 평택에서도 시내를 벗어난 곳에 있다. 지하철역이나 버스터미널과도 거리가 있어 주변 주민이 아니면 대부분 일부러 카페를 찾아오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코로나19로 홀 영업이 제한되면서 손님들의 발걸음도 줄어들었다.

매출이 떨어지자 임대료, 인건비 등 고정 비용이 부담되기 시작했다. 카페에는 정직원 1명과 아르바이트생 4명이 있었다. 이 씨는 "사실은 조금 있으면 풀릴 줄 알고 손님이 없어도 직원들을 유지한 채 계속 운영을 했다"고 말했다.

"한 번에 기간을 발표한 게 아니고 2주 동안, 그리고 조금 더 연장, 또 연장 이렇게 했잖아요. 직원들한테도 처음에는 조금만 시간을 줄일 수 있겠냐고 양해를 구했는데 손님이 점점 없어지니까 한 명씩, 한 명씩 무급휴직을 시키게 됐어요."

어디 이 씨만의 일이겠나. 전국카페사장연합회는 이날 기자회견 호소문에서 "카페가 무너지면 저 하나만 무너지는 게 아니다. 같이 일하던 직원들과 아르바이트 청년들 모두 무너진다"고 호소했다.

▲ 지난 8일 오후 전국카페사장연합회 소속 업주가 운영하는 서울 관악구 한 카페 메뉴판에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정부의 실내 영업 제한 조치로 생존권 위협과 억울함을 호소하는 문구가 띄워져 있다. [정병혁 기자]

이 씨는 거리두기 조치가 불합리한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문화는 같이 모여 앉아서 같은 걸 떠먹지 않냐"면서 "식당이 잘못했다는 건 아니지만, 음식점과 혼자 음료 한 잔을 먹는 카페를 비교할 수밖에 없다"고 억울함을 피력했다.

"카페 사장님들은 자기 매장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영향이 있기 때문에 스스로 방역조치를 많이 지켰어요. 정부에서 마스크 의무화를 시행하기도 전에 마스크 써달라고 손님들에게 부탁하기도 했고, 손소독제 용기도 손이 닿다 보니까 그것도 닦을 정도였어요. 그런데 기호식품이고 생활에 필수적인 게 아니니까 홀 영업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생각해요."

그는 또 방역지침에 모호한 점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홀 영업 가능) 기준이 처음에는 휴게음식점과 일반음식점으로 나뉘었다가 나중에는 불로 조리한 것은 가능하고, 오븐을 이용한 것은 안 된다고 했다"면서 "토스트는 되고, 식사로 많이 먹는 샌드위치는 안 된다고 하기도 했다"며 모호한 기준을 비판했다.

이 씨는 "평택은 식사류라면 휴게음식점이라도 (매장 내 취식이) 괜찮다고 한다. 카페에서 음료 말고도 다양한 디저트를 판매하고 있지만, 이에 따라 식사류인 핫도그만 매장 내에서 먹을 수 있고 다른 것은 불가하다. 그마저도 대중들에게는 잘 퍼져있지 않아 홀 이용객은 여전히 적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씨가 속한 전국카페사장연합회는 "저희가 원하는 건 딱 한 가지다. 홀 영업 금지를 완화해 최소한 저녁 9시까지는 홀 영업을 가능하게 해달라는 것"이라면서 "저희들의, 그리고 함께하는 직원들의 생존권을 보장받고 싶다"고 호소했다.

U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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