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약촌오거리 누명 피해자에 국가가 13억원 배상하라"

김광호 / 기사승인 : 2021-01-13 15:3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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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위법수사로 무고한 시민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
전체 배상금 중 20% 강압수사 경찰관·불기소 검사에 부담
1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의 피해자에게 국가가 16억 원을 배상하라고 법원이 판결했다.

▲박준영 변호사(오른쪽)가 13일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국가배상 판결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진범 검거에 도움을 준 당시 황상민 경찰 반장. [뉴시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5부(이성호 부장판사)는 지난 2000년 경찰의 강압 수사에 따라 전북 익산시 약촌오거리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10년간 수감됐던 최 모(37) 씨에게 13억 원을, 가족에게 3억 원을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고 13일 판결했다.

또한 전체 배상금 가운데 20%를 최 씨를 강압 수사했던 경찰관 이 모 씨와 이후 진범으로 밝혀진 용의자를 불기소 처분한 검사가 부담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익산경찰서 경찰들이 영장 없이 원고 최씨를 여관에 불법 구금해 폭행하고 범인으로 몰아 자백 진술을 받아냈다"며 "사회적 약자로서 무고한 원고에 대해 아무리 시대적 상황을 고려해도 과학적이지도, 논리적이지도 않은 위법한 수사를 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검사는 최초 경찰에서 진범의 자백 진술이 충분히 신빙성이 있었는데도 증거를 면밀히 파악하지 않고 경찰의 불기소 취지 의견서만 믿고 불기소 처분을 했다"면서 "이는 검사로서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위법"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재판부는 "국가가 국민의 기본권 수호를 못할지언정 위법한 수사로 무고한 시민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히고 진범에게 오히려 위법한 불기소 처분을 한 이 사건과 같은 불법행위가 국가 기관과 구성원들에 의해 다시는 저질러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0년 당시 15살이던 최 씨는 약촌오거리에서 발생한 택시기사 살인 사건을 목격했지만, 경찰의 가혹행위와 강압수사에 못 이겨 자신이 범인이라고 허위자백을 했다가 억울하게 징역 10년을 복역했다.

심지어 경찰과 검찰은 최 씨가 복역 중이던 2003년 진범 김 모 씨를 붙잡아 자신이 살인을 저질렀다는 자백까지 받았지만, 증거가 없다며 진범을 풀어주기까지 했다.

최 씨는 만기출소한 뒤 지난 2013년 경찰의 강압에 못이겨 허위 자백을 했다며 재심을 청구해 무죄를 선고받았고, 이후 진범인 김 씨가 뒤늦게 재판에 넘겨져 징역 15년형이 확정됐다.

U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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