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복귀한 윤석열, 사퇴 기로 선 추미애

김광호 / 기사승인 : 2020-12-01 20:3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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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尹 직무배제는 사실상 해임…검찰 중립성 몰각"
업무복귀 윤석열 "헌법정신, 법치주의 지키겠다" 기염
추 장관 사면초가 형국… 법무부, 징계위 4일로 연기
법원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만이 아니다. 법무부 감찰위원회도, 법무부 차관도 같은 줄에 섰다. 추미애 법무장관은 사면초가의 궁지에 몰렸다.

법원은 1일 추 장관의 직무정지 명령에 대해 윤 총장이 낸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윤 총장은 곧바로 대검으로 출근, 업무에 복귀했다.

앞서 이날 법무부 감찰위원회는 '절차상 흠결'을 이유로 "윤 총장 징계청구·직무배제는 부적정하다"고 결론지었다. 만장일치였다고 한다. 이어 고기영 법무부 차관의 사의 표명 소식이 전해졌다. 고 차관은 2일 열릴 법무부 징계위원회의 위원장이었다. 징계위는 4일로 연기됐다.

윤 총장은 업무복귀 일성으로 "헌법정신,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윤 총장을 몰아세우던 추 장관은 사퇴 기로에 섰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업무 정지 명령으로 출근하지 못했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1일 서울행정법원의 집행정지 명령 효력 임시 중단 결정이 나오자 곧바로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조미연 부장판사)는 1일 윤 총장이 추 장관을 상대로 낸 '직무정지 집행정지 신청' 사건에서 윤 총장의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본안 사건의 판결 선고 후 30일까지 직무정지 처분의 효력을 정지한다"고 재판부는 밝혔다. 윤 총장에 대한 직무 배제 명령이 윤 총장이 제기한 본안 소송인 직무 집행정지 처분 취소 청구 소송 판결이 나온 뒤 30일까지 효력을 잃게 된다는 말이다.

윤 총장은 본안 소송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효력을 정지해달라고 신청했으나 법원은 판결(1심)이 나온 뒤 한 달 동안만 효력을 정지하도록 결정한 것이다. 그러나 윤 총장의 남은 임기와 본안 판결이 나오려면 길게는 수개월이 필요한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직무 배제는 해제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해 신청인은 직무 정지 동안 검찰총장과 검사로서의 직무를 더는 수행할 수 없게 된다. 이는 금전적 보상이 불가능한 손해일뿐더러 금전 보상으로는 참고 견딜 수 없는 유·무형의 손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후에 본안 소송에서 신청인이 승소한다고 하더라도 이 같은 손해가 회복될 수도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신청인에 대한 직무 정지가 지속되면 검찰총장 임기만료시인 2021년 7월 24일까지 직무에서 배제돼 사실상 해임하는 것과 같은 결과에 이르는 바, 이는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총장 임기를 2년 단임으로 정한 검찰청법 등 관련 법령의 취지를 몰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 총장과 추 장관은 이 사건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해 매우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다"며 "현재 윤 총장에 대한 검찰 징계위원회의 개최가 예정돼 있고 윤 총장에 대한 직무배제는 징계절차에서 절차를 거쳐 충분히 심리된 뒤에 이뤄지는 것이 합당하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윤 총장이 국정감사에서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는, '부하 논란'에 대해서도 간접적 판단을 내놨다. 재판부는 "검사는 법무부 장관의 지휘·감독에 복종함이 당연하다"면서도 "그러나 검찰총장이 법무부 장관에게 맹종할 경우 검사들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은 유지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무부 장관의 검찰, 특히 검찰총장에 대한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의 행사는 법질서 수호와 인권 보호, 민주적 통제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 최소한에 그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법원 판결 이후 즉시 대검으로 출근한 윤 총장은 "대한민국 공직자로서 헌법정신과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업무에 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신속한 결정을 내려준 사법부에 감사드린다"고도 했다.

앞서 이날 법무부 감찰위원회도 "법무부가 윤 총장에게 징계 청구 사유를 고지하지 않았고, 소명 기회도 주지 않는 등 절차에 중대한 흠결이 있다"면서 "징계 청구와 직무배제, 수사 의뢰 처분은 부적정하다"는 권고안을 내놨다.

법무부는 법원 결정에 불복해 즉시항고를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즉시항고를 내더라도 윤 총장의 직무 복귀 상태는 유지된다.

2일 예정됐던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변수이기는 하다. 징계위가 정직 이상의 결정을 할 경우 윤 총장은 다시 직무가 정지된다. 그러나 법무부 감찰위도, 법원도 윤 총장의 손을 들어준 터라 징계의 법적 논리와 명분은 약해졌다.

당장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고기영 차관은 전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드러났고, 법무부는 이날 오후 징계위를 4일로 연기했다. "충분한 절차적 권리와 방어권 보장을 위해 검찰총장의 요청을 받아들여 징계위를 연기하기로 했다"는 설명이지만 법원 결정과 고 차관 사의 표명 등 돌아가는 상황에 떠밀린, 불가피한 결정으로 보인다.

고 차관은 징계위원회의 당연직 위원으로, 징계 청구자인 추 장관이 위원에서 빠짐에 따라 위원장 역할을 맡을 예정이었다. 고 차관은 이에 대해 상당한 부담을 느꼈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고 차관이 징계위가 열리면 안된다는 의견이었는데, 법원까지 윤 총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마음을 굳힌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추 장관은 "법무부가 검찰총장에 대한 여러 비위 혐의에 대해 직접 감찰을 진행했고, 그 결과 심각하고 중대한 비위 혐의를 다수 확인했다"며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와 직무정지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윤 총장은 다음날 곧바로 직무정지 명령의 효력을 멈춰달라며 집행정지를 신청하고, 이어 직무정지 명령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도 냈다.

U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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