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원 '76억 셀프대출'…윤종원 "해선 안 될 일"

박일경 / 기사승인 : 2020-10-16 17: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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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대출 받아 文정부 부동산정책 반하는 투자"
기업은행 5년간 금융사고액 1337억…가장 많아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16일 직원의 수십억 원대 '셀프대출'과 관련, "은행원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일이 발생했다"며 "임직원 모두가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신용보증기금, KDB산업은행, 기업은행, 서민금융진흥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윤 행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이 "기업은행 직원이 가족 명의 회사에 76억 원을 셀프대출하고 부동산 투기를 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자, 이같이 답했다.

윤두현 의원실이 기업은행으로부터 제공받은 '대출취급의 적정성 조사 관련' 문건에 따르면, 기업은행 A차장은 지난 2016년 3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아내와 모친 등 가족이 대표이사로 있는 법인 5개와 개인사업자 등에 총 75억7000만 원의 부동산 담보대출을 실행했다. 경기도 화성 일대의 아파트·오피스텔과 부천의 연립주택 등 총 29채를 구입해 수십억 원의 평가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샀다.

윤 의원은 "기업은행 직원이 셀프대출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반대되는 투자를 했다"며 "어떻게 불법적으로 대출받아서 이런 투자를 하게 됐는지 그 배경이 궁금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혹시 기업은행 경영연구소에서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이 있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윤 행장은 "저희가 그런 걸 조사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보고서가 있는지 확인해보고 있으면 제출하겠다"고 답변했다.

앞서 기업은행은 지난달 3일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해당 직원을 가장 높은 단계인 '징계면직' 처리했고 사기 등 혐의로 형사 고발과 대출금 전액 회수를 진행 중이다. 또 직원과 배우자의 친인척에 대한 대출 취급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내부 규정과 전산 시스템을 마련하고, 모든 대출에 대해 직원의 친인척 여부를 상시 모니터링 한다는 방침이다.

국회 정무위 소속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은행의 금융사고 현황 자료를 보면 올 상반기에만 21건, 31억 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016년부터 최근 5년간 누적 기준으로는 총 185건의 금융사고로 총 4792억 원에 달하는 피해가 났다.

금융사고 금액을 기준으로 기업은행 1337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KDB산업은행 1297억 원으로 집계돼 국책은행이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NH농협은행 673억 원, 우리은행 490억 원, 부산은행 301억 원 순으로 조사됐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33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KB국민·신한은행 각 27건, KEB하나은행 23건, 농협은행 19건이었다.

이 가운데 은행 내부 감시 시스템을 통해 적발된 금융사고 비율은 지난 2016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5년간 평균 32%다. 10건 중 3건은 은행 스스로 내부 감사로 사고를 발견했다는 뜻이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의 금융사고 내부 적발률은 각각 40%와 33%로 평균 수준에 머물렀다. 우리은행의 내부 감사 적발률은 55%였다.

이 의원은 "은행 금융사고의 빈도나 규모도 중요하지만 각 은행들의 부실한 내부 감사 시스템도 지적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은행은 최근 5년간 금융사고 15건 중에서 내부감사로 5건만 적발했다. 적발률 33%로 최하위 그룹이다. 점점 적발률이 떨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윤 행장은 "개인의 일탈 차원뿐 아니라 조직문화라든가, 내부통제 차원에서 금융사고가 나타나지 않도록 부단히 노력하겠다"며 "제도와 관행 등 내부통제 (시스템)을 고치면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는 여지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UPI뉴스 / 박일경 기자 ek.park@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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