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집값 하락전환?…호가하락·매물증가에도 "판단 일러"

김이현 / 기사승인 : 2020-10-16 16: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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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집값, 18주만에 꺾여…실거래가도 1억~2억 원 하락
매물 쌓이는 강남4구…"낮은가격 순으로 하나씩 거래 성사"
중저가 아파트 매수세 여전…"하락세 진입 판단은 섣불러"
보합세가 팽팽하던 강남 아파트값이 하락 전환했다. 전세는 '품귀 현상'을 보이면서 가격이 뛰는 반면, 매매 시장은 호가가 내려가는 단지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그간 치솟았던 집값은 아직 고가를 유지하고 있지만, 매물이 점차 쌓여가면서 가격이 소폭 조정되고 있다는 게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다만 본격 내림세로 돌아서는 신호로 보기엔 이르다는 분석이다.

▲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문재원 기자]

16일 강남 일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주요 단지 아파트의 호가가 낮아지고 있다. 추석 이후 전반적으로 5000만 원~1억 원 정도 떨어진 가격에 거래가 되고 있으며, 매물이 꽤 있기 때문에 협의해서 어느 정도 낮출 순 있다는 분위기다.

"강남권 인기단지, 호가 1억~2억 원 낮아져"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강남권 집값의 '풍향계'로 불리는 대치동 은마아파트(전용 76㎡)는 지난달 16일 20억8000만 원에 계약서를 썼다. 실거래 최고가(22억2000만 원)가 나왔던 전달보다 1억4000만 원 낮은 수준이다. 이 평형은 올해 초 19억 원대에서 점차 올라 7월 거래 평균가격이 20억 원을 돌파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추석 이후 호가가 1억 원은 떨어졌고, 지금 매매가는 21억 원 안팎"이라고 말했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14차 아파트(전용 84㎡)는 지난달 9일 26억8000만 원에 거래됐다. 해당 주택형이 전달 28억 원과 29억 원에 각각 거래된 것에 비하면 2억 원가량 떨어진 셈이다. 같은 동 현대1차 아파트(전용 131.48㎡)도 지난달 3일 28억3000만 원에 계약됐다. 지난 6월 매매가인 30억5000만 원과 2억 원가량 차이가 난다.

송파구 잠실 엘스(전용 59㎡)도 지난달 17일 17억2000만 원(18층), 18억8000만 원(15층)에 실거래됐다. 전달 비교적 저층 매물(6층)의 거래가격이 19억3000만 원이었는데, 한 달 새 1억 원 정도 떨어진 셈이다. 엘스와 함께 묶여 인근 인기단지로 불리는 리센츠와 트리지움도 하락 흐름이 비슷하다.

잠실동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리센츠 전용 84㎡의 경우 낮은 층 매물이 21억 원 정도에 나와있고, 보통 22억 원대로 보면 된다"며 "인근 아파트 모두 5000만~1억 원 떨어졌고 가격대는 비슷하다"고 말했다.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통상 22억 원대고, 그 밑으로 내려가는 것들이 우선적으로 거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남4구 매물 늘어…통계상 집값 하락 전환

실제 강남4구의 매물은 쌓이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물은 이달 5일 3만6987건이었으나 이후 계속 늘어 지난 15일 기준 4만1577건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강남4구의 아파트 매물은 1만1050건에서 1만2223건으로 증가했다.

강남구 아파트값의 하락세도 뚜렷하다. 부동산11가 발표한 이번 주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강남 0.02%, 송파 0.07%, 서초 0.0%의 변동율을 기록했다. 전날 한국감정원 자료를 보면 강남구(-0.01%)는 6월 2주 상승(0.02%) 이후 18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이어 송파구가 0.01%의 변동률을 기록했고, 서초구와 강동구는 보합(0.0%)을 나타냈다.

▲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정병혁 기자]

정부는 종합적인 부동산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올 하반기부터 시장이 안정화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특히 치솟는 집값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강남 아파트값을 잡기 위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하는 등 힘을 쏟았다. 몇 주간 보합세였던 강남권 집값이 마이너스로 전환하면서, 하향 안정세에 들어갈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는 배경이다.

중저가 아파트 인기 여전…"안정세 진입 판단 섣불러"

하지만 본격적인 하락장 진입이라고 판단하기엔 이르다는 분석이다. 고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강남권은 호가가 떨어지고 있지만, 그 외 중저가 아파트가 몰려있는 지역은 매수세가 여전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전세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매물이 충분히 나오고 거래될지도 미지수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가을 이사철이라 전세 매물이 워낙 없다보니 매매로 돌아서는 수요도 이어지고 있다"며 "과거에는 강남권이 떨어지면 향후 시장을 전망할 수 있는 지표로 사용되기도 했는데, 현재 상황에선 강남 집값이 떨어진다고 해서 하락 전환으로 볼 상황도 아니고, 서울 아파트값 전체가 하락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 불확실성과 공급 축소에 따른 집값 불안 요소가 여전한 가운데, 매도자가 버티기에 들어가면 집값 하락시기가 늦춰지거나 하락폭이 줄어 들 수 있다"며 "시장에서 매물이 나오고 정상적인 거래가 이뤄져야 정책 효과나 향후 집값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거상 아실 대표는 "서울 아파트 매물이 늘고있긴 하지만, 과거 부동산 정책에 따라 증감하는 매물량과 비교해서 부동산 시세의 방향을 가늠할 정도로 의미있는 수치는 아니다"라면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의 불안정한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서울 집값의 하향 안정세를 논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U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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