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의 '도둑맞은 가난'이 병무청 국감장에 등장한 까닭

김당 / 기사승인 : 2020-10-13 16:3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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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현장] "병역판정검사서 현역 62%, 보충역 38%, 면제 0"
이채익 의원 "추미애 장관 아들 병명의 군 면제자 한 명도 없어"
秋 "면제 받을 수 있는데 입대"…윤주경 "신성한 국방의무 도둑맞아"

13일 병무청을 대상으로 한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완서 작가의 소설 〈도둑맞은 가난〉이 등장했다.

 

▲ 13일 국회 국방위의 병무청 국정감사에서 윤주경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국회 사무처 제공]


윤주경 의원(비례대표, 국민의힘)은 이날 질의에서 '징병검사 결과에 사회적 지위나 경제력 영향'이란 제목의 슬라이드를 띄워놓고 '도둑맞은 가난'의 한 대목을 소개했다.

"부자들이 가난을 탐내리라고는 꿈에도 못 생각해본 일이다. 그들의 빛나는 학력, 경력만 갖고는 성이 안차 가난까지 훔쳐다가 그들의 다채로운 삶을 한층 다채롭게 할 에피소드로 삼고 싶어한다는 건 미처 몰랐다."

 

윤 의원은 앞서 모종화 병무청장에게 "질병이 치유가 안된 상태에서 입대한 사람이 있는가. 현역으로 복무했다는 것은 법적으로 면제대상이 아닌 것이고 현역으로 복무했다는 것은 해당 질병이 치유됐다는 것 아닌가"라고 질의했다.

 

추미애 장관의 아들은 병역 면제 대상이 아니라는 답변을 이끌어내기 위한 질의였다. 앞서 추 장관은 아들의 군 복무 특혜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아들은 입대 전 왼쪽 무릎 수술을 받았지만 엄마가 정치적 구설수에 오를까 걱정해 기피하지 않고 입대했다"고 말했다.

 

▲ 모종화 병무청장이 13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병무청 대상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국회 사무처 제공]


이에 모 청장은 "(질병이) 치유가 되고 신체 검사에서 합격해야 한다"고 답했다. 병무청장의 답변에 따르면, '엄마가 정치적 구설수에 오를까 걱정돼 기피하지 않고 입대했다'는 추 장관 해명이 사실과 다르다는 얘기다.

 

그러자 윤 의원은 "누구에게는 군대가 '안 가도 되는데 엄마를 위해 입대해 주는' 선택해서 갈 수 있는 곳이 됐다"며 "(병역 의무가) 엄마의 사회적 지위를 위해 장식품이 돼 버린 것"이라고 꼬집어 말했다.

 

윤 의원은 이어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도둑맞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면서 "대한민국 청년들이 돈도 없고 잘난 부모도 없어서 군대를 간다는 생각이 안들도록 형평성과 공정함을 지키기 위해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추미애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아들이 (슬개골 연골연화증으로) 군(병역) 면제를 받을 수 있었는데 군에 갔다"고 밝혔지만, 추 장관의 해명과 달리 같은 병명으로 병역을 면제받은 인원은 1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위 이채익 의원(울산 남구갑, 국민의힘)이 13일 병무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0년 8월 현재까지 병역판정검사 당시 추 장관 아들 병명인 '슬개골 연골연화증' 사유로 신체검사에서 군 면제를 받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아래 [표] 참조).

 

[표] 병역판정검사 슬개골 연골연화증 사유 신체등급 판정 현황('20. 8. 31 현재, 명)

구 분

2015년

2016년

2017년

2018년

2019년

'20.8월

합 계

3급

53

63

69

36

42

22

288

67.9%

68.5%

71.9%

50.0%

52.5%

59.5%

62.3%

4급

25

29

27

36

38

15

174

32.1%

31.5%

28.1%

50.0%

47.5%

40.5%

37.7%

합계

78

92

96

72

80

37

462

* 1~2급, 5~6급 판정 기준 없음 (자료: 병무청)

당시 슬개골 연골연화증 사유로 신체등급 판정을 받은 인원 총 462명인데 그중 현역 대상인 3급은 288명(62.3%), 보충역인 4급은 174명(37.7%)인 것으로 나타났다. 군 면제자는 한 명도 없었다.

 

특히 추 장관 아들 서 씨가 입대한 2016년에도 총 92명 중 68.5%에 달하는 63명이 3급 판정을 받고 나머지 31.5%에 해당하는 29명이 4급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법무부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아들이 군 면제를 받을 수 있었는데 군에 갔다'는 추 장관 발언과 달리 실제 병역판정검사 결과에서 면제를 받은 이가 한 명도 없었다는 것이다.

 

추 장관은 지난번 대정부질문에서 '서 씨의 병명으로는 면제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야당의 지적에 "(아들이) 만약 2016년에 양쪽다리를 다 수술 받았다면 4급에서 7급 사이일테니 현역 자원은 아니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병무청이 제출한 서 씨 병명에 따른 신체검사 등급 판정 기준에 따르면, 슬개골 연골연화증은 가벼운 '경도'일 땐 3급(고졸 이상 학력자는 현역 대상), 심각한 '중등도' 이상일 때는 4급(보충역)을 판정 받는다고 돼 있다.

 

다만, 신체검사 당시 '의학적 소견이 명백한 경우'에 해당하면 7급 판정을 받게 된다. 7급은 재검사 대상자라는 의미이지 병역면제는 아니다.

 

이를 근거로 이 의원은 "추 장관의 '아들 면제' 발언은 거짓임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U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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