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EMP탄이 없다는 게 이상…개발 안 했을 이유 없어"

이원영 / 기사승인 : 2020-09-24 15: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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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학기술 전문 베를린자유대 강호제 박사
미국이 가장 두려워할 정도로 파괴력 광범위
"북한의 과학기술 활용한 스타트업 교류 필요"
북한이 2017년 9월 6차 핵실험 성공 당시 '충격적인 실제 행동'의 수단으로 지목한 EMP(전자기파: Electro-Megnetic Pulse)탄이 이미 개발되었을 것이란 전문가의 주장이 나왔다.

북한과학기술정책 분야 전문가인 강호제 박사(베를린자유대 연구원·북한과학기술연구센터 소장)는 23일 UPI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북한에 EMP탄이 없다고 하는 게 이상할 것"이라면서 "북한의 과학기술 수준으로 볼 때 EMP탄은 실전에 활용할 수준으로 개발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강호제 독일 베를린자유대 연구원. [왈가왈북 유튜브 캡처]

강 박사는 "EMP탄은 핵폭탄을 시험하다가 우연찮게 발견한 효과로 개발되기 시작한 것"이라며 "핵분열탄은 물론, 핵융합탄까지 개발한 북한의 핵개발 능력으로 EMP탄을 개발하지 않을 이유가 없고, 못할 이유도 없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6차 핵실험에 성공한 뒤 "수소탄을 폭발시켜 광대한 지역에 초강력 EMP 공격을 가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핵 EMP탄이 공중에서 폭발하면 엄청난 양의 고출력 전자기파가 발생하고 전자기기는 물론 전자회로가 포함된 함정과 전투기 등 첨단무기와 전자 시스템 등을 순식간에 마비시킬 수 있다.

그동안 미국은 북한의 EMP탄 보유 가능성에 대해 잇단 우려를 표하고 대응책을 마련해왔으나 공식적으로 북한의 EMP탄 보유를 인정한 적은 없다.

강 박사는 "EMP탄은 핵폭탄으로 인한 방사능 낙진 등의 우려는 많이 줄여주지만 높은 곳에서 터지므로 작용반경이 굉장히 크며 전자기기는 물론 모든 도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피해 정도는 핵폭탄보다 더 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은 북한의 EMP탄 보유 가능성에 우려를 표한 바 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ICBM에 전자기파 핵탄두를 탑재해 태평양 상공에서 폭발 시키는 것이 가장 우려된다"고 말한 바 있다.

제임스 울시 전 CIA 국장과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 등도 "(북한의) EMP 공격이 물리적 핵타격 보다 훨씬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 EMP탄의 가공할 파괴력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보여주는 CNN 영상. [화면 캡처]

북한의 과학기술 수준에 대해 강 박사는 "민수분야는 뒤떨어졌지만 군사분야는 세계 톱5에 들 정도로 극도의 비대칭 구조"라면서 "달구지와 ICBM이 공존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강 박사는 이어 "북한의 마지막 목표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완성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인철 합동참모의장도 지난 16일 후보자 청문회에서 "북한의 내달 당 창건 기념일을 계기로 SLBM 발사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 SLBM은 시험 개발 단계이며 양산 및 전력화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강 박사는 남한의 '4차산업혁명'과 북한의 '새 세기산업혁명'이 남북 과학기술 분야 교류에서 접점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한국의 기술력과 북한의 노동력'이 남북경제협력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키워드였다면 이는 완전히 북한의 축적된 과학기술력을 오독하는 것이라는 게 강 박사의 주장이다.

강 박사는 북한의 과학기술과 인력을 활용하는 스타트업 추진 사업이 남북협력의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분단 이후부터 과학기술을 강조해온 북한에는 축적된 토착기술이 많이 있으며 이를 남한의 자본과 마케팅으로 결합시키면 커다란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강 박사의 제안이다. 그는 이 같은 내용으로 '서울-평양 과학기술교류 협력 방안'을 주제로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강 박사는 "이념을 위주로 하는 정치쪽 통일 논의는 젊은이들에게 낡았다고 인식된다"며 "북한 과학기술을 이용한 스타트업 추진사업은 남북교류 사업인 동시에 한국 청년들에게는 일자리 창출과도 연결되며 큰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라며 당국의 관심을 당부했다.

강호제 박사

경남과학고와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북한과학기술정책사로 이 분야 박사 1호를 받았다. 평화통일에 힘을 보태기 위해 아무도 하지 않던 분야를 택했다고 한다. 석사논문으로 현대북한연구 제1회 논문상을, 박사논문으로 북한연구학회 신진학자 학술상을 수상했다. 겨레하나평화연구센터 소장을 맡고 있으며 독일 튜빙겐 대학 연구교수를 거쳤다. <과학기술로 북한 읽기 1>, <북한과학기술형성사 1> 등의 저서가 있다.
UPI뉴스 / 이원영 기자 lwy@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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