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정책 폄훼하는 얼빠진 조세연"…홍남기와 2차전?

김영석 / 기사승인 : 2020-09-16 16: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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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연 "지역화폐는 사회 전체 후생수준 저해"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역화폐'와 관련해 연구보고서를 발표한 조세재정연구원에 대해 전방위 공격에 나섰다. 공격의 방식도 기존의 논리적 전개를 넘어 '얼빠진 국책연구기관'이라는 막말성 원색표현에 이어 '문책'까지 들먹이며 분노를 표출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 지사는 15일 저녁과 밤 3차례에 걸친 페이스북에 장문의 공격성 글을 올린 데 이어, 트위터를 통해서도 조세연 공격에 나섰다.

 

▲이재명 경기지사 [경기도 제공]


하나의 안건을 넣고 하루 저녁에만 4차례나 SNS를 통해 공세를 편 건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16일 아침에는 '경기연구원'이 '조세연 지역화폐 보고. 부실자료 사용한 과장된 분석결과'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다시 조세연 공격에 나섰다. '경기연구원'은 경기도의 정책을 뒷받침해주는 연구기관이다.


하룻밤에 4차례 걸쳐 '조세연' 공격나선 이 지사

이 지사는 15일 오후 6시 무렵 페이스북을 통해 포문을 열었다. '근거없이 정부정책 때리는 얼빠진 국책연구기관'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정치적 고려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일방적 주장을 연구 결과라고 발표하며 정부정책을 폄훼하는 정부연구기관이 아까운 국민 혈세를 낭비하는 현실이 참으로 실망스럽다"며 "정부정책 훼손하는 국책연구기관에 대해 엄중문책이 있어야 마땅하다"고 공격했다.

 

이어 같은날 자정 무렵, '물을 개천에 줘야 흐르는데 저수지에 주고 물이 안 흐른다 하니 답답하다' 라는 글에 이어 '지역화폐 폄훼한 조세재정연구원 발표가 얼빠진 이유 5가지'라는 제목의 글을 잇따라 올렸다.

 

조세재정연구원 발표가 얼빠진 이유 5가지로 이 지사는 △'지역화폐' 정책이 문재인 정부의 핵심정책의 하나인 점 △2010~2018년 사이 과거 정부의 지역화폐 통계를 인용해 지금 시점에서 보고서를 낸 이유 △지역화폐 예산낭비 부분 지적 △보고서가 타 국책기관 연구결과와 상반된다는 점을 들었다.

 

이 와중에 트위터를 통해서도 "지역화폐정책 개발자인 이재명을 때리려다 지역화폐를 공약하고 집행중인 문재인 정부를 때리고 있다"며 "그래서 얼빠진 국책 연구기관"이라고 공격을 이어갔다.

 

하룻밤을 넘기나 싶던 이 지사의 공격은 날이 새면서 '경기연구원'의 공세로 이어졌다. 경기연구원의 유영성 기본소득연구단장과 김병조 선임연구위원은 16일 오전 '지역화폐의 취지 및 상식을 왜곡한, 부실하고 잘못된 연구 보고서를 비판한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입장문에서 유 단장은 "지역화폐가 경제적 부담만 클 뿐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안 된다는 취지의 해당 보고서는 지역화폐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부정을 넘어 지역화폐 발급으로 골목상권 활성화를 뒷받침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을 뒤집는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조세연 보고서 내용이) 사실이라면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를 바꿔야 할 중대한 사안이며, 사실이 아니라면 국책연구기관이 정부가 추진하는 국정 운영에 대해 혼선을 야기하고 있으니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대통령 끌어들인 홍남기 vs 이재명 '2라운드'

 

이 지사가 전방위로 조세연을 공격하고 나선 것은 국책 연구기관의 보고서인 만큼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기본소득'의 근거가 훼손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조세재정연구원이 발표가 5가지 얼빠진 이유'의 이재명 경기지사 페이스북 캡처


여기에 '지역화폐' 공급방식을 놓고 마찰을 빚었던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 보고서 발표에 개입했다는 판단도 확전의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물을 개천에 줘야 흐르는데 저수지에 주고 물이 안 흐른다 하니 답답하다' 는 제목의 글에서 보인 "문재인 정부의 핵심정책의 하나인 지역화폐를 비난하는 국책연구기관이나, 이들에 의지하는 경제관료의 고집스런 태도가 참으로 걱정"이라는 표현이나 "정치적 고려에 의한 것"이라는 표현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 때문에 이번 싸움은 재난지원금 지급방식이 빚은 설전에 이어 홍 부총리와 이 지사간 '2차전'이라는 견해가 많다.

 

이 같은 인식에 지역화폐 정책이 '문재인 정부'의 핵심정책 가운데 하나라며 문 대통령을 싸움에 끌어들이고, 더 나아가 대통령 정책을 욕했으니 문 대통령이 나서서 처벌하라는 '엄중 문책' 요구까지 이어지면서 이번 '지역화폐' 싸움은 향후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세연 연구자료 "지역화폐는 보호무역성 경제정책…사회 전채 후생수준 저해"

 
이 지사에게 전면전 태세를 갖추게 한 조세연의 연구자료는 어떤 것일까. 15일 발표된 자료는 '지역 화폐 도입이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은 2010~2018년 지역화폐에 대한 조세재정연구원 자체 연구 결과물이다.

 

▲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제공


'지역 화폐가 소비자 후생 손실, 예산 낭비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우선 보고서는 지역 화폐 도입을 통한 지역 내 소매업 매출 증가는 결국 인접 지역의 소매업 매출 감소를 대가로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결국 지역 화폐가 '국가 간 무역 장벽'이나 '보호무역조치'와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회 전체의 후생을 고려해야 하는 중앙정부의 관점에서는 소비 지출을 특정지역에 가두는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결국 특정 지자체에서 지역 화폐를 발행하면 인근 지역에서도 발행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결국 모든 지역에서 지역 화폐를 발행하게 되면 사회 전체적으로는 '발행비용' 등의 손실만 떠안게 돼 국가 전체적인 후생 수준을 저해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특히 올해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지역화폐 액수가 9조원으로, 정부와 지자체가 이 가운데 보조금(발행액의 10%)으로 9000억원을 지출하게 되고, 9000억원 중 460억원 정도가 소비자 후생으로 이전되지 않는 '사중손실'로 작용한다고 추정했다.

 
이와함께 발행비용(인쇄비·금융 수수료)이 액면가의 2%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1800억원이 별도로 소요되고 결국 9000억원 중 2260억원(약 25%)이 '경제적 순손실'로 사라진다고 부연했다.

UPI뉴스 / 김영석 기자 lovetupa@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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