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리포트] "실적과 주가 괴리 크다" 미국 주식 주의보

공완섭 / 기사승인 : 2020-09-14 14: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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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대평가 된 기술주 조정 국면
실적 뒷받침 안돼 추가 폭락 우려
전문가들 "해외기업에 눈 돌려야"
미국 증시는 9월 들어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이 특히 심하게 요동쳤다. 나스닥 지수는 지난 2일 사상 처음 1만2000선을 돌파한 이후 다음날인 3일 4.96% 폭락했다. 팬데믹 선언 직후인 지난 3월 16일 이후 최대 낙폭이었다. 4일에도 장중 5% 이상 폭락했고, 다시 지난 8일 4.11% 폭락했다. 

대형 기술주가 폭락세를 이끌었다. 지난 8일 애플은 신제품 공개 일정을 발표했음에도 주가가 6.7% 떨어졌고, 테슬라는 21.1% 폭락했다. 

폭락 원인? 한마디로 "조정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투자분석전문지 인베스터스 비즈니스 데일리는 "특별한 이슈가 있어서가 아니라 투자자들이 오를만큼 올랐다고 판단해 대거 팔아 치운 것" 이라고 풀이했다.

테슬라와 애플의 액면분할이 끝나 주가상승 요인이 사라졌다는 점도 한몫했다. CNBC방송은 "대형 기술주가 과대평가됐던 게 원인"이라며 "거품을 걷어 내는 당연한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사실 일부 전문가들은 한 달 전부터 주가폭락을 예견했다.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지난 달 15일 "현재의 주가는 실물경제와 괴리가 크기 때문에 조만간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브스도 지난 달 증시 향방을 가늠하는 기관투자자 중심의 스마트머니가 빠져 나가고 있기 때문에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나스닥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증권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현재의 나스닥 증시와 주가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점들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첫째가 주가와 실적간의 괴리다. 팬데믹 선언 직후 주가와 실적이 동시에 곤두박질 쳤다가 주가는 곧 회복 됐으나 실적은 그렇지 못했다. 주가가 기업의 실질적 가치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거품론이 제기되는 이유다.

둘째는 불안정성이 고조돼 있다는 점. 이를 숫자화한 변동성지수(VIX)가 지난 3월 팬데믹 선언으로 80까지 치솟았다가 떨어졌으나 여전히 30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난 수년간 지수 20선을 유지해온 데 비하면 매우 불안한 상태다.

셋째는 과도한 기술주 중심, 거대 공룡기업 중심 구조의 문제점이다. 기술주가 S&P 500지수에서 차자하는 비중은 34%, 특히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테슬라 등 상위 10대 기술 공룡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30%나 된다. 공룡기업의 주가가 시장 전체를 좌우하는 구조인 셈이다.

끝으로 2018년 이후 주가 최고점과 최저점 간의 진폭이 갈수록 나팔처럼 확대되는 추세여서 추락할 때는 그 바닥이 어디인 지 가늠하기 어렵다. 한 순간에 벼락부자가 되거나 폭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코로나19가 현재 진행형이고, 대선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태. 실업이 최고조 수준이고, 경기가 바닥인 시점에 투자자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나. 에릭 파넬 글로벌매크로리서치 재정분석가는 "연방 정부가 하루라도 빨리 추가 긴급지원금을 풀어 파산을 막고, 불안정성을 줄여야 증시 붕괴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꼭 주식이 아니라도 채권이나 귀금속, 외환 등 안정적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종목에 분산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 미국 금융의 상징 월스트리트 이미지. [Photo by John Angelillo/UPI]

CNN비즈니스는 "등락을 거듭했지만 S&P500지수는 올들어 3%가 오른 상태여서 경기침체와 시장 불안정성에 비하면 나쁘지 않다" 고 진단하고 "애플,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이른바 5대 공룡기업이 증시를 이끌어 가는 상황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잭스 투자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인터뷰를 통해 "연내 의회의 반독점규제법 등이 입법화 되지 않더라도 빅5의 고수익 행렬은 오래 지속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가 폭락설을 제기하는 이도 있다. 션 윌리엄스 재정분석사는 다음과 같은 7가지 복병이 뛰쳐나올 경우 증시가 또 한차례 폭락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코로나가 재창궐할 가능성과 백신 개발 실패, 선거 불확실성, 추가 긴급지원금 지급 거부 또는 지연, 자동차 융자상환금 연체 등이 그것이다. 또 지나치게 과대평가된 기술주 주가, 통화정책의 실패 등도 그 중의 하나로 꼽고 있다.

특히 과대평가된 주가는 이번 폭락의 원인이 되기도 했지만 여전히 너무 오른 상태여서 시한폭탄이 될 우려가 크다. 이를테면 현재 애플 시가총액은 내년에 벌어들일 수익의 30배나 된다는 것. 주가와 실질가치의 갭이 너무 커 화근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의 투자 팁은 너무 원론적이다. 그는 "주식 시장이 또 곤두박질치면 초심으로 돌아가 포트폴리오를 재검토해 보라"고 권한다.

또 하나는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현금 등 유동성을 확보해 두라는 것. 지난 70여년간 증시는 38차례의 조정을 거쳤다. 폭락 후에는 반드시 반등, 조정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이때 재빨리 새로운 종목에 투자를 하려면 현금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해외기업에 눈을 돌려야 할 때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찰스 슈왑은 기술주 빅5의 고공행진을 보고 미국 기업이 더 투자 가치가 있다고 착각하기 쉬우나 지난 3개월간 실적을 비교한 결과 미국기업보다 더 나은 해외기업들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 기간 동안 미국 기업실적이 1% 미만에 그친 데 비해 알리바바, 텐센트, 네슬레, 타이완반도체, 로쉬 등 다른 나라 기업들은 5% 가까운 실적을 냈다는 것.

제프 클라인탑 찰스슈왑 국제투자수석전략가는 나스닥 시장의 구조적 불균형 때문에 취약성이 커지고 있다며 "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도 최근 5개 일본기업에 투자했듯이 해외기업에 눈을 돌릴 때가 왔다"고 권고했다.

UPI뉴스 / 공완섭 재미언론인 wanseob.k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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