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매출에서 희비 엇갈린 식품업계 2분기 실적

황두현 / 기사승인 : 2020-08-13 17:5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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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분기 사상 최대 실적'…글로벌 비중 내수 역전 눈앞
오리온, 해외 비중 70% 육박…농심, 美시장 선전에 영업익 360% ↑ 전망
해외 비중 10% 오뚜기, 영업익 10%감소…내수 위주 SPC삼립 실적 감소
코로나19 여파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제품 수요가 늘며 식품업계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사업 실적에 따라 업체 간 표정이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일찍이 해외 비중 확대에 나선 CJ제일제당, 오리온, 농심 등은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국내 의존도가 높은 오뚜기, SPC삼립 등은 소폭 성장하거나 실적이 감소했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CJ제일제당은 2분기 매출 3조3608억 원 영업이익 3016억 원을 기록하며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특히 영업익 증가율은 120%에 달한다.

▲ CJ제일제당은 지난 2월 뉴욕 맨해튼 중심가에서 '비비고 만두' 메뉴를 샘플링하는 '비비고 푸드트럭'을 운영하고 있다. [CJ제일제당 제공]

실적 상승을 견인한 건 해외 시장이다. 국내 식품 부문은 코로나19로 가정식 트렌드가 확대됐음에도 전년 동기 대비 2%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이에 비해 해외 부문은 미국, 중국 등 대형 시장의 수요 증가로 같은 기간 26% 성장했다. 총 해외 매출은 1조485억 원으로 내수 매출과의 격차가 1000억 원 미만으로 좁혀졌다.

이미 가공식품의 글로벌 비중은 59%로 내수를 역전했고, 식품 사업도 50%에 육박했다. 미국 냉동피자 업체 슈완스가 19% 성장하며 미국 시장 확대를 주도했다. 지난해 363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이미 국내 매출을 앞지른 비비고 만두 역시 판매가 늘었다.

중국에서는 만두 판매가 2배 이상, 간편식은 3배가량 늘어나며 매출이 35% 늘었다. 베트남도 포장 음식과 김치 판매가 늘었다.

CJ제일제당 측은 "미국 냉동식품회사 슈완스와 현지 CJ의 영업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라며 "미국 통합 시너지 및 중국사업 재도약을 꾀하겠다"고 밝혔다.

오리온도 글로벌 시장 확대 효과를 봤다. 2분기 매출 5151억 원, 영업이익 862억 원으로 각각 75.8%, 35.8% 성장했다. 전체 실적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 실적이 두 배 이상 훌쩍 뛰었다.

지난 2분기 오리온 실적의 3분의 1 가량을 차지하는 국내 실적은 11% 증가한데 비해 중국 140%, 베트남 122%, 러시아 96% 급성장한 효과를 받았다. 이들 3국은 영업이익률도 10% 후반에 달해 이익기여도가 높았다.

▲ 오리온 중국 법인 사옥 전경 [오리온 제공]

중국 시장 경쟁업체인 펩시나 로컬 업체 왕왕 등은 코로나19가 발원한 우한 지역 생산 비중이 높아 반사이익도 얻었다. 키움증권은 2분기 중국 스낵 시장 점유율이 전년 동기 대비 1.1% 포인트 증가한 10.8%에 이를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품목별로는 국내에서 스낵과 비스킷을 제외한 파이, 초콜릿, 껌 등이 일제히 역성장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껌을 제외한 나머지 품목 실적이 골고루 상승했다. 베트남 역시 비스킷을 제외한 전 부문 매출이 늘었다.

실적 발표를 앞둔 농심은 증권가에 따르면 2분기 매출 6494억 원, 영업이익 378억 원을 거둘 것으로 추정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3%, 영업이익 360.1% 급등한 수치다.

해외에서 코로나19의 반사이익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미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2분기 미국 법인 매출액이 100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됐다. 뉴욕타임스가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라면으로 '신라면 블랙'을 선정할만큼 현지에서 인기가 높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7월 보고서를 통해 "라면이 식사 대용으로 급부상하면서 미국 현지인의 재구매율이 유의미하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비해 아직 실적 발표 전인 오뚜기는 매출 5998억 원, 영업이익 421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매출은 5.8%, 영업익은 11% 증가한 수치다.

실적은 개선됐지만 경쟁업체인 농심 등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수치다. 내수 비중이 높아 코로나19의 글로벌 여파에 따른 반사이익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오뚜기 진라면이 진열되어 있다. [뉴시스]

오뚜기는 전체 실적에서 해외 비중이 10% 미만에 불과하다. 지난 1분기 기준으로 558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14%가량 늘어난 점이 위안거리다.

다만 최근 들어 기존에 판매법인이던 베트남에서 라면 공장 등 제조 시설을 확대한 점과 미국과 뉴질랜드 법인의 매출도 전년 대비 늘어났다는 면에서 해외 사업 전망을 밝은 편이다.

SPC삼립의 매출은 619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1% 늘었으나, 영업이익 93억 원으로 44% 감소했다. 주력 사업인 제과제빵이 전통적으로 내수산업인 데다가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베이커리와 푸드가 전적으로 내수에 의존하고 있다.

상해법인을 통해 일부 해외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나 올 2분기 성장세는 미약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투자증권은 상해 GFS의 매출액은 13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SPC 그룹 내 계열사인 파리바게뜨가 중국에서 3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미국에서도 80여 개 매장을 출점한 만큼 해외 사업 비중은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SPC 허영인 회장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2030년까지 미국에 파리바게뜨 매장을 2000개 만들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2005년 미국에 진출한 SPC그룹은 현지 생산시설 2곳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식품회사 간 명암이 갈리는 건 국내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선제적으로 해외사업을 확대한 기업의 실적이 도드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식품 사업은 문화에 따른 선호도 차이가 크기 때문에 현지화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 업계의 통설이다.

실제 CJ제일제당이 처음 해외법인을 세운 건 30여 년 전 인도네시아에서다. 농심도 1970년대 미국 시장에 라면을 수출한 뒤 1994년 농심 아메리카를 설립했다.

특히 최근에는 성장률이 높은 아시아권으로 진출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5.9%로 글로벌 평균인 1.9%의 3배가량 높다. 롯데푸드는 2014년 베트남 수출을 시작했고, 아워홈은 2017년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경제성장과 인구증가가 둔화로 산업이 성숙기에 들면서 성장도가 정체하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도 식품시장 성장률이 높은 아시아 지역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UPI뉴스 / 황두현 기자 hdh@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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