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검찰은 성역…공수처 생기면 검사 여럿 구속될 것"

주영민 / 기사승인 : 2020-04-14 10:4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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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스트레이트 단독 인터뷰…검찰 성폭력 은폐 지적
"초임 검사 시절 고문·뒷돈 여전…죄의식 없는 비리 놀라
죄목, 이름 딱 보고 배당으로 덮어라, 죽여라 신호 보내"
"성폭력, 성매매 (처벌 법률이) 다 있는데 검사들이 성매매하러 나가니까 이상하잖아요."

▲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는 13일 MBC 탐사기회 스트레이트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검사 성폭력 은폐 의혹에 면죄부를 준 최근 검찰의 불기소 결정을 조목조목 비판하며 재정신청을 통해서라도 검찰의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밝혔다. [MBC 스트레이트 캡처]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는 13일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와의 인터뷰에서 검사 성폭력 은폐 의혹에 면죄부를 준 최근 검찰의 불기소 결정을 비판하며 재정신청을 통해서라도 검찰의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임 검사는 최근 논란이 불거진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74) 씨의 사문서 위조 사건이 재판에 넘겨지는 과정에 대해 "동병상련의 아픔"이라며 운을 뗀 뒤 "그것(성폭력 은폐 사건)도 검찰에서 캐비닛에 장기간 방치됐던 사건이지 않느냐. 캐비닛에 계속 방치돼 있다가 방송 나오니까 바로 조사를 들어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에 장모 사건을 기소한다면, 현직 검찰총장 장모도 기소하는데 제 고발 사건도 조금 기소해주지 않을까(라는 기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임 검사가 고발했다는 사건은 바로 2015년 검찰 간부들의 성폭력을 검찰 수뇌부가 조직적으로 축소 은폐했다는 의혹을 의미한다.

임 검사는 당시 검찰총장을 포함해 자신이 고발한 사건의 당사자들도 법의 심판을 받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희망을 가졌지만, 이 같은 기대는 검찰의 불기소 처분으로 물거품이 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임 검사는 "검찰의 자정 능력이 솔직히 없다고 현실적으로 인정할 건 인정하고 체념할 건 체념하고, 현실을 직시해야지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법원을 통해서 검찰개혁을 강제 집행하겠다는 마음으로 재정신청(검사가 고소·고발 사건에 대해 독단적으로 불기소 결정을 내렸을  결정에 불복하는 고소)을 염두에 두고 고발장을 낸 것"이라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날 임 검사는 2000년대 초반 자신의 초임 검사 시절 이야기를 하며 당시 고문은 물론, 뒷돈을 받고 사건을 무마하는 일이 검찰 내부에서 있었다고 털어놨다.

임 검사는 "2001년 초임 때 선배들한테 들었던 두 가지 충격적인 말이 있는데 하나가 뭐였냐면 고문을 (해야 한다는 것으로) 말로 하면 사람들이 거짓말을 할 거 같냐고, 자신에게 불리한 진실을 이야기하게 된다"며 "'이상하다? 이거 독직폭행인데 지금 무슨 소리야?'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2002년에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사람이 죽어 나갔다. 그때까지 고문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다음이 선배들이 변호사들한테 뒷돈 받는 것에 대해서 주저를 안 했다는 것"이라며 "뒷돈을 좀 받더라도 그래서 그 사람들 사건을 좀 봐주고 그 뒷돈으로 수사를 해서 거악을 척결하면 검사로서 더 큰 보람이 있는 일을 한다고 말했다. 그 말에서 납득이 안 됐다. 죄의식이 없는 그런 사람들이 후배들을 가르치는 거다"고 지적했다.

임 검사는 '정책 미제'와 '관선 변호', '배당 농간' 등 검찰 수사의 공정성 자체를 의심케 하는 내부 문제점에 대해서도 적나라하게 고발했다.

임 검사는 "검찰 안에서 쓰는 은어가 '정책 미제'라고 한다. 정책적으로 들고 있는 사건. 정책 미제 사건이라고 하는데 전국에 보면 각 검찰청에 중요 사건이 1부에 많이 가고, 전국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 많이 몰린 건 중앙(서울중앙지검)이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제 고발 사건 같은 경우도 중앙 1부에서 2년 들고 있었다. 1부장실에 있는 사건들 몇 달, 심지어는 1년, 2년. 전 그나마 공소시효가 2년 만에 완성되려고 하니까 처리한 건데 경우에 따라 3, 4년도 간다"고 지적했다.

임 검사는 검찰 윗선이 마음대로 하는 자의적인 사건 배당 시스템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중요한 사건, 민감한 사건 아무리 강직한 검사한테 줘도 그 검사한테 한 달에 500건씩 주면 수사 제대로 못 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러니까 '배당으로 조져버리는 거다'라고 우리는 하는데, 그렇게 되면 수사를 하게 할지 말지, 수사를 제대로 하게 할지 말지 배당권자의 손장난이 있다"며 "손기술이 들어가기 때문에 그걸 막고 공정해지려면 배당에서의 공정성은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딱 보고 죄명, 피의자 이름이나 이런 거 보면서 중앙 형사 1부에 가면 정책 미제 사건 덮으라는 게 대부분"이라며 "'덮거나 최소화시켜서 기소하라' 그러니까 특수부 하면, '파서 죽여라' 사인이다. 배당에서 수사 방향에 대한 사인이 일어난다"고 강조했다.

임 검사는 '빽' 있고 힘 있는 사람들에 대한 수사 때마다 검찰 안팎의 압력이 여전하다며 이때 검찰 내부 은어로 '관선 변호사'가 등장한다고 고백했다.

임 검사는 "'전관 변호사'라는 용어 말고 '관선 변호사'라는 용어가 있다. 관에서 붙여주는 변호사"라며 "전관이나 누가 '빽'이 들어왔을 때 상급자 중에 간부들이, 현직에 있는, 관에서 붙여준 변호사 활동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중앙에서나 조사부나 강력부나 특수부에서는 '위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관선들이 여러 명 붙어버리면 바람의 방향이 일률적이지 않아서 수사 검사가 애를 많이 먹는다'이런 얘기는 뭐 현실적으로 좀 들린다"고 설명했다.

임 검사는 이날 오는 7월 출범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없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그런데 다만 공수처가 '아기 공수처'지 않느냐"며 "아기 공수처로 거대한 검찰을 얼마나 견제할 수 있을까에 대한 조금 조심스러움은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공수처라도 감시할 자가 있으면 검찰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할 수 있는 공수처의 검사가 있다면 검찰이 지금같이 마음대로 할 수는 없다"며 "감시자 하나, 약한 강제 수사권을 가진 약한 감시자 하나가 있는 거니까 없는 것보다 확실히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임 검사는 "지금까지 비유하자면 검찰은 수사의 성역이었다"며 "공수처가 생기면 검사들 여럿 구속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고 선례만 생긴다면 검사들이 조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U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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