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깊어지는 의혹, 말 없는 윤석열…그 끝은?

주영민 / 기사승인 : 2020-04-09 15:3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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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관련 의혹 증폭·검언 유착 의혹 처리 지지부진
검찰 수사로 진상 파악…공수처 1호 사건 오명 쓰나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사서삼경 중 하나인 대학(大學)에 나오는 이 말은 한때 웬만한 집에서 가훈으로 쓸 정도로 유명한 문구다.

유교에서 강조하는 올바른 선비의 길을 의미하는 이 문구는 먼저 자기 몸을 바르게 가다듬은 후 가정을 돌보고, 그 후 나라를 다스리며, 그런 다음 천하를 경영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장모와 부인 의혹(수신제가)과 채널A·검사장 유착 의혹(치국)으로 연일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먼저 MBC 프로그램 '스트레이트'의 '장모와 검사'편으로 촉발된 윤 총장의 장모 최모(74) 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관련해 부인 김건희 씨도 일부 의혹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내용이 전파를 타면서 논란을 양산하고 있다.

최 씨가 허위 은행잔고증명서를 만들어 10억 원을 빌리는 과정에서 김 씨가 투자 전반에 관여했고 또 다른 분쟁을 불러온 도촌동 땅 투자 때도 최 씨의 동업자였던 안모(58) 씨와 김 씨가 돈을 주고받았다는 의혹 등이 스트레이트를 통해 보도됐다.

김 씨는 이와 함께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 비서관과,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 조대진 후보 등으로부터 최근 검찰에 고발당했다.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2010년부터 2011년 주식 시장 '선수'로 활동한 이모 씨와 공모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의 시세를 인위적으로 조종했다는 의혹에 김 씨도 연루됐다는 것이다. 

이처럼 장모와 부인과 관련해 각종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커지고 있지만, 윤 총장은 현재까지 뚜렷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자신과는 관계없다는 메시지를 무반응으로 보내고 있는 것 같다. 

일각에서 오는 7월 출범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해당 사건을 밝혀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한다.

법무부가 감찰을 예고하고 검찰에 고발장도 제출된 채널A 기자와 현직 검사장 간 유착 의혹에 대한 윤 총장의 대응도 이해하기 어렵다.

복수의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휴가를 마치고 전날(8일) 출근한 윤 총장은 해당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 부서로 대검 인권부를 지목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운영 규정에 근거해 감찰 개시 권한이 감찰 본부에 있다는 입장을 밝힌 한동수 대검 감찰본부장은 지난 7일 윤 총장에게 해당 사건에 대한 감찰을 착수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윤 총장은 "녹취록 전문을 살펴보고 필요할 경우 감찰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을 감찰본부에 전달하며 이를 반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자신의 측근 검사장의 의혹을 놓고 투명하게 밝히겠다는 윤 총장의 의지를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재경지법 출신 한 변호사는 "윤 총장이 이번 감찰이 자신을 겨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대검 차원에서의 진상조사가 지지부진하면 결국 법무부가 감찰에 나설 명분을 주는 꼴이 될 것"이라며 "윤 총장이 해당 의혹을 투명하게 밝히기 위한 결단을 조속히 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총장의 가족 사건과 검·언 유착 의혹 모두 검찰 수사를 거친 뒤 법정 공방을 통해서 가려질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장모 최 씨의 은행잔고증명서 위조 혐의는 다음달 14일 의정부지법 형사8단독 심리로 재판이 열린다. 부인 김 씨 사건은 열린민주당 고발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채널A·검사장 유착 의혹은 민주언론시민연합의 고발건에 대한 검찰 수사를 각각 받게 됐다.

또 다른 변호사는 "검찰 수장의 가족과 측근이 연루된 사건을 얼마나 성실히 조사해서 진상을 밝혀낼 수 있을지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검찰은 염두에 둬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오는 7월 출범하는 공수처 1호 사건이 검찰의 수장과 관련 사건이 되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될지도 모를 일"이라고 말했다.

▲ 주영민 사회부 기자

U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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