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별거 아냐"…중남미 대통령 3인 안이한 대처로 '눈총'

양동훈 / 기사승인 : 2020-03-26 10:2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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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지지자 아이들에 뽀뽀하고 부적 소지
브라질, "코로나는 작은 독감, 비상사태는 과장"
니카라과,두문불출…"신앙심으로 이겨낼 것"
자치정부와 개인, 공포 느끼며 각자도생 나서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각국 정부가 방역대책 수립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가운데, 남아메리카의 세 대통령은 코로나19를 경시하는 발언을 반복하고 있다.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왼쪽) [Pool Photo by Menahem Kahana/UPI]

25일(현지 시간) CNN에 따르면 멕시코, 브라질, 니카라과 대통령이 코로나19의 위험성을 평가절하하며 손을 놓고 있는 동안, 지방정부와 개인들이 고군분투하며 코로나19에 저항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4일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우리는 인사할 때 포옹을 해야 한다"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열흘 후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지지자들에 둘러싸여 포옹을 하고 아이들에게 뽀뽀하는 동영상을 올렸다. 이틀 뒤에는 두 개의 부적을 보여주며 바이러스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줄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22일 사람들에게 외식을 권장하는 동영상을 올리며 경제적 피해를 걱정했다. 그는 "혼란스러운 상태로 과장된 행동을 하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며 "평소 일상을 이어가자"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멕시코의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태도가 바뀌었다. 정부는 중소기업을 지원할 것이며, 100명 이상의 집회를 금지하는 등의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24일에는 "멕시코는 위기를 극복할 준비가 돼 있다. 노인들을 잘 보살펴 달라"고 전했다.

현재 멕시코의 확진자는 405명이지만, 전문가들은 실제 수치가 훨씬 더 높다고 추정하고 있다. 멕시코시티의 한 의사는 "진단키트 부족으로 충분한 진단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의료시설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전했다.

멕시코시티의 또 다른 의사는 "발병 건수가 곧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고, 멕시코의 병원들은 순식간에 붕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가 손을 놓고 있는 사이 멕시코의 지방정부와 개인들은 각자도생을 강구하고 있다. 멕시코시티는 23일 술집, 클럽, 영화관을 폐쇄하고 50명 이상이 모이는 집회를 금지했다.

다수의 멕시코시티 식당들도 자발적으로 문을 닫고 있다. 학교들도 자체적으로 휴교를 결정했으며 기업들도 자발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 12일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언론대응비서관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브라질 국민들은 대통령이 코로나19의 위협을 중대하게 받아들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일관된 행보를 이어갔다. 22일 브라질 방송사 레코드TV에 출연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는) 자그마한 독감(a little flu)"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파울루, 리우데자네이루 주지사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을 비꼬며 "코로나19에 대해 국민들은 주지사들에게 속았다는 것을 곧 알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브라질은 2554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59명이 숨져 남아메리카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국가다. 지방정부들은 축구장이나 컨벤션센터에 야전병원을 설치하고 병상을 놓고 있으며, 거의 모든 주가 집회를 금지하고 쇼핑몰을 폐쇄했으며 휴교령을 내렸다.

브라질 시민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안이한 코로나19 대처에 항의하는 의미로 매일 오후 8시 30분 창문에서 냄비를 두드리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니카라과는 아직 2건의 확진사례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시민들의 공포는 심각한 수준이다.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이 몇 주째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니카라과의 부통령이자 오르테가 대통령의 부인인 로사리오 무릴로는 국민들에게 종교에 의지하라고 충고하고 있다. 무릴로 부통령은 "신이 우리를 지켜주고 구원해주실 것을 믿으면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니카라과 지역 방송사 디지털19에 따르면 정부는 예방 조치를 거의 취하지 않고 있으며, 그저 공공위생 캠페인만 벌이고 있을 뿐이다. 적극적 조치로는 확진자가 많이 나온 국가에서 온 사람들을 감시하는 수준에 그친다.

히노테페 시의 한 의사는 "니카라과의 보건 시스템은 취약하며 대규모 감염이 발생하면 재난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런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정부가 실질적 조처를 행하지 않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전했다.

UPI뉴스 / 양동훈 인턴 기자 ydh@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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