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란의 토닥토닥] 온라인으로 옮겨간 청소년 폭력…사이버 범죄 예방과 대처법

UPI뉴스 / 기사승인 : 2020-03-17 15:45:56
  • -
  • +
  • 인쇄
▲ 언어와 영상으로 이뤄지는 폭력은 특히 그 잔상과 악영향이 실제 폭력에 비해 결코 작지 않다. [플리커]

코로나19 감염사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또 학교의 개학이 연기되었다. 학생도 선생님도 이젠 학교가 그립다. '언제 학교 가기 싫어했나?' 싶을 정도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이래야 시간을 자율적으로 꾸리면서 면역력 높이는 데 관심을 갖는 정도다. 아무래도 지금 상황에서 청소년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은 사이버 공간이다. 인터넷, SNS를 통해 친구를 만나고 대화하고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다. 그렇게라도 연대감을 느끼고픈 게 성장기 자녀의 마음이다.

청소년이 많은 시간을 인터넷이나 SNS상에서 보내다 보면 유의할 점이 있다. 바로 채팅과 정보교환 중에 사이버성희롱, 사이버 언어폭력, 왕따와 같은 사이버 범죄에 엮이지 않게 주의하는 일이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후 사이버범죄가 갈수록 늘고 있다. 익명성이 보장된 사이버공간에서 자신보다 약자로 여겨지는 대상을 향해 스트레스를 푸는 일이 많다. 죄의식 없이 저지르는 사이버테러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익명성에 기대기 어렵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처벌 강도가 높아졌다.

최근 떠오른 대학가 단톡방 성희롱 사건의 예처럼 사이버 공간에서 주고받은 내용이 법 저촉행위로 문제될 수 있다. 사이버 상에 남는 증거는 시간이 흘러도 선명하다. 학교에서 장난으로 주고받은 말은 사라질 수 있으나 SNS에 남긴 흔적은 지우기 어렵다. 애초에 자녀가 그런 사이버 왕따나 사이버성희롱에 연루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방책이 필요하다.

먼저 어떤 행동이 사이버범죄가 되는지 인지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청소년들은 사이버공간에서 습관적으로 남의 뒷담화를 할 수 있다. 자신의 성 우월의식을 무의식적으로 보인다거나 외모비하, 성적 수치감을 주는 내용은 문제가 된다. 특히 남학생들은 단톡방에서 성적인 은어나 비어로 특정 대상을 희롱하는 경우가 있다. 단톡방에 피해 학생이 없다 하더라도 문제가 된다. 장난으로 보낸 성희롱 메시지도 처벌의 대상이 된다. 불법동영상업로드 유포는 특히 위험하다.

'이렇게까지 주의해야 하나?' 하고 인식하고 있다면 지금 법의 엄정함을 모르는 말이다. 흔히 사이버범죄의 가해자는 자신의 행위에 상대가 피해를 입고 고통스러워한다는 점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언어와 영상으로 이뤄지는 폭력은 특히 그 잔상과 악영향이 실제 폭력에 비해 결코 작지 않다. 오히려 뇌리에 오래 남아 더 큰 피해를 준다. 작가 로버트 풀검은 "회초리와 돌멩이는 뼈를 부러뜨리지만 말은 심장을 찢어놓는다."고 했다. 사이버상에서 예의와 규칙을 더 잘 지켜야 하는 이유다.

특히 남학생의 경우 젠더폭력에 대해 미리 이야기해 둘 필요가 있다. 자칫 잘못되어 가해자로 몰릴 수 있다. 무지로 인해 그릇된 성의식으로 상대를 비하하거나 희화화하는 폭력을 저지를 수 있다. 상대에게 성적 수치감과 모욕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영상이나 메시지가 전송되기만 해도 법에 저촉된다. '여자가~. 남자가~ .' 이렇게 시작하는 말도 주의하여야 한다.

가정에서 부모의 언행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자녀들은 은연중에 부모의 언어습관과 성(性)인식을 닮아가기 때문이다. 나이 든 세대일수록 언어폭력과 성감수성의 이해도가 낮은 경우가 많다. '남자(여자)가 그것 가지고~ ', '장난이잖아?', '실수로 한번 그런 거 가지고 유난이네?'라는 반응은 시대착오적이다.

인터넷 예절에서 맞춤법을 갖춘 표현이 상대에 대한 관심의 크기라고 했다. 그런데 맞춤법은커녕 상대에게 다짜고짜 반말이나 욕설, 성적인 희롱을 한다면 상대를 인격적으로 모독하는 말이다. 그래서 사이버성희롱의 경우 모욕죄와 명예훼손죄가 적용된다.

다양한 사건에 연관된 청소년에게 해서는 안 될 말이 몇 가지 있다. "서로 장난하다 싸울 수 있다. 그러면서 큰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식으로 대해라.", "너만 참으면 돼, 시간이 지나면 별거 아니야. 잊어버려."라는 말은 사건을 축소하거나 되풀이되게 할 우려가 있다. 무엇이 폭력인지 무엇이 법을 어기는 행동인지 알게 해야 한다. 특히 가정에서 딸을 교육할 때는 더 조심스럽고 중대하게 고려하게 된다.

■ 강자가 약자로부터 사이버범죄의 대상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사이버성희롱의 경우 특히 여성이 피해자인 경우가 절반을 넘는다. 성적 약자로서 대항할 힘이 없어 보일 경우 피해 대상이 될 수 있다. 어린 아이, 여자, 사회적 약자, 상대적 지위가 낮은 자 등이 피해를 보기 쉽다.

■ 여학생이든 남학생이든 문제 될만한 사이버상의 증거물을 삭제하지 않고 캡처하거나 저장해 두도록 한다. 일회성인지 반복적인 지에 따라 그 경중이 결정된다.

■ 믿을 만한 상대에게 상담하고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불이익이 돌아올까 봐 '쉬쉬' 하면 반복된 피해를 볼 수 있다. 가해자는 대부분 스스로 힘을 가졌다고 여기기 때문에 일을 축소하거나 친근한 관계에서 벌어지는 장난으로 취급하려고 한다.

■ 사이버왕따 및 사이버성희롱 사건의 원인은 가해자의 행위에 있다. 일이 벌어지면 피해자는 해결방법을 무엇인지 당황하기 쉽다. 그러나 담대하게 밝히고 문제를 적절히 해결하는 방법을 구하도록 한다.

■ 사이버 공간에서의 폭력을 가볍게 여기는 풍조가 위급한 사건을 만들어낸다. 평소 자기의 감정과 생각을 분명하게 인식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어린이 등 약자일수록 자신의 감정을 인지하고 폭력성과 수치감, 피해의식을 뚜렷하게 말할 수 있는 태도를 길러주어야 한다.

'시간이 약이다.'는 말이 있다. 시간이 지나면 많은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기도 하고 관점을 달리 해 보게 되어 부담이 줄어들 때가 많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처럼 시간이 흐른다고 완벽하게 안심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적의 실체를 파악하고 치료방법을 확실히 해 두어야 안전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이버범죄 예방의 중요성도 마찬가지다.

▲ 박형란 청소년상담전문가

박형란 청소년상담전문가

[저작권자ⓒ U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핫이슈

만평

2020.9.25 0시 기준
23455
395
209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