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깬 윤석열 "우리도 바꿀 것은 바꿔야"

장한별 / 기사승인 : 2020-01-14 22:2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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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권 조정 법안 통과 후 첫 공개 메시지
"검사는 형사사법 절차 끌고 나가는 리더"
윤석열 검찰총장(60·사법연수원 23기)이 14일 후배 검사들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우리도 바꿀 것은 바꿔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 총장은 이날 오전 11시 충북 진천에 위치한 법무연수원에서 부장검사 승진 대상인 후배 검사들을 상대로 한 '리더십 과정' 강연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이 통과돼 향후 형사사법시스템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대검찰청도 후속 조치를 당장 오늘부터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수사권 조정안 통과 이후 내부 구성원들에게 공개적으로 밝힌 첫 메시지다.

▲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2020 대검찰청 신년 다짐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정병혁 기저]

법무부가 단행한 검찰 고위 간부 인사 이후 침묵을 지켜온 윤 총장이 수사권 조정안 역시 받아들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미 국회를 통과한 법을 놓고 청와대 및 법무부와 불필요한 논쟁을 벌이지 않겠다는 뜻이란 분석도 나온다.

윤 총장은 법 개정에 따라 검찰 조직도 바뀔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형사사법 시스템의 변화에 따라 검사의 본질을 깊이 성찰해야 할 시기가 됐다"며 "(죄의) 구성요건만이 아니라 가벌성(형벌 필요성)을 따지고 공적 자원을 투입해서 해야 할 일인지도 살펴 형사 문제로 해결할 일이 아닌 것은 비형사화하는 등 우리도 바꿀 것은 바꿔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검사 신문조서의 증거 능력이 제한되는 것과 관련해서도 검찰 조서로 재판하는 게 국가 사법 시스템 비용 절감 및 효율성 측면에서 도움이 되긴 하지만 "법과 국민의 인식이 바뀌었으니 검찰도 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여전히 수사와 소추, 형사사법 절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검사의 역할이고, 검사는 형사사법 절차를 끌고 나가는 리더"라며 후배 검사들을 다독였다.

윤 총장은 후배들에게 '헌법주의자'가 돼야 한다는 당부도 남겼다.

그는 "헌법정신은 국민이 모두 동의하는 국가 핵심 가치체계인 만큼, 이것을 지켜내는 데 검찰의 자원을 써야 한다"며 "호흡을 길게 갖고 검사의 본질적 권한과 책무가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앞서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윤 총장에 대한 신뢰를 표명하면서도 검찰 개혁에 적극 나서줄 것을 독려했다.

윤 총장 역시 그간 검찰 개혁 법안의 세부 내용을 놓고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내기도 했지만 원칙적으로 "최종 국회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혀온 만큼 수사권 조정안에 맞춰 검찰 문화 및 제도를 바꿔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직접 수사 부서 폐지를 골자로 하는 직제개편안 등에는 우려를 표한 바 있어 향후 세부 검찰개혁안을 두고 법무부와 갈등을 빚을 가능성은 남아있다.

한편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 통과 후 이날에만 현직 검사 3명이 사임 의사를 전했다. 대검찰청에서 근무하며 수사권 조정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형사부 검사의 얘기를 다룬 베스트셀러 '검사내전'의 저자이기도 한 김웅(50·29기) 법무연수원 교수는 "민주화 이후 가장 혐오스러운 음모이자 퇴보"라고 지적하며 사의를 밝혔다.

또 상상인저축은행을 둘러싼 각종 의혹 수사를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 김종오(51·30기) 부장검사와 '의사 출신 2호 검사' 송한섭(40·39기) 서울서부지검 검사도 사의를 표명했다.

U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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