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소통·협치 절실하나 현실은 거꾸로…상당부분 대통령도 책임"

장기현 / 기사승인 : 2020-01-14 14: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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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자회견 107분간 진행…"국민·국회와 더 소통할 것"
"검찰, 스스로 개혁 주체라 인식해야…총장, 앞장 서줘야"
"부동산 안정 위해 강력한 부동산 대책 끝없이 내놓을 것"
"남북관계 최대한 발전시켜 나가야…북미대화에 선순환 영향"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우리 정치를 보면 소통·협치·통합 같은 것이 참으로 절실한데, 현실은 너무나 거꾸로 가고 있어 대통령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 마무리 발언에서 "상당 부분은 대통령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책임을 다 미루려는 뜻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신년사와 별도로 오늘 기자회견을 했는데 국민의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면서 "국민과 더 많은 소통을 하고, 다음 국회와 더 많은 소통을 통해 협치의 노력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은 2018, 2019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확실한 변화, 대한민국 2020'이라는 부제로 열린 회견은 오전 10시부터 107분간 진행됐다.

이날 기자들과의 문답은 사전에 질문자를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치·사회, 민생·경제, 외교·안보 등 세 가지 주제로 나뉘어 이뤄졌다.

첫 주제인 정치·사회 분야에서는 최근 검찰 인사를 비롯한 정부와 검찰 사이의 갈등 양상과 관련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신임 여부를 묻는 등 검찰에 관한 질문이 주를 이뤘다.

문 대통령은 검찰 개혁과 관련해 "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이라는 검찰개혁의 제도적 작업이 끝났다"며 "검찰의 권한이 과거보다 줄긴 했지만, 검찰은 여전히 주요 사건의 직접 수사권을 갖고 있고 경찰 수사 사건에 대한 영장 청구권을 갖는 등 여러 가지 수사요소를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연간 기소되는 판검사 수가 몇 명이나 되겠냐. 여전히 기소독점 상태기 때문에 검찰개혁이 중요하다"면서 "검찰개혁은 스스로 주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하고 검찰총장이 앞장서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윤 총장에 대해 "엄정한 수사 권력에 굴하지 않는 수사를 하는 점에서 국민의 신뢰를 얻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검찰도 민주적 통제를 받아야 하는 기관으로 국민의 비판을 받는 수사 관행을 없애는데 윤 총장이 앞서 준다면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불거진 검찰 고위직 인사 논란에 대해 "법무부 장관이 인사안을 만들어 보여줘야만 의견을 주겠다는 것은 인사프로세스의 역행"이라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그 한 건으로 윤 총장을 판단하고 싶지는 않다"며 "의견을 말하고 제청하는 방식이나 절차가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판단하기에 이번을 계기로 절차가 투명하게 정립돼 나가길 바란다"고 부연했다.

이어 "법무부 장관이 검찰사무의 최종 감독자라는 것은 제가 말한 것이 아니라 검찰청법에 규정돼 있는 것이고 저는 그 규정을 말한 것"이라며 "수사권은 검찰에게, 인사권은 장관과 대통령에게 있다. 검찰 수사권이 존중돼야 하듯이 검찰에 대한 인사권도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조국 전 장관을 둘러싸고 벌어진 국민 갈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조 전 장관을 지지하든 반대하든 그 문제를 둘러싼 갈등을 이제 끝냈으면 좋겠다"며 "검경수사권 조정법안까지 통과됐으니 이제는 조 전 장관을 놓아주고 앞으로 유무죄는 재판 결과에 맡기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공수처법에 이어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의 통과에 이르기까지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으로서, 또 법무부 장관으로서 했던 기여는 굉장히 크다고 생각한다"면서 "조 전 장관의 유무죄 여부는 수사나, 재판과정을 통해 밝혀질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정치권을 향해 "여야 협의 (중요성은) 이번 국회를 보며 절실히 느끼는 과제"라며 "국회가 지금처럼 돼서는 안 된다. 다음 총선을 통해 정치문화가 달라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국회와 정부가 국민 통합의 방향으로 가도록 노력해야지, 정치권이 앞장서 국민을 분열시키고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야당이 끊임없이 변해 분당하고 합쳐지기도 하고 대화 상대 특정도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가능하면 대화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시청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문 대통령은 두 번째 주제인 민생·경제 분야에서는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상당한 비중을 할애해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투기를 잡고,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면서 "지금 부동산 대책이 시효를 다했다고 판단되면, 보다 강력한 대책을 끝없이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번 부동산 대책으로 부동산 시장은 상당히 안정되는 것 같다"고 평가하면서 "단순히 가격이 인상되지 않는 것만 목표로 하는 게 아니라 일부 지역은 서민들이 납득하기 어렵고 위화감을 느낄 만큼 급격하게 가격이 상승했는데, 이는 원상회복 돼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워낙 과잉상태고, 저금리 상태이기 때문에 갈 곳 없는 자금이 전부 부동산투기로 모인다"면서 "세계 곳곳에 우리보다 폭등한 나라들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면 상당 기간 먹히다가도, 다른 우회적 투기수단을 찾아내고, 그게 투기자본의 생리"라며 "지금의 대책이 실효를 다했다 판단하면 더 강력한 대책을 끝없이 내놓겠다. 임기 내 부동산만큼은 확실히 잡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구체적인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보유세 강화'와 '거래세 인하'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크게 보면 보유세는 강화하고, 거래세는 낮추는 게 맞는 방향이라고 본다"면서 "지난번 부동산 대책에서 고가 주택과 다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를 좀 더 인상하기로 했고, 그 외 주택의 보유세도 공시가격이 현실화되면서 사실상 보유세 인상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 전망과 관련해서는 "경제 지표는 부정적 지표와 긍정적 지표가 늘 혼재하는데 분명한 것은 부정적 지표는 적어지고 긍정적 지표는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라며 "우리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전망도 국내외적으로 일치한다"고 밝혔다.

다만 "거시경제가 좋아진다고 해서 우리 국민들 개개인이 체감하는 경기가 곧바로 좋아진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전체 거시경제가 좋아지는 이 계기에 실질적인 삶의 향상으로 이어지도록 정부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승차 공유 서비스인 '타다'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는 규제 샌드박스, 규제 특구 등을 통해 세계 어느 나라보다 규제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타다 문제처럼 신·구 산업 간에 사회적 갈등이 생기는 문제들을 아직 풀고 있지 못하다"고 했다.

그는 또 "그런 문제를 논의하는 일종의 사회적 타협 기구가 별도로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통해 기존 택시를 운영하는 분들의 이익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타다 같은 보다 혁신적 영업들이 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 주제인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남북·북미 간 대화와 관계 개선에 대한 질의가 집중됐다. 문 대통령은 "현재 낙관할 수도 없지만 비관할 단계는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미국이 본격적으로 대선 국면에 접어들게 되면 북미대화를 위해 시간을 마련하는 자체가 쉽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대화의 교착이 지속되면 상황을 후퇴시킬 수 있기 때문에 북미 간 최대한 빨리 대화에 나설 필요가 있으며, 우리 정부도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북미 대화가 교착상태에 놓여 있는 만큼 남북 간에도 이 시점에 우리가 할 수 있는 현실적 방안 찾아서 남북관계 최대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며 "(남북관계 발전은) 그 자체로 좋은 일일 뿐만 아니라 북미대화에도 좋은 영향 미치는 선순환적 관계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생일 축하 친서를 보낸 것을 언급하며 "북미 간 대화가 활발한 상태는 아니지만, 두 정상의 신뢰는 계속되고 있다. 대화를 이뤄가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남북 간도 마찬가지다. 외교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부분이 더 많다"면서 "남북관계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대화를 통해 협력 늘려나가려는 노력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고 충분히 잘 될 수 있을 거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가지면서 추진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0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밝게 웃고 있다. [뉴시스]

문 대통령은 '임기 후 어떤 대통령으로 남고 싶나'라는 질문에는 "잊혀진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면서 "대통령 이후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대통령으로 끝나고 싶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이후 전직 대통령 기념사업을 한다든지, 현실 정치와 연관을 계속 가진다든지 하는 것은 일체 하고 싶지 않다"며 "일단 대통령을 하는 동안 전력을 다하겠다. 솔직히 구체적인 생각을 별로 안해봤지만, 대통령직이 끝난 뒤 좋지 않은 모습은 아마 없을 것"이라고 말해 현장에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U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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