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사람·조직에 충성하지 않고 국민에 충성해야

주영민 / 기사승인 : 2020-01-13 20: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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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법 이어 검경수사권조정안 국회 통과
제도 개혁 완수 위해 검찰 자정 노력 절실해
문재인 대통령의 1호 공약 '권력기관 개혁'의 핵심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에 이어 검경수사권조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 지난해 10월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검찰개혁, 공수처 설치, 조국 수호, 제8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정병혁 기자]

검찰 개혁을 위한 공수처와 검경수사권조정은 그동안 무소불위의 권력(수사·기소 독점)을 남용해온 검찰을 감시 견제할 제도적인 두 개의 축이 완성됐음을 의미한다.

또 지금까지 검찰의 수사지휘권과 수사종결권을 바탕으로 강제수사, 표적수사, 별건수사를 해 왔던 검찰의 무소불위 수사방식의 종결도 뜻한다.

검찰이 공수처법보다 검경수사권조정안을 더 꺼려했을지도 모르는 이유다.

검찰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지휘를 받는 하부조직이라 여겼던 경찰이 자신들을 압수수색할 수도 있는 세상을 상상한 적조차 없었을 테니 말이다.

검경수사권조정의 핵심은 검경 관계를 기존 수사지휘 관계에서 상호협력 관계로 설정하고(수사지휘권 폐지), 경찰의 1차 수사권 및 수사종결권을 보장하는 것이다.

검찰이 수사와 기소, 영장청구 권한을 모두 독점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수사권한을 나누는 방향으로 조정하는 내용이 골자다.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도 대폭 제한된다.

검찰이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의 범위는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 범죄 등 주요 범죄 △대형참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 △경찰공무원의 범죄 △경찰이 송치한 범죄와 관련해 검찰이 추가로 인지한 범죄로 한정됐다.

누구나 죄를 지으면 벌을 받아야 하고 법 앞에는 모두가 평등해야 한다는 점에서 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조정은 검찰 개혁의 제도적 완성을 의미한다.

검찰은 너무 오랜 시간 자신들의 특별한 지위를 이용했고 그래서 오만했다. 이제는 검찰도 여느 국민과 똑같이 법 앞에 평등한 위치에 서게 됐다는 데 이번 검찰개혁법안의 의미가 있다. 

민주주의는 법치주의를 토대로 질서가 유지된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법치주의는 일제강점기 검사특권주의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국민의 인권을 지키고 우리 민주주의 수준에 맞는 법치주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공수처와 검경수사권조정 등 검찰개혁법의 입법화가 절실했다.

검찰 개혁을 위한 밑그림이자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지만, 해결해야 할 숙제는 남았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 하더라도 이를 실행하는 검찰의 의지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검찰이 안으로 자기 식구들의 범죄는 눈감아주고 밖으로는 권력과 손잡고 입맛대로 행사해 왔던 적폐를 청산하고자 스스로 개혁에 나서야 한다.

검찰이 사람(살아 있는 권력)에게 충성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검찰 조직에 충성해왔던 그간의 모습에서 탈피해 국민에게 충성하는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의미다.

검찰 개혁이 대한민국 민주주의 완성을 위해 매우 중요한 부분인 만큼, 검찰 스스로가 법치주의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게 환골탈태(換骨奪胎)해야 한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조상희 법무법인 연송 변호사는 "대한민국 검찰은 세계 그 어느 나라에도 없는 수사·기소 독점을 가진 말 그대로 무소불위의 권력기관이었다"며 "공수처와 검경수사권조정 등 검찰개혁법의 입법화로 드디어 검찰 권력을 견제하고 감시할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U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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