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렇게까지 목공예를 좋아하게 될 줄 몰랐어요" <하>

이민재 / 기사승인 : 2019-12-06 10:4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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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50플러스 중부 캠퍼스 '목공교실-발도르프' 커뮤니티 현장
"5060세대 즐거운 놀이터…새로운 것 배우고 새 친구도 사귀어"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 '손끝교실'에 들어서자 나무 향이 진하다. 작업 탁자 위엔 어른 손바닥 크기 만한 나무 장난감 여러 점이 놓여있었다. 주로 토끼, 여우, 펭귄 등 동물 모양으로 조각된 것들이었다. 탁자 한쪽으로 시선을 옮기자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목재들도 볼 수 있었다.

조각칼로 분주히 작품을 만들던 이들은 중부캠퍼스의 '생태감성 목공교실-발도르프' 수강생들이었다. '생태감성 목공교실-발도르프' 강좌는 폐나무를 손으로 깎아 인형(장난감)을 만들어 5060세대의 여가활동을 도모하는 수업이다.

▲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 '손끝교실'에서 '생태감성 목공교실-발도르프' 강좌를 수강한 수강생들이 종강 이후 자체적으로 커뮤니티를 결성해 활동하고 있다. [이민재 기자]


수강생 중 한 명인 노준민(56) 씨는 "2019년도 2학기 '생태감성 목공교실-발도르프' 강좌는 8 20일 시작해 9 3일에 끝났지만, 자발적으로 커뮤니티를 결성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강좌를 수강했던 인원은 12명이었는데 그중 절반인 6명이 커뮤니티에 참여했다.

서울시50플러스 캠퍼스에서는 올해 489개의 교육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종강 후 수강생이 활동을 이어가길 희망해 자발적으로 만든 커뮤니티는 무려 306개다.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 '생태감성 목공교실-발도르프' 수강생들이 직접 만든 작품. 사이좋은 토끼 한 쌍을 표현했다. [이민재 기자]


수강생들이 이렇게까지 흥미를 느끼는 건 서울시50플러스 캠퍼스가 '5060세대의 놀이터'가 되어줬기 때문이다. 노 씨는 "평생 직장 생활에 매여 있다가 퇴직할 때가 되면 무엇을 해야 할 지 막연한 게 현실이다"라며 "이곳에 오면 나무로 장난감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춤이나 요리까지 다양하게 배워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랑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친구를 사귈 수 있다는 점도 즐겁다"고 했다.

다른 삶을 살았어도 취향이 통하면 의기투합하는 건 시간문제다. 실제 '발도로프 커뮤니티'가 결성된 건 수강생들은 '나무사랑'이라는 교집합을 가지고 있었다. 보험업과 교육업에 종사했다는 노 씨는 "젊은 시절부터 나무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직접 나무를 깎아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수강생 왕경숙(54) 씨는 이벤트업계에 몸 담았으나, 역시 목재에 대한 사랑이 자신을 이곳까지 오게 했다고 전했다. 그는 "목재에 관심이 많아 가구제작기능사 자격증까지 땄다"라며 "나무를 만지는 순간 평안함을 느낀다"고 했다. 오랫동안 각자 품어 오던 로망과 관심이 이들을 만나게 한 셈이다.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 '생태감성 목공교실-발도르프' 수강생들이 직접 만든 작품을 손에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왕경숙 씨, 김금주 씨, 최지호 씨, 노준민 씨. [이민재 기자]


이들이 말하는 발도로프의 매력은 무엇일까. 수강생 김금주(51) 씨는 "나무는 찬 성질이 없는 데다가 결과 향이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주로 밖에 버려진 나무 자투리를 활용해 작품을 만드는데 환경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아진다"고 했다. 또 다른 수강생 최지호(45) 씨는 "어색하지만 무언가가 만들어지는 경험을 한다" "그 순간의 성취감을 못 잊어 계속 나무와 조각칼을 들게 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전시·기부 활동을 계획 중이다. 우선 12 10일 중부캠퍼스에서 진행되는 '커뮤니티 성과 공유회'에서 그 동안 만든 작품을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에 전시할 예정이다. 만든 작품은 아동센터나 아동 관련 복지기관에 기증할 예정이다.

▲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 '손끝교실'에 나무 공예에 필요한 장비들이 걸려 있다. 뒤로는 수강생 노준민 씨가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이민재 기자]


현재 50플러스 2학기 강좌는 대부분 종료된 상태다. 다음 학기 수강 신청은 내년 2월 초부터 시작된다. 개강은 3 2일이다. 무료 강좌도 있고, 유료 강좌는 대부분 2~10만 원으로 부담이 없다.

서울시 50플러스재단 홍보협력팀 오정민PM "인생 2막을 설계하는 데 50플러스 캠퍼스가 도움이 되어 줄 것"이라며 "다음 학기에도 다양한 강좌와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으니 많은 참여 바란다"고 말했다.

UPI뉴스 / 이민재 기자 lmj@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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