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남 전 검찰총장이 금감원을 찾은 이유는

류순열 / 기사승인 : 2019-11-08 14:3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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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검찰총장과 문재인 대선 캠프 출신 공직자의 만남에 설왕설래
김수남 전 검찰총장이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을 방문했다. 지난 4일 오후 2시 30분 경이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0층에서 내려 곧장 김우찬 감사 방으로 들어갔다. 10층은 부원장보 이상 금감원 임원들 방이 모여 있는 곳이다.

검찰총장까지 지낸 인사가 왜, 금감원을 직접 방문해, 김 감사를 만난 것일까.

▲ 2017년 5월 15일 김수남 당시 검찰총장이 대검찰청에서 열린 '검찰총장 이임식'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그의 방문을 두고 정치적 해석이 섞인 뒷말이 나온다. 일단 양측은 "친분이 있는 사이로, 개인적 만남"이라고 했다. 김 감사도 판·검사를 지낸 법조인 출신이다. 김 전 총장은 "여의도 올 일 있거든 차 한잔하러 오라고 해 간 것"이라고, 김 감사는 "차 한잔하러 가도 되겠냐고 해서 오시라고 한 것"이라고 했다. 대화 내용에 대해선 "최근 변호사 개업하셨는데, 잘 되는지 뭐 이런 개인적 얘기를 나눴다"고 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이 대목에서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런 사적 얘기를 나누자고 검찰총장을 지낸 인사가 직접 금감원까지 찾았다는 게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두 사람의 이력을 비교하면 의구심은 커진다. 김 전 총장은 박근혜 정부 후반 검찰총장(2015.12 ~ 2017.5)을 지냈고, 김 감사는 문재인 대통령 대선 캠프 출신이다. 30여 법률지원부단장 중 한 명으로 참여했다.

이런 이유로 김 전 총장이 김 감사에게 긴히 부탁할 게 있었던 것 아니겠느냐는 얘기들이 나온다. "문재인 정권과의 불편한 관계를 개선해보려 정권에 연줄이 있는 김 감사를 만난 것 아니겠느냐"는 식의 추론이다. 금융권 인사 A 씨는 "김조원 민정수석을 비롯해 청와대 민정라인에 법조 출신이 한 명도 없지 않으냐"며 이렇게 말했다.

금감원 감사는 금감원 의전서열에서 원장 다음의 자리로, 금융위원회 의결과 금융위원장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절차를 밟지만 이는 형식일 뿐 애초 낙점은 청와대에서 한다. 김 전 총장은 지난 7월 말 서울 역삼동에 사무실을 열고 변호사로 개업했다. 30년 경력의 변호사 J 씨는 "검찰총장 출신 변호사가 정권과 불편하면 아무래도 굵직한 사건 수임 등에서 영향을 받을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김 전 총장이 편치 않았던 건 사실이다. 퇴임 후 미국으로 가 2년여 은둔했는데 그 사이 이런저런 사건에 엮여 검찰에 고발되는 처지가 됐다.

지난 4월엔 직무유기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됐다. 2015년 12월 부산지검 소속 윤 모 검사가 민원인이 제출한 고소장을 잃어버리자 해당 민원인의 다른 고소장을 복사해 위조한 사실을 적발하고도 감찰이나 징계조치 없이 무마한 혐의 때문이다. 고발자는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였다.

작년 5월엔 서지현 검사 성폭력 피해 사건을 수사하기는커녕 감찰까지 무마시킨 혐의로 김진태 전 검찰총장과 함께 고발되기도 했다. 당시에도 임 부장검사(당시 서울북부지검 부부장검사)가 고발했다.

임 부장검사는 당시 "교황 무오류설과 같은 상급자 무오류를 전제로 한 상명하복이 검찰에 팽배한 상황"이라며 "무오류의 총장님 결단인데 현실의 대검 감찰에서 (당시 감찰 무마 등이) 잘못이라고 인정할 리 없어 부득이 (고발을) 결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UPI뉴스 / 류순열 기자 ryoosy@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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