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I 월드] "비켜주세요, 승진 좀 하게" 일자리 세대 갈등

이원영 / 기사승인 : 2019-11-08 15: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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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부머 은퇴 늦추고 기업들도 경험자 반겨
밀레니얼 등 젊은 세대들, 승진 등 불이익 푸념
건강장수 시대를 맞아 은퇴 시기를 늦추는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늘어나면서 젊은 세대들은 승진이 늦어지는 등 불만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회사 측에서는 경험 많은 중노년층을 활용하려는 수요도 커지고 있다.

▲ 미국에서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늦어지면서 세대 갈등의 모습도 생겨나고 있다. 사진은 올해 초 열린 한 구인구직 행사 모습. [AP 뉴시스]

USA투데이는 구직구인 사이트 '링크드인'과 공동으로 미국인 1000여 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분석했다. 신문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는 Z세대부터 베이비부머 이후 세대까지 무려 5세대가 한 시기에 일하고 있는 사상 초유의 경험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많은 회사들은 베이비부머(54~74세) 세대들의 지식과 경험을 필요로하기 때문에 계속 일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아랫세대들은 승진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직장을 자주 옮기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현직 유지'가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이들은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대체로 부정적이어서 경제활력과 전체적인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설문조사 결과 전체 성인의 30%를 차지하는 밀레니얼(24~38세) 중 41%는 "베이비부머들이 은퇴를 하지 않는 바람에 승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했다. 인재채용 회사 DHR의 진 브랜소버 대표는 "구직자들이 회사에는 만족하지만 그들 위에 있는 선배들 때문에 가로막히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응답자의 25%가 지난 1년 사이에 직장을 바꿨으며, 30%는 1년 내에 직장을 옮길 계획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중장년의 재취업은 통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현재까지 미국에서 이뤄진 취업 건수의 56%를 55세 이상이 차지했다.

중노년층의 구직 열기도 뜨거워 지난 10월 기준으로 65세 이상 미국인 20.4%가 일을 하고 있거나 구직 과정에 있다. 이는 20년 전 12.4%보다 거의 두 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또한 미국 근로자 절반 이상이 65세 이후에도 은퇴하지 않고 계속 일을 하겠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은퇴를 늦추는 이들이 많아진 것은 중노년들의 건강 상태가 이전보다 좋아진 측면도 있지만 지난 금융위기(2007~09) 당시 주가 폭락으로 투자형 연금이 대폭 줄어든 데다 실직한 후 월급이 대폭 깎인 상태에서 재취업한 것도 배경으로 꼽힌다.

기업들이 중장년 베이비부머들을 고용 유지하거나 추가 채용하는 이유는 그들의 경험을 활용한다는 측면 뿐 아니라 젊은 세대들에 비해 고분고분하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노인단체인 AARP의 관계자는 "부머 세대들은 스트레스를 잘 견디고 문제해결 능력이 있으며 귀를 잘 기울이는 '소프트 스킬'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은퇴 연장'에 대한 비판론도 많다. 직원들이 고령화되면서 직장의 생산력이 떨어지는 것은 분명하다고 무디스는 분석하고 있다. 무디스는 2013~2016년 통계를 인용, 고령층이 많은 회사는 임금이나 임금 상승률이 떨어졌으며 이는 생산성 하락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밀레니얼들과 X세대들이 그들의 잠재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막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다세대 취업 환경이 인위적으로 바뀔 수는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회사에서 부머 세대와 아랫세대를 직무에 맞게 배치하고 윗세대가 경험을 아랫세대에 전수하는 등 순기능을 잘 활용한다면 서로에게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UPI뉴스 / 이원영 기자 lwy@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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