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촉발 장본인 출소…"대만서 벌 받겠다"

임혜련 / 기사승인 : 2019-10-23 15: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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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 살해 후 홍콩으로 도주…현지 '속지주의'로 처벌받지 않아
대만·홍콩, 인도절차로 갈등…홍콩 "용의자 압송, 사법권 무시 처사"
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를 촉발한 살인범이 홍콩에서 수감생활을 마치고 출소하며 대만으로 가서 처벌을 받겠다고 밝혔다.

▲ 홍콩 시위 사태를 촉발한 살인 용의자 찬퉁카이(왼쪽)가 23일(현지시간) 홍콩의 한 교도소에서 출소한 후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AP 뉴시스]

23일 홍콩01 등에 따르면 찬퉁카이(陳同佳·20)는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간) 픽욱교도소에서 출소한 후 취재진에 "용서받을 수 없는 잘못을 저질러 큰 상처를 준 데 대해 마음 깊이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찬퉁카이는 "대만으로 가서 저지른 죄에 대해 벌을 받겠다"면서 사회와 홍콩인들을 향해 "죄송하다"고 용서를 구했다.

그는 언제 대만으로 가는지, 자수 결정에 정치적 요인이 있었는지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허리를 숙여 인사한 뒤 현장을 떠났다.

찬퉁카이는 지난해 2월 대만에서 함께 여행 중이던 임신한 여자친구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하고 홍콩으로 도망쳤다.

하지만 홍콩은 속지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중국, 대만, 마카오 등에서 발생한 범죄에 대해서는 처벌하지 않는다.

찬퉁카이에게 적용된 것은 여자친구의 돈을 훔쳤다는 절도와 돈세탁방지법 위반 혐의 두 가지 뿐이었다. 재판 결과 찬퉁카이에게는 29개월의 징역형이 선고됐고 그는 이날 형기 만료로 석방됐다.

홍콩 정부는 원래 찬퉁카이를 대만으로 보내 처벌받게 할 계획이었다. 이에 따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 등에도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송환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안이 상정될 경우 홍콩의 반중국 인사나 인권운동가도 중국 본토로 송환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며 홍콩 시민들의 송환법 반대 시위가 촉발됐다.

▲ 지난 20일(현지시간) 홍콩 네이선로드 소재 중국 전자제품기업 샤오미 매장에서 시위대의 방화로 불길이 치솟고 있다. [AP 뉴시스]

홍콩과 대만 정부는 현재 용의자 인수 절차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천퉁카이가 살인범죄에 대한 자수 의사를 밝히며 홍콩 정부는 대만에 찬퉁카이의 신병 인도를 통보했지만, 대만 당국은 완벽한 증거를 제출해야만 찬의 입경이 가능하다며 인수를 거부했다.

그러나 23일 홍콩 01 등에 따르면 살인범 인수를 거부해온 대만은 전날 갑자기 "내일 우리 경찰이 홍콩에 가서 그를 인수해 데려와 죗값을 받게 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그러자 홍콩 정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대만 정부가 홍콩에 인원(경찰)을 파견해 찬퉁카이를 데려가겠다고 밝혔다"며 "이는 홍콩의 사법관할권을 존중하지 않는 처사"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출소(23일)한 이후 찬퉁카이는 '자유인'이며 자신이 선택한 사람과 함께 대만으로 갈 수 있다"며 "대만 당국은 그가 현지에 도착한 이후 그를 체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UPI뉴스 / 임혜련 기자 ihr@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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