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 주한미군 유지관리비보다 많은 분담금 지불

김당 / 기사승인 : 2019-10-21 18: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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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한국 분담금 41억4천만달러…주한미군 유지관리비 38억5천만달러
2014년 한국 방위비 분담금은 주한미군 유지관리비보다 3.8배 지불
미 국방부 감사관실 〈O&M Overview Budget Estimates〉 분석
송영길 "이미 50% 상회 부담…'50억달러' 주장은 한푼도 안내겠다는 것"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송영길 의원(민주당·인천 계양을)은 지난 3월 국방부에 '2008년 이후 연도별 주한미군 총 주둔비용' 자료를 요구했다. 4선인 송 의원은 한미 방위비 협상과 주한미군 주둔비 문제를 오랜 기간 천착해왔다. 국방부는 4월 1일 이런 내용의 서면 답변을 제출했다.

"주한미군 총 주둔비용을 미 측에서 우리 정부에 관련 자료를 제공하고 있지 않으며, 현재 한·미간 주둔비용 산출을 위한 합의된 기준도 존재하지 않아 집계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따라서 이와 관련하여 공식적으로 언급할 수 있는 수치가 없음을 양해 바랍니다."

▲ 2018년 6월 15일 미군 장갑차와 AH-64 아파치 헬리콥터가 Puma 2 훈련을 위한 실전같은 시위 중 지역을 확보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Puma 연습은 미국이 유럽의 19개 동맹국들과 하는 훈련이다. [미 국방부 홈페이지]


모든 거래의 기본은 비용 산출에서부터 시작된다. 주한미군 분담금 협상도 마찬가지이다. 주한미군 주둔비용을 알아야 한미 양국이 그것을 기준으로 분담금 협상을 진행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미국 정부가 관련 자료를 제공하지 않아 '한·미간 주둔비용 산출을 위한 합의된 기준도 존재하지 않아 집계가 어려운 상황'이란 것이 한국 정부의 공식 입장인 것이다. 과연 그럴까?

 

미국 국방부 감사관실(차관)은 매년 초 〈Operation and Maintenance Overview Budget Estimates〉(운영 및 유지관리 예산 개요) 보고서를 발간해 미국 의회에 차기 회계연도의 미군 '운용&유지' 예산을 보고하고 있다. 이 보고서를 보면 주한미군 주둔비용을 파악할 수 있다.

 

이 보고서는 해외주둔 미군의 국가별 예산을 포함하고 있는데, 다음과 같은 6가지 항목으로 적시돼 있다.

 1. Military Personnel (군 인건비) 2. Operation & Maintenance (운용&유지) 3. Military Construction(군사건설) 4. Family Housing Operation (군 가족 주택 운용) 5. Family Housing Construction (군 가족 주택 건축) 6. Total (총계)

 
〈UPI뉴스〉가 송영길 의원실과 함께 위 항목 중에서 '2. Operation & Maintenance(운용&유지)'를 통해 주한미군 주둔비용 예산을 분석한 결과, 2013~2017년 5년간 한국이 지불한 방위비 분담금은 41억4700만 달러로, 미국의 주한미군 유지관리비용 38억5700만 달러보다 2억9000만 달러(당시 환율로 2900억 원) 이상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2014년 주한미군 유지관리비는 2억2600만 달러인데 비해, 한국측 방위비 부담은 8억7500만 달러로 3.8배(6억4900만 달러, 한화 6835억 원)나 더 많았다. 2013년 역시 미국의 유지관리비는 5억8080만 달러였으나,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은 7억9400만 달러로 2억1300만 달러(한화 2334억 원) 이상을 한국이 더 부담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는 그동안 한국측에 방위비 분담금의 균분, 즉 50 대 50 분담을 주장해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부자 나라들은 미군의 보호를 받으려면 비용을 내야 한다"고 한국을 압박한 데 이어,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을 통해 한국이 '50억 달러'(6조 원)의 방위비 분담금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런데 미 국방부 감사관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이미 50% 이상을 부담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정부가 미국의 예산서와 같은 기본자료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미국측에 제대로 항변하지 못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혹마저 제기된다.

 

다음은 미 회계년도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집행(Actual)된 주한미군 운용&유지비용과 총액을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지불액과 비교한 표이다.

 
[FY2014~FY2019 Operation and Maintenance Overview] (단위 백만 달러)

Fiscal
Year
 Actual ROK Defense Sharing Cost to the US
2.O&M 6.Total USD KRW(억원) 기재부 고시 평균환율
FY2013  580.8 2,801.3 794 8,695 (원/달러) 1,095.2원
FY2014  226.1 2,361.5 875 9,200 (원/달러) 1,053.2원
FY2015  838.5 2,696.8 824 9,320 (원/달러) 1,131.6원
FY2016 1,080.8 2,976.8 813 9,441 (원/달러) 1,160.5원
FY2017 1,131 3,295.4 841 9,507 (원/달러) 1,130.5원
Total 3,859.2 14,137.8 4,147 46,163  

* 미국의 회계연도는 10월 1일~9월 30일로 보고서 발행연도 당시의 전년도 집행된 결산(Actual)과 해당연도의 기획재정부 고시 평균환율을 적용한 방위비 분담금을 비교함(송영길 의원실 재편집)

송영길 의원은 이를 근거로 21일 〈UPI뉴스〉에 "정부는 '주한미군 총 주둔비용을 미측에서 우리 정부에 관련 자료를 제공하고 있지 않으며, 현재 한·미간 주둔비용 산출을 위한 합의된 기준도 존재하지 않아 집계가 어렵다'고 해왔다"면서 "그런데 2013~2017년 5년간의 한미 양측의 비용을 비교해보면 한국이 미국측이 균분을 주장해온 50%를 훨씬 더 넘은 금액을 부담해왔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또 "이런 통계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이 '50억 달러'(6조 원)의 방위비 분담금을 부담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은 미국은 주한미군 주둔비용을 단 한 푼도 내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면서 "이는 방위비 '분담'이라는 협정의 기초를 허무는 부당한 요구로서 '방위비분담특별협정'을 없애고 '방위비전담특별협정'을 체결하자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송 의원은 이어 "더 큰 문제점은 2018년 주한미군 관련 예산 총액, 즉 미국 '군인공무원의 월급'을 포함한 금액이 43억1800만 달러에 불과함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50억 달러'를 주장하는 것은 미국 군인공무원의 월급까지 한국이 다 부담하라는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미국의 부당한 요구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녀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 국무부는 최근 오는 22~24일 미국 하와이에서 열리는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을 앞두고 "미국의 군사적 주둔 비용은 미국 납세자에게만 떨어져야 할 부담이 아니라며, 미군 주둔으로 득을 보는 동맹국도 공정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한국측을 압박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달 26일 임명된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협상 대사는 이번에 처음으로 SMA에 참여해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와 협상을 진행한다.

 

 UPI뉴스 / 김당 기자 dangk@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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