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조국, 나경원, 황교안의 공통점

류순열 / 기사승인 : 2019-09-20 16: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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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순열 경제에디터

'조국'이 위태롭다. 검찰을 지휘해야 할 법무장관이 검찰 수사를 받는 모순. 끝까지 버틸까, 끝내 물러날까. 혐의를 말끔히 벗는다면 모를까, 자리 보전이 쉽지 않아 보인다.

검찰개혁을 향한 소명 의식을 의심하지 않는다. 무소불위 검찰의 권력 남용은 손봐야 할 적폐라는데 동의한다. 문제는 자격논란과 추진동력이다. 그의 '내로남불'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는 오랜 세월 '멋진 말'을 많이 했지만 행동은 달랐다. 특권을 비판하면서 특권을 누렸고, 타인에게 엄격하면서 자신에게는 관대했다. 그 이중성이 '조국 사태'의 근본 원인이다.

이렇듯 그를 향한 돌팔매엔 이유가 분명하다. '교수님'들은 시국선언서에서 "사회 정의와 윤리가 무너지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런데 의문이다. 우리 사회의 정의가 조국의 내로남불 때문에 무너졌나. 그를 십자가에 매달아 그 이중성을 단죄하면 우리 사회가 다시 정의로워지는 걸까. 이 건 동의할 수 없다. 우리 사회의 정의는 아주 오래전 무너졌고, 지금도 물구나무 서 있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조 장관을 윽박지르는 여의도 선량(選良)들을 보라. 그들이야말로 내로남불의 DNA가 뼛속 깊이 박힌지 오래다.

조 장관과 서울 법대 82학번 동기인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그의 아들은 미국에서 고교 재학중 서울대 의대 인턴 연구 결과로 해외 학술대회에서 제1저자에 올랐고, 미국 고교 과학경진대회에서 입상했다. 나 원내대표 아들의 제1저자 등재는 조 장관 딸의 논문 제1저자 논란과 다른가. 전화 한통 청탁에 국립대학인 서울대 실험실을 빌리는 일은 또 어떤가. 국민 99%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특권이다. 

"조국은 물러나라"며 삭발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그는 여전히 병역기피 혐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만성 두드러기(담마진)로 군 면제를 받았는데, 그의 동창중 그가 두드러기 때문에 고생했다는 걸 안다는 이가 없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2002년부터 10년간 두드러기로 병역 면제된 이는 신검 받은 365만명중 단 4명"이라며 "이를 국민에게 납득시키지 않으면 국정농단당, 탄핵당에 이어 두드러기당으로 조롱받을 수 있다"고 일갈한 바 있다.

황 대표의 두 자녀가 중·고교생 시절인 2001년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은 것도 석연찮다. '장애우와 함께하는 청소년 모임'이라는 사이트를 개설한 지 넉달만에 수상했다. 나머지 개인 수상자 3명은 수십년, 적어도 수년간 봉사 활동을 했던 이들이었다.

우렁찬 목소리로 '전투력'을 갖춘 장제원 의원은 사학 가문(동서학원)이다. 그의 부친(故장성만)은 민정당 국회의원으로 국회부의장을 지낸 정치 거물인데, 사학 비리 전력이 있다. 수십억 횡령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횡령한 돈은 가족 쌈짓돈으로 쓰였다.

내로남불은 차고 넘친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논문 부정의 당사자다. 표절이 드러나 그의 이화여대 석사 논문과 학위는 취소됐다. 그런 이가 고개 빳빳이 들고 고교생 논문 부정 의혹에 대해 독설을 날린다. 혀를 차게 하는 블랙코미디다.

같은 당 여상규 법사위원장, 김도읍, 주광덕, 김진태 의원은 국회선진화법 위반 피의자들이다. 자기들(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이 앞장서 만든 법을 앞장서 위반해놓고 수사에 응하지도 않는다. 그런 자들이 법사위 자리를 꿰차고, 조국 후보자를 다그쳤다. 누가 누구를 심판하는가.

'물타기'가 아니다. 조 장관의 이중성이 비판받아 마땅하듯 이들의 내로남불도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조국 사태는 총체적 반성의 기회여야 한다. 하나의 잣대로 특권을 누려온 모두를 재단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 사회가 한 걸음이라도 전진한다. 조국 사태는 조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UPI뉴스 / 류순열 기자 ryoosy@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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