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악화 이마트·롯데마트·홈플, 온라인몰 '새벽배송' 공습에 속수무책

남경식 / 기사승인 : 2019-09-17 14: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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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점포 활용 새벽배송 불가능…영업시간 규제 때문
물류센터 신설, 지역 주민 반발로 번번이 무산

대형마트가 온라인 쇼핑몰과의 경쟁에서 맥을 못 추고 있다. 규제에 발이 묶여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새벽배송 시장에 발조차 들이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전년 동월 대비 15.4% 성장한 11조1822억 원으로 7월 기준 역대 최대, 전체로는 3위 기록을 달성했다. 이중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7조2147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쿠팡은 올해 상반기 거래액이 약 64%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지난해 매출 증가율 237%를 달성했다. 두 온라인 쇼핑몰은 적자 규모 또한 커지고 있지만, 새벽배송 등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며 기존 오프라인 쇼핑몰을 위협하고 있다.

▲ 새벽배송 중인 쿠팡 배송차량 [쿠팡 제공]


반면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는 실적이 악화하고 있다. 1위 이마트가 지난 2분기 사상 처음으로 분기 단위 적자를 냈을 뿐 아니라, 롯데마트의 적자 폭도 확대됐다.

매출 성장도 둔화하거나 오히려 감소했다. 이마트는 올해 상반기 할인점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2.7% 증가하는 데 그쳤다. 롯데마트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에 불과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회계연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7% 줄었다.

부진한 실적 속에서도 대형마트들은 시장 방어를 위해 온라인 쇼핑몰과의 초저가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영업시간 제한, 의무휴업, 출점 규제 등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후발 주자인 새벽배송 시장에서는 각종 규제가 더 뼈아픈 상황이다. 이마트는 SSG닷컴을 통해 뒤늦게 새벽배송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계열사 롯데슈퍼, 롯데홈쇼핑과 달리 새벽배송을 못 하고 있다. 홈플러스도 마찬가지다.

대형마트들은 기존 점포에서 새벽배송을 위한 상품 적재 및 운송 업무를 하지 않고 있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이 시간 동안 점포 내 온라인 배송을 위한 업무 또한 금지된다고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홈플러스 임일순 사장은 지난 7월 기자간담회에서 "점포 기반의 온라인 물류를 수행하면서 정부 규제에 따라 새벽배송을 하기 힘든 구조"라고 토로했다

▲ 홈플러스 스페셜 목동점 계산대 전경 [홈플러스 제공]


이마트는 온라인 부문을 분사해 만든 SSG닷컴을 통해 새벽배송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새벽배송 업무는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에서 이뤄진다. SSG닷컴은 물류시설 확충 등에 2019~2021년 1조1313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SSG닷컴 최우정 대표는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제한적 규제 상황들은 발전돼서 완화되기를 원한다"며 "다른 온라인 업체보다 역차별 되고 있는 규제는 네오센터로 극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쇼핑에서는 롯데마트 대신 롯데슈퍼가 새벽배송에 뛰어들었다. 롯데슈퍼 역시 SSM로 영업시간 규제를 받고 있어,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인 '롯데프레시센터'가 새벽배송을 맡고 있다.

홈플러스는 현재로서 새벽배송 계획이 없다. 대신 당일배송 효율을 더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점포의 온라인 물류 기능을 업그레이드한 풀필먼트 센터(FC)를 구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시간 규제와 별개로 배송 효율을 위해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는 필요하다"며 "하지만 시간에 대한 규제가 전혀 없는 온라인 쇼핑몰들과 비교하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말했다.

▲ 경기도 김포시에 위치한 NE.O 002 내부 모습 [SSG닷컴 제공]


물류센터를 새로 짓는 데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든다. SSG닷컴의 네오센터 구축에는 약 1500억 원이 소요됐다.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물류센터 건설이 좌초되는 일도 빈번하다. 대형 배송 차량이 다수 드나들다 보니 교통 체증, 대기오염,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혐오 시설처럼 여겨진 탓이다.

SSG닷컴은 경기도 하남시에 네오센터를 짓기 위해 한국주택공사로부터 약 2만m2 부지를 972억 원에 낙찰받았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끝내 무산됐다. 이에 앞서 신세계그룹은 서울시 장안동, 경기도 구리시에서도 물류센터 건립에 실패했다.

경기도 동탄2신도시에서는 올해 2월 말 유통3부지 최종 계약이 이뤄진 후, 물류센터가 들어온다는 소문이 돌며 반발 여론이 나오고 있다. 현재 해당 부지는 낙찰받은 기업은 물론 활용 방안도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들은 지역 상생 등의 문제로 신규 점포 출점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급변하고 있는 여러 시장 상황에 대한 반영이 안 되고 있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U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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