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촛불, '조국 STOP'에서 '문재인 OUT'으로 바뀔 수도

김당 / 기사승인 : 2019-09-02 11: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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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戰時)임에도 대통령 지지율 50% 넘지 못하면 정권위기 신호
'조국 사태' 안일 대처하면 '조국 STOP'→'문재인 OUT' 바뀔 수도

조국(曺國) 전 민정수석의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을 계기로 벌어진 이른바 '조국 사태'가 검찰의 전방위 압수수색을 계기로 변곡점을 맞이했다.

박근혜 정부 말기에 촛불과 탄핵을 지지한 여론은 75~80%였다. 촛불과 탄핵에 반대한 이른바 태극기부대는 15%에 불과했다. 이른바 합리적 보수와 중도층이 모두 촛불을 지지했기에 헌정 사상 초유의 탄핵이 가능했다.


▲ 서울대 재학생 및 졸업생들이 8월 23일 오후 서울 신림동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학생회관앞에서 '조국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문재원 기자]


여론전문가들은 통상 진보·중도·보수층을 30% 안팎으로 계산한다. 물론 시기에 따라 그 분포가 조금씩 달라진다. 진보세력이 집권하면 진보층이 늘고, 보수세력이 집권하면 보수층이 늘어난다. 정체성과 정치 성향의 심리적 동조 현상이다.

그런데 '조국 사태'를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서는 '데드 크로스'를 기록했다. 어림잡아 박근혜 탄핵촛불에 동참했던 30% 안팎이 이반한 탓이다. 특히 서울대 등 대학가는 조국 교수의 법무장관 임명 반대는 물론 서울대 교수 복귀까지 반대하는 '조국 STOP' 촛불을 켰다.

촛불에 동참했던 중도층과 20대가 정권에 등을 돌린 것은 문재인 정권에 보내는 위험 신호다. '태극기부대'가 상당한 비율인 70대 이상 세대는 생물학적으로 자연 감소하지만 20대는 대부분이 30대로 진입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금은 평시(平時)가 아닌 전시(戰時)이다. 일본의 경제침략에 맞서 대통령이 직접 임진왜란과 충무공을 소환하고, 조국 후보자가 동학혁명의 정신으로 죽창을 들라고 선동하는 전시임에도 대통령 지지율이 50%를 넘지 못하는 것은 분명한 위기의 신호다.

집권여당의 싱크탱크는 한일 경제전쟁이 내년 총선에서 여권에 유리하다는 분석과 전망을 내놓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년 총선 때까지 전시태세를 유지할 수는 없다. 그때까지도 국민에게 허리띠를 졸라매도록 강요하는 상황은 오히려 집권당에 부메랑이 될 가능성이 더 크다.

하지만 여권 핵심부는 위기를 위기로 읽지 못하고 '꼰대짓' 일색이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조 후보자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진 다음날 “전례 없는 행위로 나라를 어지럽히는 일”이라고 사법행위를 비판했다. 영장은 검찰이 신청하지만 발부는 법관이 하는 것을 모를 리 없지만 '진보정부 20년 집권'의 환상에 사로잡혀 총기가 흐려진 탓인지 모르겠다.

그의 보좌관 출신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그 다음날 한 '어용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서울대 촛불집회에 한국당이 어른거린다”고 '물타기'를 했다. 검찰을 악당에 비유해 검찰 수사를 가족을 인질로 잡는 '저질 스릴러'로 폄하하기도 했다. 역시 진영 논리에 사로잡힌 꼰대 짓이 아닐 수 없다.

▲ 김당 정치·외교 에디터

최근 사석에서 만난 86세대 출신의 다선의원은 대학가의 촛불시위를 '세상 물정 모르는 20대가 가짜뉴스에 현혹되기 때문에 벌어진 일'로 치부했다. 자기 진영의 주장만 난무하는 사회관계망의 확증편향이 온-오프라인에서 상호침투하는 양상이다.


그동안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은 '선한 의지'에 대한 믿음으로 유지된 것이었다. 중도층과 20대의 이반은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문 대통령 취임사가 조국에게는 예외였다는 배신감의 발로다.

민심을 거슬러 '조국 사태'를 안일하게 대처해 지지율이 30%대까지 떨어지면 촛불은 '조국 STOP'에서 '문재인 OUT'으로 바뀔 수도 있다.

 

UPI뉴스 / 김당 기자 dangk@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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