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혁파 '골든타임'이 중요하다

김들풀 / 기사승인 : 2019-08-05 09:4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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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을 생각하며

국내 1세대 벤처기업 창업자인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KCERN) 이사장의 부음에 IT 업계가 안타까워하고 있다. 올해 66세로 한창 일할 나이에 갑작스러운 타계로 온라인에는 고인을 애도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그는 국내 최초로 초음파 진단기를 내놓은 메디슨(현 삼성메디슨)의 설립자로 열악한 벤처 생태계에 씨앗을 뿌렸다. 이후 벤처기업협회 설립과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 카이스트 교수 등으로 건강한 벤처업계를 만들기 위해 왕성한 활동을 했다. 최근에는 규제 혁파를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 새로운 벤처 생태를  만들어야 한다고 줄기차게 주장했다.


▲한국 벤처 1세대의 수장인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KCERN) 이사장이 3일 별세했다.  고인의 영정사진. [페이스북 캡처]

고인의 사인은 부정맥으로 전해졌다. 돌연사의 90%가 심장의 리듬이 깨지는 '부정맥'이다. 부정맥이 발생하면 불규칙한 심장 박동이나 맥박이 불규칙해지고 두근거림, 현기증, 실신은 물론 심하면 심장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 


만약을 생각해봤다. 예컨대 고인의 생전에 디지털헬스 분야에서 규제가 개선돼, 심전도(ECG, Electrocardiogram) 측정 기능이 탑재된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하고 있었더라면, 이처럼 갑작스럽게 황당한 죽음을 맞았을까.

2018년 가을 애플이 신제품으로 출시한 애플 워치 4의 심전도 측정 기능을 발표하자 심장 질환을 겪고 있던 많은 이들의 환호했다. 실제 애플워치 4가 출시된 이후 많은 사람의 목숨을 살리고 있다.

애플 워치 4의 심전도 측정 기능은 미국식품의약국(FDA) 사전인증 파일럿 프로그램(Pre-Cert Pilot Program)으로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가 공중보건이나 국민건강을 위해 직접 나선 것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도 애플워치 4가 출시됐지만, 심전도 기능은 활성화 되지 못한 상태로 판매되고 있다.

심전도 측정 기능은 국내업체가 애플보다 3년이나 먼저 개발했지만 규제에 꽁꽁 묶여 있다. 최근에서야 겨우 규제 샌드박스 승인을 받아 병원과 환자를 대상으로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자율주행자동차도 마찬가지다. 2016년 오바마 행정부 당시 '오토파일럿' 및 '자율주행자동차 관련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과 교통국(DoT) 합동으로 작성한 이 보고서는 총 116페이지 분량으로 안전기준 심사 가이드라인을 상세하게 제시했다.

자율주행 자동차 제조사에 적용되는 15개 기준은 데이터 기록 및 공유, 탑승자 사생활 보호 관리, 자동차 디지털 보안, 인간과 기계 인터페이스, 최소 위험파악 등 인공지능 및 머신러닝 기술과 관련이 깊은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자동차 스스로 운행지역의 도로법규를 인지하고 윤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는지도 심사에 포함된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에서 지난해에만 3만5200명이 도로에서 사고로 숨졌고 이 가운데 94%는 인간의 실수나 잘못된 선택 때문에 일어났는데, 자율주행자동차가 매년 수만명의 목숨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정부가 추진하는 자율주행자동차 정책은 보다 완벽한 자율주행자동차 기술 개발로 사람의 목숨을 살리고 동시에 관련 산업발전을 발전시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역사에서 '만약'이란 가정은 부질없다. 안타까운 마음에 다소 억지스러운 가정으로 시작했다. 규제 혁파는 고인이 생전에 그토록 부르짖던 것들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규제완화 정책인 '규제샌드박스'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골든타임'을 잡아야 한다. 새로운 기술들이 속속 나오면서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기업 현장에서 아직 규제는 그에 맞춰 변화하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사람을 살리고 한국을 먹여 살릴 혁신이 규제와 싸우는 동안 '골든타임'이 끝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이민화 이사장이 생전에 그토록 규제완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주창했던 것은 이런 안타까움 때문이 아니었을까.

UPI뉴스 / 김들풀 전문기자 itnews@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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