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에 힘 잃는 '집값 바닥론'

김이현 / 기사승인 : 2019-07-22 14:3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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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향 안정 추세"…수도권·지방 양극화 지속
한은 금리인하, 집값 상승 기대감 높아질 수도
▲ 올 하반기 들어 서울 아파트 매매와 전세 모두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집값 바닥론'이 다시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사진은 롯데월드 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정병혁 기자]


침체로 시작한 올 상반기 부동산 시장이 반등 조짐을 보이며 마무리됐다. 9·13대책 이후 집값 안정이 이뤄지다가 6월 말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세를 멈춘 것이다. 이어 5주 연속 오름세를 보이며 하향 안정화 흐름이 깨졌다. 진원은 강남 재건축 시장이다.

상승 기류가 꿈틀대자 정부는 팔을 걷어붙였다. 핵심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반등 조짐에 곧바로 추가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지난 18일 기준금리를 연 1.5%로 0.25%포인트 전격 인하해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금리가 하락하면 부동산 투자심리를 부추겨 집값 상승 기대감이 높아질 수 있다.

하락세 이어온 집값, 하반기 상승 전환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은 최근 몇 년 동안 급등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9·13 부동산대책 이후 안정기에 들어섰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상반기 동안 0.95% 하락했다. 2012년 하반기 이후 7년 만의 하락 전환이다. 전세시장 역시 전국적으로 1.07% 하락하며 2008년 하반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보유세 인상, 다주택자 대상 주택담보대출 금지, 양도소득세 중과 등을 골자로 한 9·13 대책의 영향이 시장을 긴장시킨 탓이다.

하지만 하반기로 들어서자 다시 상승 조짐이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값이 8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고 동반 하락하던 전셋값마저 나란히 상승세로 돌아섰다. 공시가격이 확정되고 3기 신도시 추가 지정 발표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되면서 '집값 바닥론'이 다시 고개를 드는 양상이다.

상승 조짐에도 "하반기 부동산 시장 안정세" 전망


상승 기류에도 시장의 평가는 '하향 안정 추세'에 무게를 뒀다. 한국감정원이 협력 공인중개사 60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총 2678명 가운데 57.5%가 올 하반기 주택가격을 보합으로 예상했다. 하락 예측(34.3%)까지 합하면 공인중개사 10명 중 9명이 보합 내지 하락세를 예상했다. 집값 상승을 점친 응답자는 8.2%에 그쳤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역시 하반기 전국 집값 하락을 예상했다. 건산연은 '2019년 하반기 건설·주택 경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하반기에 전국 집값이 0.7% 떨어지고 수도권은 0.5%, 지방 0.9% 하락을 전망했다. 특히 지방의 경우 서울이나 수도권보다 수요가 부족한 만큼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지속적인 미분양 증가로 강한 하락을 예상했다. 지역경제 침체, 분양가 규제 상황을 감안하면 양극화가 더 심해질 것이라는 뜻이다.

전문가들도 대체적으로 하반기 안정세가 지속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시장규제 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에 강남3구를 제외하고는 안정화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면서 "서울과 지방의 양극화 또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성권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기조가 확고하고 부동산 시장 이상과열 시 추가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엄포도 있어 상승반전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현재 매매시장은 정부의 대출제한 등 수요억제책과 금리인하 및 수요자의 투자심리 회복이 팽팽하게 맞서는 모습"이라면서 "아직 수요가 전반적으로 확산되거나 아파트 매입 자금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가격 급등 등 시장 불안정성이 재현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일부 회복된 투자심리가 지속적으로 매매시장에 유입되면서 서울 강남 재건축 등 일부 투자상품과 지역은 국지적인 가격 불안이 하반기 동안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정부는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 기미가 보이자 '분양가 상한제'를 예고했다. 사진은 대치동 인근 한 공인중개사 [문재원 기자]  


분양가 상한제 도입 예고…안정 기조 강화


집값 안정에 대한 정부 입장은 단호하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주변 시세의 최대 105% 이내로 분양가 통제를 강화하는 등 대책을 발표했음에도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할 조짐을 보이자 '분양가 상한제'를 꺼내들었다. 분양가 상한제는 땅값에 정부가 정한 건축비를 합쳐 분양가를 결정하는 제도다. 분양가를 낮춰 집값을 내리겠다는 의미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최대한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는 방향으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현재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작동할 수 있도록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을 준비 중이며 이르면 이달 중, 늦어도 다음 달 중으로는 입법예고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취지는 긍정적이다. 신규 분양가격은 물론, 기존 주택가격도 잡겠다는 뜻이다. 과열 조짐을 보이던 부동산 시장은 다시 안정을 유지하고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기회도 넓어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2007년 국토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했을 때 실시한 시뮬레이션 결과 전국 분양가가 16~29% 떨어졌다"며 강남 재건축 단지 역시 비슷하게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일각에서는 '로또 아파트 양산'등의 부작용 가능성도 우려한다. 건산연 관계자는 "정부는 신규 분양주택의 가격을 억제해 기존 주택가격에도 하향 압박을 가할 수 있지만, 실제로 주택시장에서의 가격조절 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은 것이 분양가 상한제의 실상"이라고 말했다.

서진형 교수는 "분양가 상한제의 전매제한 기간이 길어지게 되면 청약율이 낮아지면서 시장이 움츠러들 가능성이 있다"면서 "분양가 상한제는 단기적 효과가 있지 장기적으로는 결국 로또 아파트를 양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분양가 상한제가 당장은 분양가를 낮추는 효과가 있겠지만 정비사업 위축 등으로 수년 내 도심에서 신규 공급되는 물량은 급격히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면서 "준공 5년 이내의 새 아파트의 시세가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 카드를 꺼내 들면서 현장에서는 일단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우세해졌고, 중장기적으로 공급 부족에 따른 집값 상승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U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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