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뚫은 '김정은 벤츠' 어떻게 반입됐나

장기현 / 기사승인 : 2019-07-17 10:3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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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경로추적 "네덜란드-중국-일본-한국-러시아 거쳐 평양 반입"
4개월 걸쳐 네덜란드서 러시아로 이동

그동안 미스터리였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고급 리무진 반입 경로를 추적한 내용이 보도됐다.

▲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미 선진국방연구센터(C4ADS)와 함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고급 리무진 반입 경로를 추적해 보도했다. [C4ADS 보고서 캡처]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미 선진국방연구센터(C4ADS) 보고서와 자체 취재를 통해 메르세데스 벤츠 차량을 적재한 컨테이너의 이동 경로를 추적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싱가포르과 올해 베트남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은 물론, 남북정상회담 과정에서 메르세데스 벤츠와 렉서스 LX 570 등을 타고 등장했다. 그러나 유엔 대북제재 결의는 고급 리무진을 사치품으로 분류해 북한으로의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이들 차량을 적재한 컨테이너는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구에서 출발해 중국 다롄과 일본 오사카, 한국 부산항, 러시아 나홋카까지 선박으로 이동한 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한 화물기를 통해 북한으로 최종 반입됐다고 NYT는 전했다.

NYT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항구에서 한 대에 50만달러(약 5억9000만 원)에 달하는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600 2대가 2개의 컨테이너에 각각 적재됐다. 누가 차량을 구매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고, 운송은 '차이나 코스코시핑' 그룹이 맡았다.

컨테이너는 41일의 항해를 거쳐 7월 31일 중국 다롄항에 도착한 뒤, 8월 26일까지 이 곳에 머물렀다. 이후 컨테이너는 다시 화물선에 실려 일본 오사카를 거쳐 9월 30일 부산항에 도착했다.

컨테이너는 부산항에서 토고 국적 화물선 'DN5505'호로 옮겨져 러시아 나홋카 항으로 향했다. 컨테이너 운송 위탁책임은 DN5505호의 선주인 '도영 쉬핑(Do Young Shipping)'이 맡았다.

10월 1일 부산항을 출항한 뒤 자동선박식별장치(AIS)를 끄면서 DN5505호는 18일간 종적을 감췄다. NYT는 AIS 차단이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선박들이 흔히 사용하는 수법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의 신호가 다시 잡혔을 때는 이미 한국 해역 내에 있었다.

세관 기록에 따르면 당시 DN5505호에는 2588t의 석탄이 적재된 것으로 확인된다. 벤츠 차량을 하역한 뒤 나홋카에서 석탄을 실은 것으로 전해졌다. DN5505호의 '종적 감추기'로 차량의 행방이 다소 묘연해졌다.

NYT는 C4ADS 보고서와 연구진을 인용해 마이바흐 S600 차량이 비행편으로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옮겨졌을 것으로 추측했다. 지난해 10월 7일 북한 고려항공 소속 3대의 화물기가 나홋카 항에서 멀지 않은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다는 게 이유다.

고려항공 소속 화물기가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한 것은 이례적이고, 이들 화물기는 김 위원장의 해외 순방시 전용차를 운송하기도 했다고 NYT는 설명했다.

NYT는 올해 1월 31일 컨테이너에 적재됐던 것과 같은 기종의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600 차량이 평양 노동당 청사로 이동하는 것이 포착됐고, 당일 김 위원장의 예술 대표단 사진 촬영에서 같은 차량이 등장했다고 강조했다.

▲ 2012년 4월과 2015년 10월 평양에서 열린 군사 퍼레이드에 등장한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600 차량의 모습. [C4ADS 보고서 캡처]


한편 한국 정부는 지난 2월 러시아 나홋카 항에서 석탄을 싣고 포항에 입항한 DN5505호를 억류해 조사하고 있다. 정부는 이 선박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를 위반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미국 측의 첩보를 바탕으로 조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U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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