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적 논란 '롯데', 신동빈 회장 자녀 모두 일본인…병역 문제도 '논란'

남경식 / 기사승인 : 2019-07-16 17:5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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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 신유열 씨, 롯데 경영 참여시 병역 문제 논란 불가피
황각규 부회장, 능숙한 일본어로 신 회장 신임 얻어 2인자 올라
유니클로·무인양품 등 롯데-일본 합작사, 일본인 공동대표 체제

일본 불매 운동이 확산하는 가운데 롯데그룹은 물론 신동빈 회장 일가의 국적 논란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16일 롯데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시게미쓰 사토시(한국명 신유열·33)는 현재 노무라증권 해외법인에서 일하고 있으며, 일본 국적을 유지하고 있다.

신 회장은 슬하에 장남인 유열 씨와 장녀 신규미(31) 씨, 차녀 신승은(27) 씨 등 1남 2녀를 두고 있다. 세 자녀 모두 일본에서 태어났고 일본 국적을 가지고 있다. 롯데그룹 지분은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규미 씨와 승은 씨는 현재 롯데와 무관한 일본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승은 씨는 테니스 선수 출신인 일본 민영방송 TBS 아나운서 이시이 도모히로와 2017년 결혼했다.

▲ 2016년 3월 롯데면세점 도쿄 긴자점 개점식에 참여한 신유열 씨(오른쪽 세번째) [롯데 제공]


업계에서는 신유열 씨가 신동빈 회장의 후계자로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유열 씨는 신 회장과 비슷한 행보를 걷고 있다. 유열 씨는 2008년 일본 게이오 대학을 졸업한 뒤 노무라증권에 입사했다. 이후 2013년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경영대학원으로 유학을 떠나 2015년 MBA를 취득했다.

유열 씨는 2016년 3월 롯데의 일본 면세점 개점 행사에 부인과 함께 참석하면서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과거 신 회장은 1980년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한 뒤 1981년 노무라증권에 입사했다. 이후 1988년 일본 롯데상사에 이사로 입사해 롯데에 발을 들였다. 1990년에는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에 상무로 취임하며 한국 롯데에 모습을 드러냈다.

신격호 명예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역시 미국 컬럼비아 대학에서 MBA를 취득했고, 1978년 미쓰비시상사에 입사했다. 이후 1987년 일본 롯데상사에 이사로 입사하면서 롯데그룹에 들어왔다.

신 명예회장은 신동빈, 신동주 두 아들을 곧바로 롯데에 입사시키지 않은 이유에 대해 "사회 공부가 필요했던 거죠. 밖에서 고생을 시켜줘야지요"라고 말한 바 있다.

신동빈 회장은 1996년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1997년 롯데그룹 부회장에 올랐다. 1955년생인 신 회장은 병역 문제를 고려해 41세에 이중 국적 문제를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병역법은 병역 의무를 40세까지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 제공]


유열 씨가 롯데그룹 경영에 참여한다면 국민 정서를 고려해 한국 국적을 취득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신 회장 때보다 해외동포의 병역 문제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상황이라 여론의 반감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롯데 총수 일가의 병역 문제는 과거 국정감사에서도 논란이 된 바 있다.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5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신동빈 회장은 롯데는 한국 기업이라고 언급했지만 공감이 안 된다"며 "신동주, 신동빈 총수 일가가 개인사에 있어서 일본 국적으로 군대를 면제받지 않았냐"고 지적했다.

당시 신 회장은 자녀들의 경영권 승계를 묻는 질문에 "자녀들의 경영 참여를 원하지만, 아직 얘기해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유열 씨는 신 회장과 마찬가지로 일본인 여성과 결혼했다. 유열 씨는 2015년 3월 노무라증권 입사 동기였던 시게미쓰 아야와 미국 하와이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이후 2015년 11월 일본 됴코 데이코쿠 호텔에서 열린 결혼식 피로연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참석했다. 신격호 명예회장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당시는 신동빈, 신동주 두 형제의 경영권 다툼이 극에 달했던 때다.

유열 씨는 2018년 득남을 했다. 당시 신 회장은 경영비리 혐의로 구속 수감돼 첫 손자의 출산을 지켜보지 못했다.

▲ 8일 롯데월드타워 내 구내식당에서 롯데지주 황각규 대표이사가 '양파데이' 메뉴를 배식받고 있다. [롯데 제공]


롯데그룹은 공식적으로 일본어를 사용하지는 않지만, 일본통들이 고속 승진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그룹의 2인자인 황각규 부회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1990년 신 회장이 호남석유화학에 상무로 입사해 한국에 들어왔을 때 황 부회장은 부장으로 일하고 있었다. 황 부회장은 유창한 일본어로 한국어가 서툴렀던 신 회장을 도우면서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 부회장은 독학으로 일본어를 배웠다.

신 회장이 1995년 롯데그룹 기획조정실로 이동했을 때 황 부회장도 기획조정실 산하 국제부 부장으로 자리를 함께 옮겼다. 국제부는 신 회장이 황 부회장을 위해 새로 만든 부서였다. 이때부터 황 부회장은 '신동빈 비서실장'이라 불렸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유열 씨 본인이 아직은 경영에 생각이 없는 걸로 알고 있다"며 "경영 승계가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병역 문제 등을 논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한편, 유니클로, 무인양품, 아사히 등 롯데그룹이 일본 회사와 합작해 국내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는 브랜드들은 일본인이 공동대표로 일하고 있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와카바야시 타카히로, 무인양품을 운영하는 무지코리아는 나루카와 타쿠야, 롯데아사히주류는 미야마 키요시,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은 혼마 토시오, 롯데미쓰이화학은 타타라 켄이 공동대표에 올라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2003년까지 일본인 임원들이 근무했다.


U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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