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영화' 엑시트·사자·나랏말싸미·봉오동전투, 디즈니 집안싸움 말릴까

홍종선 / 기사승인 : 2019-07-08 10:4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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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영화 대전, 누가 웃을까 [영화 포스터, 각 배급사 제공]

낮 최고기온 33도까지 오르며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극장가에도 '여름영화 대전'이 시작됐다. 극장가 성수기를 겨냥해 속속 개봉하는 화제작 영화들의 빅 매치다. 올여름 극장가 대전은 공교롭게도 한국영화 대 할리우드영화의 양상을 띤다. 초여름부터 할리우드영화 특히 디즈니 영화들이 '집안싸움'이라도 하듯 박스오피스를 휩쓴 가운데 새로이 나선 한국영화들이 좋은 결과를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알라딘, 토이스토리 '기세' 이어받는 할리우드영화

영화 '알라딘'과 '토이스토리4'등 디즈니영화들의 그 흥행 기세를 먼저 받은 건 할리우드영화다.
2일 개봉해 벌써 450만(7일 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 관객을 돌파한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감독 존 왓츠, 제공.배급 소니픽쳐스)이 그 주인공.


영화는 '어벤져스: 엔드게임'과 이어지는 스토리로 '엔드게임' 이후 변화된 일상 속 스파이더맨의 모습을 담았다. 유럽으로 수학여행을 떠난 피터 파커(톰 홀랜드 분)가 정체불명의 조력자 미스테리오(제이크 질렌할 분)와 함께 세상을 위협하는 새로운 '빌런'(악당)들을 해치우는 마블 시리즈 영화다.

뉴욕을 넘어 유럽에서 펼쳐질 스파이더맨의 새로운 활약에 관한 영화 팬들의 기대가 높아진 상황. 전작을 통해 차세대 할리우드 스타로 급부상한 톰 홀랜드는 전작보다 더욱 발전한 액션과 거대한 스케일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거기에 지난 30일 주연 배우들의 내한도 영화의 흥행에 한 몫 했다. 이틀간 팬페스트, 기자간담회 등을 진행한데다 톰 홀랜드의 서울대병원 소아병동 방문으로 훈훈한 감동까지 전하며 '스파이더맨'에 관한 호감도가 커진 상태. 지난 2017년 개봉해 725만 명을 기록한 '스파이더맨: 홈커밍'에 이어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까지 좋은 성적이 예상된다.

'알라딘'과 '토이스토리4'로 한국 관객을 매료시킨 디즈니는 다시금 애니메이션 원작 영화로 한국 영화시장을 휩쓸 채비를 하고 있다. 오는 17일 개봉하는 '라이온 킹'(감독 존 파브로, 제공.배급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이 그 주인공. 소니픽쳐스가 디즈니에 흡수된 상황을 감안하면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이 내면으론 디즈니영화로 분류될 만하니 '라이온 킹'은 디즈니의 '흥행 대세'를 이어갈 주자인 셈이다.

'라이온 킹'은 지난 1994년 동명 애니메이션을 실사로 만든 영화로, 아버지를 잃고 왕 자리에서 쫓겨난 심바가 친구들과 함께 진정한 자아와 왕좌를 되찾는 여정을 담는다.

지난 2016년 '정글북'으로 디즈니 명맥을 이은 존 파브로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도날드 글로버, 비욘세, 제임스 얼 존스 등이 더빙에 참여했다. 영화 팬들이 가장 기대하는 음악 역시, 거장 한스 짐퍼와 팝가수 엘튼 존 등 유명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유수의 영화사들을 합병해 나가고 있는 월트디즈니의 막강한 자본력이 가능케 한 압도적 스케일도 흥행 예상 포인트다.

재난영화부터 오컬트·역사물까지 다양성 내세운 '한국영화'

관객이 즐겁고 행복하다면 영화의 국적이 무슨 상관이랴. 하지만 초여름부터 연이어 참패하는데다 블록버스터 할리우드액션이 몰려와도 팽팽한 선전을 펼치고 결국엔 수위를 지켰던 과거 여름극장가를 회상해 보면 아쉬운 마음이 이는 것도 사실. 할리우드산 디즈니영화에 맞서 한국영화 선두 주자로 가장 먼저 여름대전에 나서는 건 송강호와 박해일, 이제는 고인이 된 전미선 주연의 영화 '나랏말싸미'(감독 조철현, 제작 ㈜영화사 두둥, 배급 메가박스중앙㈜)이다. 백성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훈민정음을 창제한 세종과 불굴의 신념으로 함께 했지만, 역사에 기록되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른바 '이준익 사단'이라 불리는 조철현 감독은 영화 '평양성' '황산벌' '사도' 등의 각본을 쓴 작가 출신. 탄탄한 작품을 내놓았던 그가 이순(耳順)의 나이가 되어 처음으로 메가폰을 잡아 눈길을 끈다. 귀가 순해져 남의 얘기를 잘 듣고 공감능력이 커지는 나이, 긴 세월 충무로에서 기른 뚝심이 어떤 결과로 이어졌을지 궁금하다. 거기에 제 72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의 영예를 안았던 '기생충'의 주연 송강호의 차기작이고 '살인의 추억'으로 함께 호흡을 맞춘 송강호, 박해일, 전미선 배우가 16년 만에 재회해 의미를 더한다.

31일에는 조정석, 임윤아 주연의 영화 '엑시트'(감독 이상근, 제작 ㈜외유내강.필름케이, 배급 CJ엔터테인먼트)가 개봉한다. 원인 모를 유독가스로 뒤덮인 도심을 탈출해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유쾌하고도 긴박한 호흡으로 다뤘다. 기존 재난물과 달리 현실감 넘치는 설정에 소시민 캐릭터를 더하고 신파 요소를 빼 공감대를 높였다는 후문이다.

'엑시트'의 관전 포인트는 특수훈련을 받은 전문요원이 아닌 소시민들이 주인공이라는 점. 특히 '짠내 폭발'하는 인물들이 국가적 재난 사태에 맞닥뜨리며 벌어지는 일들을 통쾌하게 풀어 기존 재난영화와 차별성을 둔다. 같은 맥락에서 조정석, 임윤아의 보는 이를 웃음짓게 하는 유쾌한 연기는 기대감을 높인다. 영화 '건축학개론'을 시작으로 드라마 '질투의 화신' 등에서 보여준 조정석의 특유의 리드감 넘치는 지질한 연기, 영화 '공조'에서 확인한 바 있는 임윤아의 너스레 연기가 이번 '엑시트'를 통해 물을 만났다는 게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그야말로 조정석이 제 몸에 맞는 옷을 입은 것이고 임윤아가 전공과목을 택했다는 설명.

같은 날 또 한 편의 한국영화가 개봉한다. 박서준, 안성기, 우도환 주연의 영화 '사자'(감독 김주환, 제작 키이스트,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2017년 개봉해 560만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였던 '청년경찰'의 김주환 감독과 주연배우 박서준이 다시 한 번 뭉쳐 색다른 오컬트 무비를 선보인다.

'청년경찰'이 부족하고 서툰 경찰대 학생들을 주인공으로 열정과 미숙이 한데 어울리면 얼마나 재미날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방식이었다면 '사자'는 방대한 스케일과 세계관으로 관객들을 매료시킬 예정. 주연배우 박서준은 '사자'와 MCU(Marvel Cinematic Universe, 마블 코믹스 가상 세계관)를 비교하며 '사자'의 거대한 세계관을 예고했다.

격투기 챔피언 '용후'(박서준 분)가 구마 사제 '안신부'(안성기 분)를 만나 세상을 혼란에 빠뜨린 강력한 악(惡)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사자'는 여름에 어울리는 으스스한 공포와 시원한 액션이 한데 어우러지며 '여름영화'의 재미를 배가시킬 것으로 보인다.

여름영화의 마지막 타자로 나서는 건 유해진, 류준열 주연의 영화 '봉오동 전투'(감독 원신연, 제작 ㈜빅스톤픽쳐스.㈜ 더블유픽처스, 배급 ㈜쇼박스)이다. 1920년 6월, 역사에 기록된 독립군의 첫 승리를 담은 시대극이자 전쟁영화로 독립군 토벌에 나선 일본군을 죽음의 골짜기로 유인한 필사의 작전, 모든 것을 건 승리가 스크린에 그려진다.

'가발' '구타유발자들' '세븐데이즈' '용의자' '살인자의 기억법' 등을 통해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해 온 원신연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배우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 등 충무로 연기파 배우들이 주연으로 합류해 작품의 탄탄함을 더한다. 원 감독을 비롯한 주연배우들은 '봉오동 전투'의 진정성을 관전 포인트로 내세우며 "진심을 다해 만들었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특히 유해진은 "독립군의 진정성이 잘 그려졌으며 나라를 지키기 위한 전투신의 통쾌함이 관전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소비자의 선택은 냉정하고 존중 받아 마땅하다. 그래도 문화를 통해 우리만의 정서와 역사가 공유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편식보다는 균형 잡힌 식단이 바람직하다. 1위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2위 '알라딘', 3위 '토이스토리4'로 시작되는 박스오피스에 '엑시트' '나랏말싸미' '사자' 그리고 '봉오통 전투'가 어떤 변화를 줄 지 주목된다.


UPI뉴스 / 홍종선 기자 dunastar@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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